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AI 음성, "슬프게 읽어줘" 한마디면 끝난다
음성 AI 경쟁의 축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읽어주는가'에서 '얼마나 원하는 대로 말해주는가'로 옮겨가는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다. 텍스트를 음성으로 바꾸는 수준을 넘어, 사람의 미묘한 감정과 어투까지 지시만으로 구현해내는 기술이 국내 빅테크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카카오는 4일 테크블로그를 통해 자체 개발한 옴니 AI 모델 '카나나-오(Kanana-o)'의 음성 생성 기술을 고도화했다고 밝혔다. 이용자가 원하는 말투와 감정, 억양을 자연어로 지시하면 AI가 이를 그대로 반영해 음성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자체 개발한 음성 토크나이저를 함께 적용해 생성 속도와 효율성도 끌어올렸다.
기존 음성 AI 기술은 텍스트를 얼마나 매끄럽게 읽어내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카카오가 이번에 고도화한 카나나-오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음성 표현 자체를 이용자가 직접 통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아주 빠르게 읽어줘", "낮은 목소리로 읽어줘", "슬픈 목소리로 읽어줘", "경상도 사투리로 읽어줘"처럼 자연어로 요청하면 속도와 음량, 음높이는 물론 감정과 억양, 강도까지 세밀하게 조정된 음성이 만들어진다.
역할을 지정하는 방식의 지시도 가능하다. "스포츠 중계하듯", "아나운서처럼", "동화책을 읽어주듯" 같은 요청을 인식하는 것은 물론 "톤을 낮춰서 빠르게 슬픈 목소리로 읽어줘"처럼 여러 조건이 섞인 복합 지시도 함께 처리한다. 한국어 데이터를 중심으로 학습을 진행했음에도 영어 음성 생성에서 같은 지시를 무리 없이 수행한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품질 향상과 함께 속도와 효율성을 끌어올린 배경에는 카카오가 자체 개발한 음성 토크나이저 'LM-SPT(LM-aligned SPeech Tokenizer)'가 있다. AI가 음성을 더 적은 토큰으로 압축해 표현할 수 있도록 설계된 기술로, 처리해야 할 데이터양 자체를 줄여 생성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LM-SPT는 한국어와 영어 음성의 이해·생성 능력을 비교하는 평가에서 Mimi, DualCodec, CosyVoice2 등 해외 최신 기술을 적용한 모델보다 우수한 성능을 기록했다. 합성 음성의 자연스러움과 화자 유사도를 사람이 직접 듣고 평가하는 항목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카카오는 음성 이해와 생성 능력을 하나의 구조로 통합하는 연구를 통해 카나나-오의 음성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웃음이나 한숨, 감탄과 같은 비언어적 표현까지 자연스럽게 구현하는 기술 개발도 함께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음성 처리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이용자가 느끼는 대화의 자연스러움과 몰입도가 함께 높아지기 때문이다.
카카오 노병석 유니파이드 파운데이션 모델 성과리더는 카나나-오 음성 기술 고도화의 목표에 대해 "사람처럼 자연스러운 음성 생성은 물론 이용자가 원하는 말투와 감정, 억양까지 자연어 지시에 따라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데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어 "카나나-오 모델을 다양한 서비스에 적용해 더욱 자연스럽고 편리한 AI 음성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