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돌핀’…살아서 폭염을, 죽어서 비구름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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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열도 남쪽 먼 해상에서 13호 태풍 '돌핀'이 서진하고 있습니다. 일본 오키나와를 향해 시속 20km 정도의 느린 속도로 이동하고 있는데, 위성영상에 포착된 태풍의 강풍 반경이 450km에 달해 전체 크기는 일본 규슈에서 홋카이도까지 거리와 비슷해 보입니다. 현재까지 예측된 13호 태풍 '돌핀'의 경로는 중국을 향할 것이라는 게 우세합니다. 각국 기상청의 예측을 보면 4일 오전부터 일본 기상청은 마지막 120시간 예측에서 태풍이 서해 쪽으로 방향을 트는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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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열도 남쪽 먼 해상에서 13호 태풍 '돌핀'이 서진하고 있습니다. 일본 오키나와를 향해 시속 20km 정도의 느린 속도로 이동하고 있는데, 위성영상에 포착된 태풍의 강풍 반경이 450km에 달해 전체 크기는 일본 규슈에서 홋카이도까지 거리와 비슷해 보입니다.

기상청이 분석한 오늘(5일) 오후 3시 태풍의 중심 최대풍속은 초속 43m, 중심기압은 950hPa입니다. 태풍은 먼 해상에서 '강도 5'(중심 풍속 초속 54m 이상)를 기록한 뒤, 세력은 점차 약화해 지금은 강도 3을 유지 중입니다. 중국을 향하는 동안 '강도 3'의 세력을 유지할 거로 보입니다.

현재까지 예측된 13호 태풍 '돌핀'의 경로는 중국을 향할 것이라는 게 우세합니다.

각국 기상청의 예측을 보면 4일 오전부터 일본 기상청은 마지막 120시간 예측에서 태풍이 서해 쪽으로 방향을 트는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러나 5일 오전 예측에서는 일본 기상청을 비롯해 대다수 태풍 예측기관의 예상 경로가 중국에 상륙하거나 중국 연안으로 북상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 두 개의 경로 시나리오…이유는?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의 태풍 진로 예측을 보면 크게 중국 내륙으로 상륙하거나, 연안을 따라 서해로 북상하는 두 갈래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모의되는 이유는 외부 환경으로부터 이동을 강제하는 힘, 지향류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태풍은 가만히 있어도 북반구에서는 북서진하려는 성질이 있어 자체 힘만으로 시속 20km 안팎으로 서쪽으로 움직여 왔습니다. 주말까지 표류를 이어오던 태풍은 이제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만난 것으로 보입니다.
태풍이 어느 한 방향으로 진로를 정하려면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올라타 움직이다가, 대기 상층의 제트기류와 만나야 하는데 지금으로선 이 상층 흐름이 태풍과 동떨어진 상태입니다. 구슬이 구르다 보면, 홈이나 도랑 같은 낮은 곳을 찾아 굴러가게 되는데 지금으로선 이런 도랑이 보이지 않는 셈입니다. 태풍 스스로 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중국에 가까워지는 동안 이 같은 흐름을 찾지 못한다면 그대로 중국으로 상륙하고, 흐름을 만난다면 북쪽으로 진로를 틀어 서해를 향할 것으로 보입니다.

"태풍은 지상으로부터 빨아올린 공기를 위로 잘 방출해야지 활활 타면서 가거든요. 태풍 상단에서의 기류가 제트를 만나거나 주변의 고위도로 올라와서 잘 뽑아내야 하는데, 지금 태풍 주변으로 뚜렷한 게 없어요. 그게 태풍이 조금씩 약해지는 요인이에요."
"그동안 진로가 굉장히 어려웠던 이유, 그리고 지금 이렇게 임박한 시점에서도 (태풍 진로) 분산의 폭이 굉장히 폭넓게 나타나는 이유가 뭐냐면 태풍 상단의, 도랑이 결정되는 과정이 되게 복잡하기 때문이에요."
강남영 / 경북대 지리학과 교수(기후과학연구실)
이 같은 상황은 오늘(5일) 오후, 천리안 2A 위성영상에서도 드러납니다.
중국 상하이 연안에서 피어오르는 구름들은 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반면, 태풍의 가장자리에서 흩어지는 구름은 방향성 없이 사방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강 교수는 이 구름대의 한끝이 실타래처럼, 어느 한쪽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하면 태풍도 그 방향을 따라 끌려간다고 설명합니다. 오키나와 부근을 지날 때까지, 태풍의 이동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 태풍 '돌핀'은 살아서 폭염을, 죽어서 비구름을 남긴다
두 시나리오의 분기점에서 태풍 '돌핀'은 중국 상륙이 조금씩 우세해지는 상황이지만, 상륙 이후 비구름이 다시 우리나라를 향한다면 폭우를 대비해야 합니다. 상륙하지 않고 서해를 따라 북상한다면 제주와 남부지방, 특히 지리산 부근에 강풍을 동반한 폭우를 쏟아 큰 피해를 줄 가능성도 있습니다. 29도 안팎까지 오른 서해의 표층 수온도 태풍의 세력을 더해줄 요인입니다.
강 교수는 "사고가 날 것을 미리 알고 안전벨트를 하지 않듯,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지금부터 움직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태풍이 왼쪽으로 가냐, 오른쪽으로 가냐의 그런 문제가 아닙니다. 예측 정확성의 문제로 접근할 게 아니라, 오면 피해가 나는 상황인 만큼 방재 관점에서 미리 대비해야 합니다. 갑자기 모델들의 예측이 바뀌어 내일부터 서해 북상 진로를 따른다고 하는 시점에는 이미 며칠 안 남았거든요."
강남영 / 경북대 지리학과 교수(기후과학연구실)
태풍이 한반도에 직간접 영향을 주는 시기는 다음 주쯤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번 주말까지는 태풍이 불어올 폭염에, 다음 주부터는 태풍이 약화된 뒤 들어올 비구름에 대비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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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흠 기자 (hm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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