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존중’에 메가특구 ‘노동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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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메가특구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메가특구특별법) 제정안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큰 충격과 논란을 불러왔다. 스스로 노동존중 사회를 만들겠다고 자신하던 정부가 그 말을 뒤엎는, 마치 재계에서 발표한 계획으로 보일 정도의 노동규제 완화 계획이 드러났다.
재계 의견을 들어 구성했다고 알려진 법안에 이재명 정부가 약속한 노동존중은 없다.
그런데 이 정부가 제시하는 숱한 규제완화 계획에 어떻게 노동권을 넣을 것인지 지금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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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메가특구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메가특구특별법) 제정안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큰 충격과 논란을 불러왔다. 스스로 노동존중 사회를 만들겠다고 자신하던 정부가 그 말을 뒤엎는, 마치 재계에서 발표한 계획으로 보일 정도의 노동규제 완화 계획이 드러났다. 정부안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노동시민사회를 비롯해 반대 입장이 빗발치고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마저 부정적 반응이 나오자 정부는 의견수렴을 거치겠다며 속도 조절을 하겠다고 한다.
재계 의견을 들어 구성했다고 알려진 법안에 이재명 정부가 약속한 노동존중은 없다. 먼저 노동자 개별 동의하에 소득 상위 3%인 관리자·연구개발자에게 주 52시간 상한(연장근로 12시간 포함)을 없애고, 법정 휴게시간, 휴일 규정,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적용을 제외한다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이 주요 내용 중 하나다. 우리 노동법은 1주 40시간을 노동시간 한도로 정하고 있다. 주 12시간을 연장근로로 허용하는 것이 이미 유연노동시간제이고, 이미 과로에 해당한다. 더군다나 주 52시간 상한제 제외를 노동자의 개별 동의로 결정하도록 하는 것은 노동자가 사측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도록 한다.
또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을 현 1개월(연구개발 업무는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방안 역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택근로시간제 역시 노동자대표와 서면 합의를 통해 특정 기간 몰아서 일을 하게 하며 평균 주 52시간 내 노동을 하게 하는데, 이 제도 역시 유연노동제도다. 이미 선택적 근로시간제로 주 60시간 이상 일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특별법에서 그보다 더 길고 불규칙하게 일할 수 있게 만들겠다고 한다.
지난해 초 반도체특별법 제정 당시 연구직 노동자들에게 주 52시간 상한제를 없애는 내용에 대해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이 반대해서 막지 않았던가. 그때 반도체 연구직 노동자들에게 장시간, 불규칙 노동이 문제였다면 지금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노동시간 유연화뿐만이 아니다. 현 기간제 사용기간 2년에 더해 2년을 추가해 총 4년까지 고용할 수 있게 하고, 노동자 파견 대상 확대 역시 포함돼 있다고 한다.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과 근로자파견 대상 확대는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추진했지만 노동자들의 반대 투쟁으로 무산됐다. 산업재해 예방을 강조하는 이재명 정부가, 위험의 외주화를 강화할 파견업종 확대까지 계획하는 것을 보니 더욱 더 노동존중 사회는 어디 있는지 알 수 없게 된다.
3대 메가프로젝트가 발표되자 재계는 곧바로 노동규제 완화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한국경총 상근부회장은 한 언론매체에 주 52시간 제한하는 노동시간과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 등 절차가 까다로워 활용이 어렵다는 비판을 하고 기간제 사용기간이 짧다는 지적, 파견사용 업종 제한을 풀어줘야 한다는 요구를 했다. 그런데 그후 언론에 보도된 메가특구특별법 정부 논의를 보니 경총의 요구가 그대로 법안에 담긴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노동시간 유연화, 고용 유연화는 모두 기업 입장에서 나오는 말일 뿐이다. 기업의 유연화는 상대인 노동자에게 장시간·불규칙 노동, 고용 불안정을 뜻할 뿐이다. 장시간, 불규칙 노동, 그리고 불안정 노동이 연구직 노동자들의 건강과 삶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 리 없다. 이런 제도가 일부 연구직 노동자들에게만 적용되고 끝날 리도 없다. 자본은 더 많은 규제완화를 요구할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항상 장시간 노동으로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2025년 1천833시간으로 36개국 중 6위), 노동시간 유연화 제도가 이미 많으며, 특별연장근로로 반도체 연구직 노동은 주 64시간까지 가능한 상태다. 그리고 왜 정규직 고용이 아닌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인지, 파견업종 확대를 해야 하는지, 이것과 생산성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도 알 수 없다.
3대 메가프로젝트를 구상하면서 노동자 건강에, 그리고 고용안정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기업측 의견만 들은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꾸준히 노동존중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이 정부가 제시하는 숱한 규제완화 계획에 어떻게 노동권을 넣을 것인지 지금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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