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양산, 공식 기록만큼 덥지 않다”… 양산시, 기상청에 관측장비 이동 요청
자체 장비와 2도 차이
기상청 “장비 이상 없어”

연일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넘어서며 국내 최고 ‘폭염도시’로 떠오른 경남 양산시가 “실제 도시의 온도는 공식 기록만큼 높지 않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양산시는 기상청의 관측장비가 유독 더운 장소에 있어 양산 전체의 온도를 대표할 수 없다며 기상청에 장비의 이동을 요청했다.
4일 양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기상청 예보국장 등 관계자들이 양산시 동면 수질정화공원에 설치된 자동기상관측장비를 찾아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이날 점검은 지난달 29일부터 양산지역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웃도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관측자료의 신뢰성과 장비 이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뤄졌다. 점검 결과는 온도계 등 관측 정비가 정상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양산시는 당시 기상청 관계자들에게 관측장비의 위치 이동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기상청 관측지점의 기온 자료를 함께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양산시는 기상청 관측장비가 설치된 동면 수질정화공원의 주변 환경이 2008년 설치 당시에 비해 크게 달라졌다고 설명한다. 설치 당시에는 주변 개발이 많지 않았지만 현재는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각종 시설이 들어서면서 도시화가 진행됐다는 것. 이러한 환경 변화가 지표면 온도와 복사열 등에 영향을 미쳐 계측 온도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 양산시의 주장이다.
양산시는 이곳 관측장비에서 계측된 온도가 시내 다른 장비에서 계측된 온도보다 상대적으로 1~3도 정도 높다고 설명한다. 현재 양산에는 기상청이 운영하는 관측장비 2곳과 양산시가 읍면동에 설치한 자체 관측장비 11곳이 운영되고 있다.
양산시에 따르면, 동면 수질정화공원 내 관측장비에서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낮 최고기온을 각각 40.3도, 40.3도, 41.4도, 41.6도, 42.5도로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상청이 상북면 좌삼초등 인근에 설치한 관측장비는 36.8도, 37.7도, 38.7도, 39.0도, 41.0도를 기록했다. 심지어 동면 수질정화공원 맞은편 신도시정수장에 설치된 양산시 자체 관측장비조차 같은 기간 38.1도, 38.0도, 39.3도, 39.1도, 40.3도를 기록하며, 공식 기록(동면 수질정화공원 관측장비)과 큰 차이를 보였다.
기상청은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같은 지역에서도 지형과 바람, 일사량 등에 따라 2~3도의 기온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관측장비는 현재 기온뿐 아니라 수십 년간 축적된 자료를 통해 기후변화와 지역 환경 변화를 분석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주변 환경이 변했다고 해서 다른 장소로 옮기면 기존 자료와의 연속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양산시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조만간 다시 한 번 공식적으로 관측장비 이동 혹은 추가 관측장비 구축을 요청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양산시 관계자는 “관측장비 설치 이후 18년 동안 주변환경이 크게 변한 만큼 현재 위치가 지역 대표성을 갖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관측장비 이동이나 추가 관측망 구축 등 다양한 방안을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