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軍, 평택 기지 10조 들여 지어줘도 핑계 같은 이유로 공여지 반환 늦어”
평화 공존 대북정책 계속해야”
정동영 ‘北을 조선으로 호칭’엔
“용어 하나가 정쟁 대상 될수도”

이재명 대통령은 5일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서 나라를 절단을 내고 난 다음에도 아무런 책임을 안 지고 이런 경우가 어디 있느냐”며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이 군사 쿠데타를 막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그간 군 사관학교 통합 이유로 ‘합동성 강화’ ‘교육자원 효율화’ 등을 들었는데, 사실상 육사를 무력화하려는 취지라고 대통령이 스스로 밝힌 것이다. 사관학교 통합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 절반 이상이 반대하고, 각군 사관학교 동창회도 일제히 반발했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통합을 하면 (쿠데타를 할) 이럴 가능성이 줄어든다”며 강행 방침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외교·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미군 기지 반환과 관련해선 “공여지 반환 협상이 늦어지는 것 같다”며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방부와 외교부가 협력해 수도권 일대 미군 공여지 반환에 “박차를 가하라”고 했다.
한미 양국은 노무현 정부 시절 서울 용산 미군 기지를 경기 평택으로 이전하고, 경기 북부 미군 기지들도 재배치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2018년 주한미군사령부가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로 공식 이전했지만, 반환 대상이었던 일부 공여지는 환경 정화 비용 부담에 대한 한미 간 이견과 대체 시설 미비 등의 이유로 우리 측이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이날 “평택 기지를 다 지어줘서 (미군이) 입주했는데도 (공여지를) 안 비워주는 데도 많고, 비워주기는 했는데 사후 절차가 안 됐다고 사실상 우리가 못 쓰고 있는 곳도 있다”고 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미군 측에서 약간 소극적인 자세가 있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이래서 원래 선불을 주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평택 기지 짓는 데 10조원이 들었다”며 “내가 보기엔 거의 핑계에 가까운데 이런저런 이유로 안 넘겨주고, 뭔가 하나씩 걸어 놓고 못 쓰게 하면 문제 아니냐”고 했다.
이 대통령은 “자주 국방은 우리의 가장 큰 과제”라며 임기 내에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전환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군이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명령을 받는 국방부 장관의 지휘를 받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당연히 주권의 일부인 군 지휘권도 스스로 행사해야 한다”고 했다.

대북 정책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힘들더라도 평화와 공존의 (대북) 정책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반응이 없어) 통일부는 메아리 없는 함성을 지르는 느낌 같을 거다. 조금 힘들 것”이라며 “그렇다고 ‘나는 내 갈 길 가고, 너는 네 갈 길 간다’는 식으로 하면 결국 국가 공동체에 해악을 끼치게 된다”고 했다.
다만 북한 정권이 원하는 대로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불러주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이 대통령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주적’ 등 서로에 대한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며 “상대방의 이름을 불러주는 존중이 신뢰를 만들고 이를 통해 평화·공존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하지 말고 ‘위협’이란 표현으로 대체하며, ‘조선’이란 호칭 사용을 공론화해 나가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본의 아니게 용어 하나, 표현 하나 가지고 정쟁의 대상이 되고 하니까 더욱 신중해야 되겠다는 생각은 든다”고 말했다. 또 “우리 선의대로 하는 것이 과연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정말 잘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최근 11일간 미국·남미·독일을 순방하고 귀국한 이 대통령은 “특정 국가와 정상회담을 진지하게 정성을 다해서 하고 나면 많이 바뀌고 좋아진다”며 “외교부는 좀 힘들더라도 임기 초니까 좀 견뎌주고, 임기 후반기 되면 좀 널널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남미 순방과 관련해 “‘대한민국이 임기 초에 오네? 우리를 중요하게 평가하나 봐’라는 생각을 한다고 한다”며 “임기 초에 해야 그 국가나 기업과의 관계를 좀 강화할 기회가 커지는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투표권을 가진 재외 국민만 200만명에 이르는 엄청난 숫자”라며 재외 국민의 투표 여건 개선을 위해 우편 투표 도입 등의 제도 개선을 적극 검토하라고 했다.
한편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사후 브리핑에서 한국의 우라늄 농축 권한 확보 등을 위해 “머지않아 (미국과) 또 고위급 협상이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중동 전쟁을 비롯한 여러 상황이 고위급 회담을 늦춘 측면이 있다”며 “대미 투자가 걸림돌이 됐다고 보지는 않지만 대미 투자는 그것대로 빨리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전날 미셸 스틸 신임 주한 미국 대사와의 첫 면담에 대해 조 장관은 “한미 관계의 기본 방향에 관해 몇 가지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또 쿠팡 문제를 비롯한 한미 간 이견에 대해서는 “이런 문제들을 가급적 빨리 해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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