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비 급증했는데 파크골프장 증설…지자체 맹목적 약속이 예고한 '혈세 낭비' [추적+]

송진호 객원연구원, 김정덕 기자 2026. 8. 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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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세권. '파크골프장 접근성이 뛰어난 주거지역'을 일컫는 말이다.

특히 파크골프장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기존 공원이나 하천 주변에 공공시설로 개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가격도 저렴하다.

일례로 파크골프장 증설이 파크골프 이용자에게는 예약난 해소와 접근성 개선이라는 편익을 제공하지만, 유휴부지를 특정 생활체육 인구가 점용할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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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심층취재 추적+
지자체장 53.5% 파크골프 공약
공약 내용은 주로 ‘시설’에 집중
운영·유지관리비 가파른 증가세
예산 급증 감당 가능할지 의문
세대간 갈등 메울 소통도 없어
파크골프장 정말 이로울 수 있나

파세권. '파크골프장 접근성이 뛰어난 주거지역'을 일컫는 말이다. 파크골프장이 역이나 쇼핑몰, 학교, 숲 등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됐다는 얘기다. 이 때문인지 수많은 지방자치단체장들이 6·3 지방선거에서 파크골프장 관련 공약을 내놨다. 적절한 방향일까. 파크골프장은 과연 모든 주민을 위한 '공원 같은 생활체육시설'이 될 수 있을까.

전국 지자체들이 파크골프장을 경쟁적으로 증설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파크골프(Park Golf)'는 말 그대로 '공원에서 하는 골프'다. 나무 채 1개와 플라스틱 공으로 일반 골프장의 '50분의 1~10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땅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특히 파크골프장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기존 공원이나 하천 주변에 공공시설로 개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가격도 저렴하다.

일반 골프보다 훨씬 간편하고, 적당한 운동량에 사회적 관계까지 맺을 수 있다는 장점이 알려지면서 파크골프는 최근 수년 사이 5060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 중이다.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등록 회원은 2022년 10만6505명에서 2025년 22만9757명으로 두배 이상 늘었다. 그만큼 파크골프장도 증가했다. 2022년 328개였던 파크골프장은 2025년 552개로 1.7배가 됐다.

이 때문인지 올해 6·3 지방선거에선 파크골프 관련 공약들이 넘쳐났다. 지방자치단체장 243명 가운데 파크골프 공약을 제시한 이들은 130명(53.5%·이하 당선인 선거공보물 기준)에 달했다. 시·도지사는 16명 중 6명(37.5%), 시·군·구의 장은 227명 중 124명(54.6%)이었다. 이는 15개 광역권 전역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지역별로는 서울이 18명으로 가장 많다.

다음은 경기(17명), 전남(14명), 경남(12명), 경북(10명) 순이었다. 지역별 기초단체장의 파크골프 공약 보유율을 보면 울산이 80.0%로 가장 높았고, 서울(72.0%), 대구·경남(66.7%), 전남(63.6%), 전북(57.1%), 부산(56.3%)이 뒤를 이었다.

그런데 파크골프 공약이 넘치는 이런 상황은 괜찮은 걸까. 파크골프 공약 보유자가 가장 많고, 공약 보유율도 울산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서울을 중심에 놓고 이 질문을 풀어보자.

■ 문제점① 예산 따져보고 증설하나 = 우선 서울시의 파크골프 공약 현황부터 보자. 현재 서울시장과 25개 자치구청장 26명 가운데 서울시장 포함 19명(73.1%)이 파크골프 공약을 제시했다. 유형별로 분류해보면, '기존 시설 확대·확충'은 12명(63.2%), '신규 조성'은 6명(31.6%), '운영·활성화'는 1명(5.3%)이었다.

