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에 QR까지…디지털 소외계층 ‘또 다른 장벽’
매장 홍보·재고 검색 활용도
고령층 “새로운 방식에 막막”
“아날로그 공존 체계 마련”

식당과 대형마트, 의류매장 등 곳곳으로 QR코드 주문·안내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고령층 등 디지털 소외계층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키오스크에 이어 QR코드까지 일상화되면서 디지털 격차가 일상 속 또 다른 장벽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충장로 한 식당. 손님으로 내부가 붐비는 와중에도 직원을 불러 주문하는 손님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식당을 찾은 이들은 테이블마다 부착된 QR코드를 휴대전화로 촬영한 뒤 주문을 완료했다. 직원들 또한 화면에 접수된 주문만 확인해 별도의 픽업 창구에서 조리된 음식을 전달하느라 분주했다.
QR코드(Quick Response Code)는 스마트폰으로 인식하면 웹사이트나 모바일 서비스로 연결되는 2차원 바코드다. 설치하는데 막대한 비용과 공간이 필요한 키오스크와 달리 부담이 적다는 점에서 식당 등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 같은 방식은 식당을 넘어 다른 업종으로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서구 광천동의 한 의류매장에서는 QR코드를 스캔하면 할인 행사와 온·오프라인 판매가격, 재고 현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광산구의 한 대형마트에서는 상품마다 부착된 QR코드를 통해 매장 내 위치와 상품 정보를 안내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키오스크에 이어 QR 주문까지 확산하면서 고령층 등 디지털 소외계층의 불편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구에 거주하는 대학생 김모(25)씨는 “또래 친구들도 맨 처음 QR 주문을 봤을 때 헷갈렸는데 어르신들은 오죽하겠나”며 “많은 매장들이 QR코드나 키오스크로 주문을 대체하는 경우가 많은데, 직접 주문을 받는 방식도 계속 유지돼야 할 필요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식당에서 마주친 한 어르신은 “예전에 ‘주문은 QR코드로 해 달라’는 안내 문구를 보고 10분 넘게 헤매다 결국 포기하고 나온 적이 있었다”며 “키오스크도 겨우 배웠는데 자꾸만 새로운 방식이 생기니 따라가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SNS 등 온라인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직원과 대화하며 주문하지 않아도 되니 편하다”, “빠르고 편리하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겐 어려울 것 같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QR코드 등 다양한 서비스 방식이 확대되는 만큼 디지털 소외계층을 돕기 위한 지자체 차원의 지원 정책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미연 동강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QR 주문 방식으로 인한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선택권 침해는 사회 활동 자체를 회피하게 되는 심리적 위축으로 이어지게 된다”며 “현금 결제와 대면 주문이 가능한 최소한의 아날로그 채널과 종이 메뉴판을 유지해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공존하는 듀얼 트랙(Dual-track) 주문 체계를 갖춰야 한다. 여기에 고령자 전용 모드와 ‘도움 벨’ 등을 마련해 매장 이용 장벽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이는 취약계층에 대한 시혜적 배려가 아니라 소비자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지자체와 지역사회에서도 현장 밀착형 실습 교육 확대, 소상공인 대상 보조금 지원, 주요 상권 ‘디지털 안내원’ 배치 등 환경 자체를 바꾸는 종합적인 정책 접근이 시급하다”고 부연했다./서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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