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잇는 ‘HBF’ 표준 벼락 발표…SK하이닉스·샌디스크, AI 메모리 동맹 강화

이규화 2026. 8. 5.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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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미국 샌디스크와 함께 고대역폭플래시(HBF, High Bandwidth Flash) 표준을 공개했다. 업계는 이번 HBF 표준 공개가 AI 산업의 성능 경쟁이 반도체 미세공정에서 시스템 아키텍처와 메모리 구조 혁신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샌디스크와 함께 개방형 표준을 선점함으로써 차세대 AI 메모리 생태계의 주도권 확보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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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S 2026서 HBF 첫 표준 공개…6개월 만에 마련
“추론시대 고용량·고대역폭 필수”…차세대 자신감
“AI 메모리 공급자 아닌 창조자”…SK하닉, 승부수
적층형 D램·CXL 메모리 풀링도 제시…로드맵 공개


SK하이닉스가 미국에서 샌디스크와 함께 차세대 스토리지 기술인 고대역폭 낸드플래시(High Bandwidth Flash·HBF)의 첫 표준 규격을 공개했다고 4일 밝혔다. 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미국 샌디스크와 함께 고대역폭플래시(HBF, High Bandwidth Flash) 표준을 공개했다. 양사는 HBF를 공동 개발해왔다.

인공지능(AI) 시대의 최대 난제로 꼽히는 ‘메모리 장벽’(Memory Wall)을 협력을 통해 돌파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AI 산업이 학습 중심에서 추론(Inference)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메모리 성능이 AI 시스템의 병목으로 떠오른 만큼, 개별 기업이 아닌 업계 공동 표준을 통해 차세대 AI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천성 SK하이닉스 부사장은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대 플래시 메모리 행사 ‘FMS 2026’ 기조연설에서 알퍼 일크바하르 샌디스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무대로 초청해 HBF 개발 현황과 향후 비전을 공개했다.

양사는 올해 초 HBF 컨소시엄을 출범시킨 이후 약 6개월 만에 첫 표준 규격을 마련했다. 일크바하르 CTO는 이를 두고 “번개 같은 속도로 이뤄낸 놀라운 진전”이라며 개발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AI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가 메모리 기술 혁신을 더욱 절실하게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크바하르 CTO는 “AI 산업은 이제 학습보다 추론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고용량·고대역폭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메모리 용량이 충분하지 않으면 고가의 GPU가 데이터를 기다리느라 놀게 되고, 결국 값비싼 연산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 부사장은 “HBF는 바로 이러한 메모리 장벽을 해결하기 위해 설계된 기술”이라며 “AI 시스템이 필요로 하는 데이터 공급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여 GPU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양사는 HBF를 특정 기업의 독자 기술이 아니라 AI 산업 전반이 함께 발전시키는 개방형 표준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일크바하르 CTO는 “이제는 단순히 비전과 포부를 이야기하는 단계를 넘어 구체적인 엔지니어링과 기술 구현 방안을 함께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며 “AI 추론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역폭과 메모리 용량 문제는 어느 한 회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체가 협력해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도 “AI 산업 생태계에 참여하고 있거나 HBF 표준 개발에 관심이 있는 기업이라면 데이터센터 기술 협력체인 OCP(Open Compute Project)를 통해 함께 참여해 달라”며 글로벌 생태계 확대를 제안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시장에서 공급업체를 넘어 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김 부사장은 “HBF는 단순한 신기술이나 신제품이 아니라 AI 시대에 우리가 어떤 역할을 수행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새로운 사고방식”이라며 “SK하이닉스는 고객의 요구사항이나 기존 기술 표준을 따르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기술을 창조하고 새로운 아키텍처를 정의하며 차세대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는 AI 메모리 시장에서 단순한 ‘공급자’(Provider)가 아니라 기술과 시장을 선도하는 ‘창조자’(Creator)가 되겠다는 선언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AI 저장장치 로드맵도 함께 공개했다. 김 부사장은 올해 말 초당 2700만 건의 데이터 입출력을 처리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성능 기업용 SSD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강욱성 SK하이닉스 차세대상품기획 담당은 HBF 외에도 AI 메모리 병목을 해소할 차세대 기술로 AI 칩 위에 D램을 직접 적층하는 구조와 여러 서버가 하나의 가상 메모리 공간을 공유하는 ‘CXL 메모리 풀링’(CXL Memory Pooling) 기술을 소개했다.

AI 모델이 갈수록 대형화되고 추론 서비스가 폭증하는 환경에서는 단일 기술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HBF를 비롯한 다양한 차세대 메모리 기술을 결합해 AI 데이터센터의 성능과 효율을 동시에 높여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업계는 이번 HBF 표준 공개가 AI 산업의 성능 경쟁이 반도체 미세공정에서 시스템 아키텍처와 메모리 구조 혁신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샌디스크와 함께 개방형 표준을 선점함으로써 차세대 AI 메모리 생태계의 주도권 확보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GPU 성능 향상이 메모리 병목에 가로막히는 상황에서 HBF가 새로운 AI 인프라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 경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규화 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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