다만 '운영·활성화' 공약에는 스크린 파크골프장 조성도 포함돼 있어 사실상 파크골프 관련 공약 보유자 19명이 모두 시설의 조성·확대·확충을 직·간접적으로 제시했다. 공약 대부분이 '시설'에 쏠려 있다는 얘기다.[※참고: 야외부지 확보가 어려운 일부 자치구들은 실내 또는 스크린 파크골프장 등으로 조성 방식을 다변화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번엔 예산을 보자. 서울시 전체의 파크골프 관련 예산(서울시 본청과 25개 자치구의 연도별 본예산 세출예산서 기준)은 2023년 27억1600만원에서 2026년 58억8800만원으로 31억7200만원(116.8%) 증가했다.

눈여겨볼 건 파크골프장의 운영·유지관리 예산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 전체 파크골프 관련 예산에서 시설조성 예산은 2023년 24억5300만원에서 2026년 39억6600만원으로 61.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운영·유지관리 예산은 2억4400만원에서 2026년 15억8100만원으로 548.0%나 늘었다.

예산 비중을 봐도 시설조성 예산의 비중은 2023년 90.3%에서 2026년 67.4%로 줄었지만, 운영·유지관리 예산 비중은 9.0%에서 26.9%로 커졌다. 인건비, 잔디·배수 관리비, 공공요금, 임차료, 장비 보수·교체비 등 반복적으로 지출하는 비용이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종합하면 이런 결론과 의문이 나온다. "서울의 파크골프 관련 예산이 60억원에 달하고, 기존 시설의 운영·유지관리 예산 비중도 점점 커지고 있다. 예산 관리 대책이 필요한 상황에서 서울의 지자체장 10명 중 7명은 시설 확대 중심의 파크골프 관련 공약을 내놨다. 향후 필연적으로 늘어날 예산을 감당할 수 있을까."

■ 문제점② 시민 갈등 누가 책임지나 = 문제는 공약과 예산에만 있는 게 아니다. 사실 서울은 지방도시보다 도심 내 유휴부지나 자연녹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파크골프장을 만들려면 기존 공원·녹지·공용공간을 파크골프장으로 전환하거나 여러 용도로 복합적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시민 간 분쟁도 적지 않다.

기존 시민의 공간 이용권 제한, 생활환경 변화, 안전 문제, 산림·하천 훼손, 장마철 파크골프장 훼손으로 인한 복구 비용 증가 등 다양한 우려에서 비롯된 분쟁이다. 파크골프 수요 대응을 위한 시설 공급 확대라는 명분으로 이런 우려들을 다 무시해도 좋은지는 의문이다.

일례로 파크골프장 증설이 파크골프 이용자에게는 예약난 해소와 접근성 개선이라는 편익을 제공하지만, 유휴부지를 특정 생활체육 인구가 점용할 위험이 있다. 이는 생활체육진흥법(제3조)에 명시된 '모든 국민은 생활체육에 관해 어떠한 차별도 받지 아니하고 평등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과 상충된다.

그렇다면 대안은 뭘까. 현재로선 지자체가 단기적인 파크골프 수요에 매몰되기보단 전반적인 주민 수요와 여건을 진지하게 고려해서 관련 정책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사진|뉴시스]
먼저 파크골프 수요를 단순한 민원 건수나 협회 회원 수, 예약난 등으로만 판단해 경쟁적으로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는 걸 지양해야 한다. 그보다는 실제 이용자 수, 중복 이용 여부, 시간대별 이용률, 휴장일, 인근 시설의 수용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후 타당성을 따져야 한다. 그래야 예산을 절약하고, 시민 갈등도 줄일 수 있다.

아울러 시설을 조성하는 과정에서는 인근 주민과 기존 공간 이용자의 불편 민원을 충분히 듣고, 특정 이용집단에 치우치지 않는 방향으로 사업의 타당성을 판단해야 한다. 특히 파크골프 이용자가 주로 중장년층이어서 청년·가족·어린이 등 다른 세대의 공간 이용 수요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세대 간 형평성에 따른 공간 이용을 검토할 필요도 있을 듯하다. 광역이든 기초든 지자체장들이 내놓은 파크골프장은 과연 모든 국민에게 '공원 같은 쉼터'가 될 수 있을까.

송진호 나라살림연구소 객원연구원
pbucket@naver.com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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