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포커스] 현대모비스, RE100 성과의 역설

곽호준 기자 2026. 8. 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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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한스경제 곽호준 기자 | 현대모비스가 재생에너지 전환 확대, 인공지능(AI) 기반 품질관리 고도화를 통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공급망 실사와 이사회 산하 지속가능경영위원회 운영도 제도적 수준에서는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현대모비스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전환율은 지난 2023년 9.7%, 2024년 12.9%에서 지난해 29.3%로 뛰었다.

ESG행복연구소 관계자는 "현대모비스는 재생에너지 전환과 공급망 관리 체계를 빠르게 구축하며 ESG 경영의 기반을 다졌지만 앞으로는 제도보다 성과를 입증해야 할 단계"라며 "협력사의 탄소 감축 실적과 전동화 사업 성과, 경영진 보상 연계 기준 등 정량적 지표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ESG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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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전환 성과에도 탄소배출 증가
정량 공시·전동화 성과…ESG 경쟁력 좌우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이 제4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현대모비스

| 서울=한스경제 곽호준 기자 | 현대모비스가 재생에너지 전환 확대, 인공지능(AI) 기반 품질관리 고도화를 통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공급망 실사와 이사회 산하 지속가능경영위원회 운영도 제도적 수준에서는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현대모비스가 지난 6월 발간한 '2026 지속가능성보고서'에서는 주요 ESG 지표와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해 외부 검증을 거쳐 공시 신뢰성을 확보했다. 그러나 보고서를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재생에너지 확대 성과 이면에 공급망 탄소배출과 전동화 사업 등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적지 않았다.

가치사슬 전반에서 발생하는 간접배출인 'Scope3'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운데 절대배출량은 오히려 증가했다. 전동화 부품 매출도 자체 목표를 밑돌면서 탄소중립 전략을 실제 사업 성과로 연결하는 실행력이 향후 과제로 꼽힌다. 협력사 ESG 실사도 확대했지만 실제 탄소 감축량을 보여주는 지표는 부족했다. 제도 구축을 넘어 사업 성과로 ESG 경쟁력을 입증해야 하는 단계에 접어든 셈이다.

▲ RE100 전환은 합격점…절대배출 증가는 '경고등'

환경(E) 부문에서는 재생에너지 전환 속도가 핵심 성과다. 현대모비스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전환율은 지난 2023년 9.7%, 2024년 12.9%에서 지난해 29.3%로 뛰었다. 재생에너지 사용·전환량도 2년 만에 3배 이상 확대됐다. 회사는 오는 2030년까지 사용 전력의 65%, 2040년까지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탄소 감축 목표의 신뢰성도 높였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19년을 기준으로 2030년까지 사업장 직접·간접배출(Scope1·2)을 46.2% 감축하고 구매한 제품과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Scope3 배출 원단위를 55% 줄이는 목표로 'SBTi(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의 승인을 받았다. 투자 의사결정에는 내부탄소가격을 적용하고 재생에너지 전환 및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경영진 평가에도 반영하고 있다.
'2026 현대모비스 지속가능성보고서'./현대모비스

문제는 절대배출량이다. 지난해 시장 기반 기준 Scope1·2·3를 합친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은 1717만261톤(t)으로 전년보다 6.4% 증가했다. 가치사슬에서 발생하는 간접배출인 Scope3가 1681만1903t으로 전체의 약 98%를 차지했다. 반면 사업장에서 직접 배출되는 Scope1과 전력 사용에 따른 Scope2 배출량은 각각 5만t, 30만t 수준에 그쳤다.

매출액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은 소폭 줄었지만 전체 배출량은 오히려 늘었다. 기업 규모가 커지더라도 온실가스 배출은 줄여야 한다는 탄소중립 목표와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 셈이다. RE100 전환율이 두 배 이상 상승했음에도 가치사슬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이 늘었다는 점은 탄소중립의 성패가 공장보다 원자재와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 관리에 달려 있음을 보여준다.

전동화 사업의 목표 미달도 부담 요인이다. 현대모비스는 오는 2031년까지 전동화 부품 매출을 연평균 19.4%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전동화 부품 매출 목표는 6조1434억원이었지만 매출 실적은 5조3548억원으로 이행률 87.1%에 머물렀다. 지난 2024년 이행률 62.4%보다는 개선됐지만 자체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모비스가 친환경 제품 확대를 탄소중립의 핵심 수단으로 내세운 만큼 전동화 사업의 성장세를 더욱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공급망 실사율 100%…탄소감축 실적은 공개 요망

공급망 관리에서는 실사 체계가 크게 강화됐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국내외 고위험 협력사 등 107곳을 대상으로 현장실사를 진행해 '실사 대상 협력에 대한 실사율 100%'를 기록했다. 시정·권고조치 개선 계획 접수율도 100%였으며 협력사 ESG 성과 개선율은 97.3%에 달했다. 역량 강화 프로그램에 참여한 협력사도 518곳으로 늘었다. 실사 결과를 협력사 평가와 제재 절차에 연계한 점도 공급망 관리의 실효성을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현대모비스 본사./현대모비스

다만 공급망 ESG 관리가 여전히 진단과 교육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한계도 드러났다. 보고서에서는 협력사의 주요 취약점으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 부재, 재생에너지 미도입, 에너지 정보공개 부족 등을 지목했다. 그러나 정작 협력사별 온실가스 배출량과 감축 실적, 재생에너지 전환율, Scope3 감축 기여도 등 실질적인 탄소 감축 성과를 보여주는 정량지표는 공개하지 않았다.

현장실사 완료율과 개선 계획 접수율이 100%라는 수치는 관리 절차가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ESG 경쟁력은 절차보다 성과로 평가받는다. 현대모비스가 오는 2045년까지 공급망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몇 곳을 점검했는가'보다 '얼마나 감축했는가'를 보여주는 정량지표 공개가 요구된다.

▲ 활발한 ESG위원회…이사회 기능은 한계 뚜렷

지배구조(G)의 형식적 기반은 양호하다. 이사회 산하 지속가능경영위원회는 지난해 8차례 열리며 행동강령 개정과 주주가치 제고 정책, 지속가능성보고서 발간 계획 등을 심의했다. 총 9명의 이사 가운데 사외이사는 5명으로 과반을 차지하며 여성 이사와 외국인 이사 비율도 각각 22%다.

반면 이사회의 견제 기능은 실효성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지난해 열린 이사회에서 반대 또는 수정 의견이 제시된 안건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실제로 주요 경영계획과 해외 계열회사 출자, 자기주식 매입·소각 등 23건의 결의안이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조하는 것에 비해 실제 토론과 이견이 의사록에서 확인되지 않는 점은 이사회의 실질적인 견제 기능에 의문을 남긴다.
 지난 3월 현대모비스가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제49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현대모비스

보수 연계 체계는 구축했지만 세부 공시는 제한적이었다. 회사는 CEO(최고경영자) 평가에 ESG 지표를 반영하고 있지만 성과평가에서 ESG가 차지하는 구체적인 비중과 목표 미달 시 평가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다. ESG를 경영진 성과평가에 연계하고 있다는 점은 확인되지만 실제 평가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세부 기준은 제시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ESG 경영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성과평가 기준과 보상 연계 수준을 보다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SG행복연구소 관계자는 "현대모비스는 재생에너지 전환과 공급망 관리 체계를 빠르게 구축하며 ESG 경영의 기반을 다졌지만 앞으로는 제도보다 성과를 입증해야 할 단계"라며 "협력사의 탄소 감축 실적과 전동화 사업 성과, 경영진 보상 연계 기준 등 정량적 지표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ESG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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