"한때는 매주 편의점 달려갔는데"…32년 만에 '붕괴' 충격 [도쿄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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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볼과 슬램덩크를 보기 위해 매주 서점과 편의점으로 달려가던 시절이 있었다. 한때 일본에서 650만부 넘게 팔리며 '국민 만화잡지'로 불렸던 『주간 소년 점프』의 발행 부수가 사상 처음 100만부 아래로 떨어졌다. 6일 일본잡지협회 등에 따르면 슈에이샤가 발행하는 『주간 소년 점프』의 올해 4~6월 평균 인쇄증명부 발행 부수는 98만5000부를 기록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1968년 창간된 주간 소년 점프는 일본 만화 산업의 황금기를 상징하는 잡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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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잡지 발행부수 100만부 넘는 매체 사라져

드래곤볼과 슬램덩크를 보기 위해 매주 서점과 편의점으로 달려가던 시절이 있었다. 한때 일본에서 650만부 넘게 팔리며 ‘국민 만화잡지’로 불렸던 『주간 소년 점프』의 발행 부수가 사상 처음 100만부 아래로 떨어졌다.
6일 일본잡지협회 등에 따르면 슈에이샤가 발행하는 『주간 소년 점프』의 올해 4~6월 평균 인쇄증명부 발행 부수는 98만5000부를 기록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인쇄증명부 발행 부수가 공개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100만부 선이 무너진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 발행 부수 100만부를 넘는 종이 잡지는 단 한 곳도 남지 않게 됐다. 『주간 소년 점프』는 올해 1~3월까지만 해도 평균 100만4167부를 유지했지만, 불과 석 달 만에 ‘100만부 잡지’의 마지막 자리를 내줬다.
1968년 창간된 주간 소년 점프는 일본 만화 산업의 황금기를 상징하는 잡지다. 드래곤볼과 슬램덩크를 비롯해 유유백서 등 인기 작품이 동시에 연재되던 1994년 12월에는 만화잡지 사상 최대인 653만부를 기록했다. 당시 일본 인구 20명당 한 명꼴로 점프를 샀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전자책과 스마트폰 만화 앱이 확산하면서 판매 부수는 꾸준히 감소했다. 2017년 200만부 선이 무너진 데 이어 9년 만에 다시 절반 아래로 줄었다. 경쟁지인 고단샤의 『주간 소년 매거진』은 28만1000부, 쇼가쿠칸의 『주간 소년 선데이』는 12만부까지 떨어졌다.
일본에서도 한국식 웹툰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 종이 잡지 쇠퇴를 재촉한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 기업 계열의 LINE망가와 픽코마는 ‘기다리면 무료’, 회차별 소액 결제, 세로 스크롤 방식 등을 앞세워 일본 이용자를 끌어모았다. 만화 앱 이용 경험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픽코마 이용 비율이 40.7%, LINE망가가 40.2%로 나타났고, 일본 출판사의 자체 서비스인 소년점프플러스도 27.4%를 기록했다.
LINE망가는 지난해 일본 앱 시장 매출 1위권을 유지할 정도로 영향력을 키웠다. 한국 플랫폼이 일본 만화시장 최대 유통 창구로 성장하면서 일본 독자가 만화를 접하는 방식도 종이 잡지에서 스마트폰 앱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다만 소년점프의 추락을 단순히 ‘웹툰의 승리’로만 보기는 어렵다. 일본 전자만화 시장에는 세로 스크롤 웹툰뿐 아니라 기존 일본 만화를 스마트폰 화면에 맞춰 제공하는 전자책과 앱 연재물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종이 소년점프를 사지 않는 독자가 같은 작품을 소년점프플러스나 전자 단행본으로 읽는 경우도 많다는 의미다.
독자들은 더 이상 특정 작품 하나를 보기 위해 수십 편이 함께 실린 두꺼운 잡지를 매주 살 필요가 없다. 원하는 작품만 골라 무료 또는 소액으로 읽고, 신작 알림을 받아 곧바로 다음 회차를 볼 수 있다.
실제로 2025년 일본 전체 만화 시장은 6925억엔으로 전년보다 1.7% 감소했지만, 전자만화 매출은 2.9% 증가한 5273억엔을 기록했다. 반면 종이 만화 단행본은 14.4%, 만화잡지는 12.7% 감소했다. 전체 만화 매출의 약 4분의 3이 이미 전자 부문에서 발생하는 구조다.
저출산에 따른 소년 독자 감소와 서점·편의점 판매망 축소도 영향을 미쳤다. 유튜브와 게임, 숏폼 영상 등 만화와 경쟁하는 콘텐츠가 늘면서 매주 같은 날 잡지를 사서 읽는 소비 습관 자체가 약해졌다. 잡지 전체를 훑으며 예상하지 못했던 작품을 발견하는 방식도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개별 작품을 골라 보는 방식으로 대체되고 있다.
출판과학연구소에 따르면 2025년 일본 종이 잡지의 추정 판매액은 3708억엔으로 전년보다 10% 감소했다. 이는 시장이 정점에 달했던 1997년 1조5644억엔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소년점프의 위기는 콘텐츠의 위기라기보다 종이 주간지라는 유통 방식의 위기에 가깝다. 일본 만화 산업의 중심이 ‘잡지를 얼마나 많이 파느냐’에서 ‘스마트폰에서 독자를 얼마나 오래 붙잡아 두느냐’로 완전히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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