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가 맡은 국가 AI센터···광주 NPU 딜레마 해법 찾나
2028년까지 칩 1만5000장 구축
국산 AI칩 검증·상용화까지 지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가 인공지능(AI) 컴퓨팅센터 구축에 본격 착수했다. 정부는 AI 고속도로의 핵심 인프라로 국가 AI 컴퓨팅센터를 조성해 첨단 AI 컴퓨팅 자원을 산·학·연에 제공하고, 국산 AI 반도체 검증과 상용화까지 연결하는 AI 풀스택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2028년까지 첨단 AI 반도체 1만5000장 규모의 국가 AI 컴퓨팅센터를 완공하고, 2027년부터는 일부 AI 컴퓨팅 자원을 조기 개방해 연구개발과 산업 현장의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업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GPU 숫자가 아니라 컨소시엄 맨 앞에 적힌 회사 이름이다. 삼성전자도, 네이버클라우드도 아닌 삼성SDS가 대표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는 AI 시대 국가 경쟁력의 중심축이 개별 반도체에서 실행환경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공모를 거쳐 삼성SDS를 중심으로 네이버클라우드, 삼성물산, 카카오, 삼성전자, KT,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등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최종 선정했다. 이후 국민성장펀드와 민간 자본을 결합한 특수목적법인(SPC)인 한국에이아이컴퓨팅센터(KOACC)를 설립해 구축과 운영을 전담하도록 했다. 정부는 센터를 통해 AI 연구개발 지원뿐 아니라 국산 AI 반도체 검증 환경과 상용 서비스 운영 기반까지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전일 열린 착공식에는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을 비롯해 박지원·한준호·안도걸 국회의원,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안정태 한국에이아이컴퓨팅센터(코아크) 대표, 이준희 삼성SDS 대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등이 참석했다. 산업은행·기업은행·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관계자도 자리했다.
삼성SDS는 최근 퓨리오사AI의 국산 NPU를 기반으로 한 NPUaaS(NPU as a Service)를 삼성 클라우드 플랫폼(SCP)에 상용화하며 국산 NPU 생태계 확대를 적극 지원해왔다. GPU 중심 AI 인프라와는 별개로 국산 NPU의 검증과 서비스 운영 경험을 축적해 온 만큼, 국가 AI 컴퓨팅센터에서도 연구개발과 상용화를 연결하는 실행환경 구축 역할을 맡게 된 것은 그간의 사업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특히 광주시 참여는 국가 AI 컴퓨팅센터를 이재명 정부 메가프로젝트와 NPU 연구단지 등 지역 AI 생태계와 연계하려는 정책 방향을 보여준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AI 컴퓨팅 인프라의 중심축이 GPU와 HBM 기반으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NPU 중심 지원 전략은 기술 변화 속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가 AI 컴퓨팅센터가 향후 GPU 중심 인프라와 국산 AI 반도체 육성을 어떻게 균형 있게 연결할지가 사업의 성패를 가를 핵심 과제로 꼽힌다.
이 사업은 삼성전자는 AI 반도체를 공급하고, 네이버클라우드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담당하며, KT는 네트워크를 맡는다. 하지만 이 모든 요소를 하나의 국가 AI 시스템으로 통합하고 운영하는 역할은 삼성SDS가 맡는다. AI 시대 경쟁력은 반도체와 네트워크, 전력, 클라우드, 데이터, 보안을 하나의 실행환경으로 묶어 연구기관과 기업이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운영 능력에 있다.
특히 국가 AI 컴퓨팅센터는 연구개발 구역(R&D Zone)을 별도로 조성해 국산 AI 반도체 설계와 시제품 검증을 지원하고, 성능이 확인된 제품은 상용 서비스까지 연결할 계획이다. 정부가 AI 컴퓨팅 자원을 단순 임대하는 수준을 넘어 국산 AI 반도체 산업을 성장시키는 테스트베드이자 산업 플랫폼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다.
삼성SDS가 실행환경 맡는다
데이터센터용 NPU는 쇠퇴기
소버린 칩 함정 벗어나려면?
전국적으로는 정부 AI 메가프로젝트와 민간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가 GPU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초거대 AI 학습과 추론 수요가 GPU와 HBM 기반으로 집중되면서 국가 AI 컴퓨팅 인프라의 표준도 GPU 중심으로 굳어지는 흐름이다.
반면 광주권은 국산 NPU 연구개발과 실증, 상용화를 담당하는 정책 거점이라는 특수성을 안고 있다. 이는 국산 AI 반도체를 육성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지만, 글로벌 AI 컴퓨팅 생태계의 주류가 GPU 중심으로 이동하는 현실과는 일정한 간극도 존재한다. 광주시 달래기용 NPU센터, 알고 보니 AI 개발 없는 '쇼룸'
국가 AI 컴퓨팅센터의 과제는 이 간극을 메우는 데 있다. 초기에는 NPU 연구개발과 검증을 지원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GPU 중심의 국가 AI 인프라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실행환경으로 진화해야 한다. 광주의 NPU 전략 역시 독립된 목표에 머무르기보다 전국 GPU 기반 AI 메가프로젝트와 접점을 넓혀가는 방향으로 확장될 때 비로소 국가 AI 플랫폼으로 완성될 수 있다.
☞실행환경(Execution Environment) = GPU나 NPU 같은 반도체를 넘어 클라우드, 네트워크, 데이터, 권한, 운영체제를 하나로 연결해 AI가 실제 업무를 수행하도록 만드는 기반이다. 반도체가 연산을 담당한다면 실행환경은 그 연산을 연구개발과 서비스, 산업 현장으로 이어주는 플랫폼이다. AI 시대 국가 경쟁력은 어떤 칩을 보유했느냐보다 그 칩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연결하고 운영하는 실행환경을 구축했느냐에서 결정된다.
여성경제신문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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