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태풍이라도 와줬으면" 타는 가뭄에 기우제 지낸 울주 농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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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에 물도 땡기고, 서에 물도 땡기고. 뚫어라 뚫어라, 물구멍을 뚫어라." 울산 전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5일 오후 4시께 울주군 두동면 치술령에서 힘찬 꽹과리 소리와 함께 단비를 기원하는 풍물패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봉근 두동면발전협의회장은 "최근에는 비가 안 와도 이 정도인 적은 없었는데 너무 혹독하게 타들어 가는 상황"이라며 "주민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천지신명께 간절함이 닿아 하루라도 빨리 단비가 내리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우제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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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한 가뭄, 십수년 만에 열린 기우제…지자체·지방의회 대책 마련 약속

(울산=연합뉴스) 장지현 기자 = "동에 물도 땡기고, 서에 물도 땡기고. 뚫어라 뚫어라, 물구멍을 뚫어라."
울산 전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5일 오후 4시께 울주군 두동면 치술령에서 힘찬 꽹과리 소리와 함께 단비를 기원하는 풍물패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연일 이어지는 혹독한 가뭄에 애를 태우던 두동면 주민 150여명이 땡볕을 피하려 미리 마련한 천막 아래 모여 앉았다.
타들어 가는 농심(農心)을 달래고 비를 기원하는 기우제를 봉행하기 위해서다.

두동면발전협의회가 주관한 이날 기우제는 가뭄의 액운을 몰아내는 식전 공연으로 문을 열었다.
민요 가수는 "하늘이여 신명이여 이 땅 위에 비를 주오, 우리 백성들을 살려주오"라는 애절한 가사로 하늘에 단비를 기원했다.
농작물 걱정에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던 주민들은 해갈을 바라는 가사에 비로소 미소를 지으며 장단에 맞춰 고개를 끄덕이고 손뼉을 쳤다.

이어 시작된 제례에서는 한재석 두동면발전협의회 고문이 초헌관을 맡아 천지신명에게 술잔을 올렸다.
초헌관과 아헌관, 종헌관이 차례로 잔을 올리고 절을 한 뒤, 가을 풍년을 기원하며 준비된 오곡을 힘차게 뿌렸다.
제례 막바지에는 연막탄을 피워 비구름을 형상화하는 이색적인 연출도 진행됐다.
지켜보던 농민들은 간절한 마음을 담아 맨바닥에 머리를 숙이며 단비를 염원했다.

기우제 현장에서 만난 농민들은 농사에 끌어 쓸 물조차 바닥난 현실에 대한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두동면 하월평마을에서 평생 농사를 지었다는 김모(78)씨는 "저수지가 다 말라붙어 논바닥에 습기가 전혀 없다 보니 모를 당기면 포기째 쑥 빠져버릴 지경"이라며 "소 키우는 집이며 사료용 작물 키우는 집이며 할 것 없이 다들 비상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씨는 "오죽 힘들면 차라리 태풍이라도 와서 비나 한줄기 시원하게 뿌려줬으면 하는 심정"이라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기우제에 참석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현장에는 지자체 관계자들도 참석해 긴급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김태호 울주군 농업정책과장은 "현재 관내에 살수차 10대를 동원해 지속해서 용수를 공급하고 있다"며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양수기 등 시설과 긴급 자금을 최우선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우식 울주군의회 의장도 "농민들의 답답한 심정을 하늘도 알 것"이라며 군의회 차원의 가뭄 대책 수립을 약속했다.

주최 측은 혹독한 가뭄 탓에 십수년 만에 기우제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이봉근 두동면발전협의회장은 "최근에는 비가 안 와도 이 정도인 적은 없었는데 너무 혹독하게 타들어 가는 상황"이라며 "주민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천지신명께 간절함이 닿아 하루라도 빨리 단비가 내리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우제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상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지역 강수량은 28.0mm로, 평년(234.1mm)의 12% 수준에 그쳤다.
이 때문에 5일 현재 울산지역 82개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37.4%로 평년 대비 48.6%까지 떨어졌다. 이 중 11곳은 평년 저수율 대비 현재 저수율의 비율이 40% 미만인 '심각' 단계다.
다행히 오는 9일 울산에 비 소식이 예보돼 있다. 강수 확률은 약 60% 수준이다.
jjang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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