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들 “5060 남성 고독사 막자”… 미술·요리 교실도 열어

김진영 기자 2026. 8. 6. 00:4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장 르포]
매년 느는 고독사, 54%가 중장년
지자체들, 매주 안부 묻고 집 방문
새로운 관계 맺을 수 있게 돕기도
지난 달 29일 50·60대 남성들이 서울 서대문종합사회복지관의 중장년 1인 가구 대상 요리 교실에 참여하고 있다. /김지호 기자

5일 오후 2시 서울 지하철 1호선 동묘앞역 인근 한 카페. 점심을 마친 직장인들이 빠져나간 자리에 60대로 보이는 남성 8명이 각자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장모(61)씨는 “가족도 없고 갈 곳도 없다”며 “집에 혼자 덩그러니 있자니 이러다 혼자 쓸쓸히 생을 마감할까봐 두려워 나왔다”고 했다.

한국에서 혼자 사는 50·60대 남성이 해마다 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통계를 보면 2024년 국내 1인 가구는 총 804만5000가구로, 4년 전(2020년)보다 140만2000가구(21.1%)가 늘었다. 50·60대 남성 1인 가구는 같은 기간 104만6000가구에서 137만7000가구로 31.6% 늘었다.

이와 함께 혼자 살다가 생을 마감하는 중장년 고독사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퇴직 후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중장년 남성들이 늘면서 고독사도 늘고 있다”고 분석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4년 고독사로 숨진 3924명 가운데 50·60대 남성이 2117명(54%)이었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50·60대 남성은 퇴직 후 직장 동료들과의 관계가 끊기면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들거나 기존 관계를 이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실제 2024년 전체 고독사 사망자 중 남성이 83%를 차지했다.

지난 3월 9일 전남 영광군의 한 주택에서 홀로 살던 50대 남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 시신은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 타살 흔적이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영광에서 홀로 생활하며 일용직 노동을 해온 A씨는 결국 아무도 지켜보지 않는 가운데 생을 마감했고 시신도 한참이 지나서야 발견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방자치단체들은 홀로 사는 50·60대 남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는 지난 6월부터 중장년 남성을 대상으로 ‘슬기로운 서대문 생활’을 시작했다. 50·60대 남성을 집밖으로 불러내 요리나 원예, 미술 활동을 하면서 사회적 관계를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29일 서대문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요리 프로그램에는 중장년 남성 14명이 모였다. 참가자 백광수(55)씨는 “투자 실패와 이혼이 겹치면서 6년째 외부와 단절된 삶을 살아왔다”면서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요리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니까 참 좋다”고 했다.

서울시는 고립 위험이 있는 50·60대 1인 가구 남성에게 1주일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전화하거나 직접 방문해 안부를 묻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서울 노원구도 작년부터 서울에 거주하는 중장년 남성 1인 가구 대상으로 미술관, 공원 등 나들이하는 ‘대문밖 친구들’을 진행하고 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