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색 점과 선으로 그린 농원… 서양화로 '한국의 미' 되살렸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조선시대의 공예품이죠. (중략) 작품의 소재를 통해 전통미를 추구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더 근본적인 것은 선인들이 갈고닦은 표현양식과 기법, 미의식을 현대적으로 어떻게 수용하고 발전시켜 나가느냐 하는 것이죠."
화폭을 가득 채운 원색 점과 생동하는 선으로 한국의 자연을 그렸던 '농원의 화가' 이대원을 재조명하는 전시가 6일 서울 중구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린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조선시대의 공예품이죠. (중략) 작품의 소재를 통해 전통미를 추구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더 근본적인 것은 선인들이 갈고닦은 표현양식과 기법, 미의식을 현대적으로 어떻게 수용하고 발전시켜 나가느냐 하는 것이죠."
서양화가 이대원(1921∼2005)은 한국 전통 공예와 회화를 사랑했다. 자수, 나전칠기, 화각(쇠뿔에 채색한 공예품), 목가구 등을 모았다. 심산 노수현에게 동양화를 배워 수묵 필법을 익혔고, 소정 변관식의 산수화도 깊이 연구했다. 전통 공예와 동양화의 기법이 서양 유화 물감을 쓰는 그의 작품에도 자연히 녹아들었다. 자수와 화각에서 나타난 색채 감각은 이대원이 대표 연작 '농원'을 그릴 때 활용됐다. 언뜻 서구 점묘화를 닮은 듯한 이대원의 색점 기법은 사실 동양화 특유의 태점(이끼나 작은 식물을 표현하기 위해 점을 찍는 기법)을 활용한 것이다.

화폭을 가득 채운 원색 점과 생동하는 선으로 한국의 자연을 그렸던 '농원의 화가' 이대원을 재조명하는 전시가 6일 서울 중구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린다. 작가 사후 처음 열리는 대규모 회고전에는 12세 때 처음 그린 정물화 '백일홍'에서 2001년에 그린 가로 7m 대작 '도리화'에 이르기까지, 이대원의 유화 120여 점과 아카이브 100여 점이 모였다. 전두환 일가가 소장했다가 추징금 환수 목적으로 압수돼 경매로 팔렸던 '농원' 1987년작도 등장해 눈길을 끈다.
이대원은 1950년대부터 70년대까지 한국 화단에서 서구식 추상인 앵포르멜이 유행한 가운데서도 강렬한 색채와 구상화를 고수하며 '한국적 미'라는 과제에 맞선 화가다. 홍선표 한국미술연구소장은 "이대원은 이중섭, 박수근, 장욱진과 더불어 한국 근현대 구상작가를 대표하는 4인의 거벽"이라면서 "전통적 미감의 색편과 색선이 난무하는 탐미적이고 낭만적인 자연을 창출했다"고 평가했다.

많은 사랑을 받은 '농원' 연작은 그가 화실을 마련한 파주에서 산과 꽃나무가 풍성한 풍경을 반복해 그린 것이다. 이번 전시에선 그의 '농원'이 서구적 풍경에서 동아시아적 회화 공간으로 나아갔음을 조명했다. 전시를 구성한 배원정 학예연구사는 "1970년대 농원은 원경·중경·근경의 3단 구성과 정지한 색점이 특징이라면, 1980년대에는 공간이 압축돼 색선으로 생동감을 더하기 시작했고, 1990년대 그림에는 원근이 사라져 평면성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이대원에게 한국 전통 공예의 가치를 인식시킨 미술 스승 사토 구니오도 조명했다. 일본에서조차 거의 연구가 없고, 전쟁통에 작품도 대부분 사라진 사토의 '설정(雪庭)'이 이번 전시에서 국내외를 통틀어 처음 전시된다. 사토가 남긴 한국 공예품 스케치는 일제 시기 일본 미술가들이 한국 근대회화 작가들에게 남긴 영향을 짐작하게 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도쿄문화재연구소와 협약을 맺고 일본에 남은 한국 현대미술 작가 관련 자료를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전시는 11월 8일까지.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뇌출혈 회복' 민경욱 "완쾌 확률 0.00084%… '부정선거' 소명 남았다"-정치ㅣ한국일보
- 이 대통령 "전쟁 나면 쏠 총 없을 수도" 빈총 경계 논란에 경고-정치ㅣ한국일보
- "장동혁 사퇴하라" 국힘 당원·시민 2만2000명 서명… 중진들에 촉구 서한 보낸다-정치ㅣ한국일보
- "김용민 아저씨 보세요"… '국힘 입당하라' 경고에 분노한 검찰 수사관-사회ㅣ한국일보
- 전동휠체어 타다 넘어진 80대 독거노인… 폭염 속 2시간 방치돼 숨져-지역ㅣ한국일보
- 검찰, '뺑소니 후 술타기' 혐의 배우 이재룡 기소…음주운전 혐의는 빠져-사회ㅣ한국일보
- '과자 먹으려다 머쓱' 2500만 조회수 아기에 대형 바나나킥 선물한 농심-경제ㅣ한국일보
- 장동혁, '돌려차기 발언' 서범수 징계 시사... 쇄신 동력 빠지는 '대안과미래'-정치ㅣ한국일보
- 홍지윤, 약속 지켰다… '현역가왕3' 우승 상금 1억 전액 기부-문화ㅣ한국일보
- 양희은, 지팡이 짚은 근황… 이성미·박미선과 환한 미소-문화ㅣ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