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교위, 수능 서술·논술형 개편 추진…이 대통령 “객관식이 아이들 망가뜨려”

신소윤 기자 2026. 8. 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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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는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내신 평가에 서술·논술형 평가 문항을 도입하고 평가 체제를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등 중장기 대입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고 올 하반기 대국민 공론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국교위는 이날 수능시험과 내신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서술·논술형 평가를 도입하는 등 '중장기 대입제도 개편안' 추진을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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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오지선다 시험 개편 공감
새로운 사교육 시장 가능성엔 우려
교육계, 개편안에 환영·우려 엇갈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교육부·국가교육위원회·문화체육관광부·국가유산청 등의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는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내신 평가에 서술·논술형 평가 문항을 도입하고 평가 체제를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등 중장기 대입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고 올 하반기 대국민 공론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현행 오지선다형 객관식으로만 치러지는 수능시험을 두고 “어른들이 편하게 채점하기 위해 인공지능(AI) 시대에 아이들을 규격화하고 망가뜨리는 것”이라며 제도 개편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당장 제도를) 바꾸라는 얘기는 아니다. 같이 고민해보자는 취지”라며 신중론을 폈다.

이 대통령은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교육부·국가교육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최교진 교육부 장관과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에게 현행 대입제도의 문제점과 개편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물으며 이렇게 말했다.

국교위는 이날 수능시험과 내신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서술·논술형 평가를 도입하는 등 ‘중장기 대입제도 개편안’ 추진을 보고했다. 차 위원장은 현행 대입 평가 방식에 대해 “수능이 32년간 시행되면서 기출문제를 피하며 정상적인 문제를 출제하는 데 한계에 봉착했다”며 “상위권 변별력을 위한 ‘킬러 문항’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객관식 수능시험을 계속할 것이냐의 문제는 깊이 고민해봐야 할 주제”라고 말했다.

국교위 산하 대학입학제도 특별위원회는 지난해 12월부터 수업·학습 혁신과 공정성 확보, 공교육 중심성 회복을 목표로 중장기 대입제도 개편 방향을 검토해왔다. 주요 검토안은 중고교에서 서술·논술형 평가를 확대하고 수능에도 서술·논술형 평가를 도입하는 방안, 학생 간 과도한 경쟁을 완화하기 위해 고교 내신과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대입 준비로 고교 3학년 2학기 수업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수시와 정시를 통합해 대입 전형 시기를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국교위는 중고교 서술·논술형 평가 확대와 수능 도입 여부, 고교 내신과 수능 절대평가 전환 검토 등을 놓고 국민 숙의에 들어갈 계획이다. 오는 10월 말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을 공개하고, 11월 초 온·오프라인 대국민 공청회를 열고 전문가 및 교육주체 공개포럼을 거쳐 내년 3월 2028~2037년 국가교육발전계획을 확정한다.

차 위원장은 특히 서술·논술형 평가 확대와 관련해 “현재 객관식 문제를 무한 반복 풀이 훈련을 하는 것으로는 사고력이나 창의성을 기를 수 없다”며 “수능에서부터 논·서술형 평가 방식을 도입하면 학교도 적극적으로 변화해서 대입제도를 (서술·논술형으로) 바꿈으로써 학교 수업과 학생들의 학습 방향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오지선다형 문제 풀이를 두고는 “초보 컴퓨터가 해도 쉽게 할 일”이라며 “어른들이 편하게 채점하고 분류하기 위해 아이들을 희생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수시 면접 평가 등에서는 이미 주관적 평가를 수용하고 있다”며 “(채점의) 객관성을 잃었다는 의심을 받을까 봐 무서워 주관식 평가를 못 하는 것은 기우”라고도 말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대입제도 개편이 새로운 사교육 수요를 낳을 가능성을 우려했다. “과거 논술학원, 논술 족집게 선생이 부활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제도 변화로 인한 혼란도 거듭 우려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은 (교육) 시장이 안정돼 있는데 규칙이 바뀌면 새로운 질서를 찾을 때까지 엄청난 흙탕물이 생기면서 사회적인 갈등이 야기될 것”이라며 “입시제도라는 게 워낙 예민하다 보니 손대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국가교육위원회가 내놓은 대입제도 개편안에 대해서 교육계는 우려와 환영을 동시에 내놓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현경희 대변인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내신과 수능의 동시 절대평가 전환을 통해 평가의 패러다임을 줄세우기식 경쟁에서 학생의 본질적인 성장에 맞추고자 하는 정책적 방향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평가 방식만을 절대평가로 바꾼다고 해서 공고한 대학 서열화 구조에서 기인한 입시 과열 현상이 해소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 대변인은 “오히려 공교육 내 평가 제도가 변별력을 상실하게 될 경우, 대학들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대학별 자체 선발 기준을 강화하거나 심화된 면접 등의 별도 평가를 덧붙이는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고 이는 다시 사교육 유발 기제로 작동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미라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소장은 대입 평가의 서·논술형 도입과 관련해 “교사의 문항 출제와 채점 전문성을 높이는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현장의 어려움 때문에 전환 자체를 미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신소윤 박정연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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