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골프 연습의 경제학

방민준 2026. 8. 6.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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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연습장을 둘러보면 재미있는 풍경을 자주 만난다. 한 시간 내내 드라이버만 시원하게 휘두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미 잘 맞는 7번 아이언만 반복해서 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현명한 골퍼는 연습장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질문한다.

연습은 잘하는 것을 증명하는 시간이 아니라, 부족한 것을 인정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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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칼럼과 관련 없는 참고 이미지입니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하지 마십시오.)

 



 



[골프한국] 골프 연습장을 둘러보면 재미있는 풍경을 자주 만난다. 한 시간 내내 드라이버만 시원하게 휘두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미 잘 맞는 7번 아이언만 반복해서 치는 사람도 있다. 공이 쭉쭉 뻗어나갈 때마다 표정은 한결 밝다. 그 순간만큼은 자신이 싱글 플레이어가 된 듯한 착각에 빠진다.



그러나 골프는 연습장에서 잘 친 샷으로 결정되는 경기가 아니다. 코스에서 가장 약한 부분이 스코어를 결정한다. 그래서 골프 연습에는 역설이 숨어 있다. 잘하는 것은 연습하기 쉽고, 못하는 것은 연습하기 싫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장점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드라이버가 잘 맞으면 계속 드라이버를 잡고 싶고, 아이언이 잘 맞으면 같은 클럽을 반복하게 된다. 연습이라기보다 자신을 확인하는 시간이 된다.



하지만 그것은 성장의 연습이 아니라 자신감의 소비에 가깝다. 경제학에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란 것이 있다. 이미 충분한 곳에 더 투자할수록 얻는 이익은 점점 줄어든다는 원리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이미 열 번 중 아홉 번 잘 맞는 드라이버를 열 번 더 친다고 해서 스코어가 크게 줄어들지는 않는다. 반면 열 번 중 절반밖에 성공하지 못하는 어프로치나 1미터 퍼트를 집중적으로 연습하면 타수는 눈에 띄게 줄어드는 효과를 거둔다.



스코어는 역설적으로 강점이 아니라 약점이 결정한다. 프로 선수들이 연습 그린과 쇼트게임 구역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들은 화려한 샷보다 잃지 않는 샷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한 타를 버는 것보다 한 타를 잃지 않는 것이 훨씬 쉽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골퍼의 연습 배분이 같을 수는 없다. 남보다 비거리가 짧은 사람은 드라이버와 체력 훈련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어프로치가 약한 사람은 그린 주변에서 땀을 흘려야 한다. 퍼팅으로 고생하는 사람이라면 연습 시간의 절반을 퍼터와 함께 보내도 아깝지 않다.



 



중요한 것은 남을 따라 연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약점에 따라 연습하는 것이다. 골프는 비교의 운동이 아니라 맞춤의 운동이다. 진단 없는 연습은 노동이다.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 없이 약부터 처방하지 않듯, 골퍼도 자신의 실수를 기록하고 어디에서 타수를 잃는지 먼저 살펴야 한다. 티샷 때문인지, 100미터 안쪽 때문인지, 퍼팅 때문인지 알아야 연습에도 방향이 생긴다. 



그래서 현명한 골퍼는 연습장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질문한다. '나는 오늘 무엇을 잘하려고 왔는가?'가 아니라 '나는 오늘 무엇을 고치러 왔는가?', 이 질문 하나가 연습의 질을 바꾼다.



 



인생도 다르지 않다. 우리는 이미 잘하는 일에는 많은 시간을 쓰면서 정작 부족한 부분은 외면하기 쉽다. 칭찬받는 재능은 더욱 갈고닦으면서, 관계를 회복하는 일, 경청하는 일, 인내하는 일은 뒤로 미룬다. 그러나 사람을 완성시키는 것은 장점이 아니라 약점을 다루는 태도다.



골프 역시 마찬가지다. 연습장의 가장 큰 적은 미스샷이 아니다. 잘 맞는 공만 계속 치고 싶은 마음이다. 그 유혹을 이겨내고 자신의 가장 약한 곳으로 걸어가는 사람. 그 사람이 결국 가장 멀리 간다. 연습은 잘하는 것을 증명하는 시간이 아니라, 부족한 것을 인정하는 시간이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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