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들 "들어가 살까"…세제 개편의 역풍, 세입자에 불똥 튀나

최은서 2026. 8. 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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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주 1주택자를 겨냥한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강화 조치가 결과적으로 전월세 매물 감소로 이어져 세입자에게 부담을 전가할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사 A씨는 "오랫동안 전세를 놓던 집주인이 올해 임대차 계약 만기를 맞아 직접 입주를 고민하면서, 실거주 여부에 따라 앞으로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문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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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주 1주택자들, 실거주 전환 고심
전월세 상한, 계약갱신청구권 있지만
현실적으로 세입자 지위 흔들릴 우려
5일 서울 강남권 부동산에 게재된 매물 안내문. 연합뉴스

비거주 1주택자를 겨냥한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강화 조치가 결과적으로 전월세 매물 감소로 이어져 세입자에게 부담을 전가할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라도 실효성 있는 공급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강남권에서는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세를 놓던 비거주 1주택자들의 실거주 전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사 A씨는 "오랫동안 전세를 놓던 집주인이 올해 임대차 계약 만기를 맞아 직접 입주를 고민하면서, 실거주 여부에 따라 앞으로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문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는 보유 주택에 실거주하지 않더라도 1주택자라면 실거주 1주택자와 같은 종부세 기본공제 12억 원이 적용됐다. 하지만 이번 세제개편으로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9억 원으로 축소되고, 실거주 1주택자의 공제액이 14억 원으로 확대된다. 전문가들은 비거주 주택에 세를 놓던 1주택자들이 늘어난 세 부담을 감수하고 임대를 유지할지, 아니면 실거주로 전환할지를 고민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세제개편안 발표 때부터 일각에서는 집주인에게 가하는 세 부담이 임대료 상승 등의 형태로 세입자에게 전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자 재정경제부는 "전월세 상한제나 계약갱신 청구권이 있어 (세입자에게 세 부담에 대한) 구조적 전가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세입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계약갱신 청구권을 이미 쓴 사례 등 세입자를 보호할 수 있는 기간이 종료되는 경우에 세입자가 거주 불안을 겪거나, (실거주 전환이나 매도로) 전세 물량이 감소하는 것만큼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역시 "전세 매물이 줄어들면 집주인이 임대차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게 되고, 세입자 보호 제도가 있더라도 사실상 세입자 지위가 흔들리게 된다"며 "결과적으로 (임대보증금 등의) 가격 상승으로 세입자에게 부담을 얹는 형태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부동산 시장 불안정에 따른 세입자 부담을 낮추려면 공급 대책이 병행돼야 한단 지적이 이어졌다. 최은영 도시연구소장은 "세제개편안에는 청년 월세 세액 공제 외엔 전월세 시장에 대한 대책이 마땅치 않다"며 "부동산 시장의 문제는 집 자체가 없다기보단 비싼 집만 많다는 점에 있는 만큼, 공공임대주택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집값이 내려갈 거란 확신을 주는 게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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