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말 바꾸기 논란 의식했나... '집값 잡기' 아닌 '조세 정상화' 강조

이성택 2026. 8. 4.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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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4일 비거주 장기보유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공제 폐지 방안 등이 담긴 정부 세제 개편안과 관련해 "조세 제도가 정상화되지 않으면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고 했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세 부담을 늘린 세제 개편안의 목적이 '집값 잡기'가 아니라 '조세 정상화'에 방점을 둔 조치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공급을 도외시한 채 세금만으로 집값 문제에 접근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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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세제 개편안의 불가피성 강조
"100억 부동산 소득에 세금 몇 억뿐"
"증세는 정부 입장에서도 어려운 일"
전날 공급 대책을 두고 7시간 반 회의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대화를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비거주 장기보유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공제 폐지 방안 등이 담긴 정부 세제 개편안과 관련해 "조세 제도가 정상화되지 않으면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고 했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세 부담을 늘린 세제 개편안의 목적이 '집값 잡기'가 아니라 '조세 정상화'에 방점을 둔 조치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재정경제부가 전날 발표한 세제 개편안에 대해 "(증세는) 참 정부 입장에서도 어렵다. 인기 있는 일도 아니고"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은 "10억 원을 초과하는 노동소득에 대해선 거의 절반(49.5%)을 세금으로 내는데, 부동산 소득에 대해선 수십억이 돼도 지금 거의 안 내는 걸로 돼 있지 않느냐"라고 덧붙였다. 근로소득과 부동산 소득에 대한 과세의 형평성을 강조하며 세제 개편의 불가피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어 "부동산은 양도소득이 100억 원대가 돼도 (양도세가) 몇 억 원밖에 안 되지 않느냐"며 "살다 보니 우연히 그렇게 됐다고 하면 그거야 깎아 주는 게 맞는데, 투자용으로 사 가지고 정말로 투자로, 수십억을 버는데 세금을 거의 안 낸다는 것은 근로노동자들의 근로소득과 너무 형평이 안 맞는다"고도 했다. 일정 기간 이상 보유하고 거주하면 과세대상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한도 없이 공제해주는 현행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를 지적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주거 보호의 취지에도 안 맞고, 그건 투자·투기를 보호한 것"이라고 했다. 세제 개편안에는 비거주 장기보유자에 대한 공제 혜택을 없애고, 장기거주자에 대한 공제액도 10억 원(2029년 기준)으로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처럼 집값 안정보다 조세 정상화 취지를 부각한 것은 국민의힘 등을 중심으로 이번 증세가 '대선공약 파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이제는 세금으로 집값 잡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이 전날 7박 11일간 해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부동산 공급 대책 등을 주제로 7시간 30분에 걸친 마라톤회의를 한 것도 '결국 집값은 공급으로 잡겠다'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공급을 도외시한 채 세금만으로 집값 문제에 접근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세제 개편안에 대해 "의견을 저희가 취합해 보고 부당하거나 현저하게 잘못된 게 있으면 저희가 다시 시정하도록 하긴 할 텐데 의견을 많이 주시기 바란다"며 국회 법안 심사 과정 등에서 수정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재경부는 전날 △실거주 주택이라도 시가 30억 원부터는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늘리고 △시가 40억 원 이상 주택에는 중과하며 △양도소득세 공제한도 상한을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10억 원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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