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내화 목포공장 사진공모전…복합문화공간 앞둔 마지막 기록

전하영 기자 2026. 8. 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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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 공장의 시간, 예술작품으로 승화
대상 홍창석 ‘박락의 미학’ 등 9명 수상
수상작 2027년 준공 기념 전시서 공개
'2026 조선내화 목포공장 사진 공모전 시상식'이 지난 3일 서울특별시 강남구 CR타워에서 전남일보 모기업인 조선내화㈜와 조선내화의 모회사인 CR홀딩스㈜ 주관으로 열린 가운데 관계자들과 수상자들이 시상식을 마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판영석 기자

오랜 시간 멈춰 있던 공장의 벽과 설비, 그 위에 내려앉은 세월이 사진 속에 담겼다.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CR홀딩스에서 '2026 조선내화 목포공장 사진공모전' 시상식이 열렸다. '도약을 위한 멈춤의 기록'을 주제로 한 이번 공모전은 2027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할 조선내화 목포공장의 현재 모습을 남기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시상식에는 수상자 9인 중 7인이 참석했다. 최광철 조선내화 대표이사와 강문수 CR홀딩스 대표, 임경훈 시알아이 대표이사를 비롯해 공모전 심사위원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최광철 조선내화 대표이사. 판영석 기자

변화를앞둔공장을기록하다
최광철 대표의 인사말로 문을 연 시상식에서는 수상작들이 스크린을 통해 차례로 공개됐다. 공장 전체를 멀리서 담은 풍경부터 녹슨 철재와 벗겨진 벽, 오래된 설비의 세부까지 같은 장소를 서로 다르게 바라본 시선들이 화면을 채웠다.

최 대표는 "조선내화의 뿌리이자 여정이 시작된 목포공장의 풍경이 사진을 통해 예술작품으로 다시 태어났다"며 "렌즈 너머로 담아낸 목포공장의 풍경과 그 안에 숨쉬는 이야기들이 얼마나 다채롭고 아름다운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목포공장 복합문화공간 조성사업의 총괄 기획자인 김지현 건축사는 "목포공장이 새로운 공간으로 만들어지고 나면 지금의 모습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며 "프로젝트 관계자가 아닌 새로운 시선으로 공장의 현재를 남기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신창훈 건축사·프로젝트 대표 설계사가 지난 3일 서울특별시 강남 CR타워에서 열린 '2026 조선내화 목포공장 사진 공모전 시상식'에서 심사평을 하고 있다. 판영석 기자

다섯개의시선으로고른아홉작품
심사에는 강문수 CR홀딩스 대표이사와 유현준 건축가, 최지욱 사진작가, 김지현·신창훈 건축사 등 5명이 참여했다. 이번 공모전에는 총 237점의 작품이 접수됐으며, 심사위원들이 각자 15점씩 고른 뒤 한 표 이상을 받은 47점을 다시 살펴 최종 수상작 9점을 선정했다.

신창훈 건축사는 "사진작가는 빛과 구도를, 건축가는 공간과 구조와 스케일을, 기업가는 브랜드가 지닌 가치를 중심으로 작품을 바라봤다"며 "마지막에는 한 표 차이로 수상작이 갈릴 만큼 긴장감 넘치는 심사였다"고 밝혔다.

이어 "프로젝트의 대표 설계사로서 목포공장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작품들을 보며 오히려 겸허해졌다"며 "공장 전체를 바라본 원경부터 구조와 재료의 질감을 포착한 근경까지 다양한 시선이 모여 목포공장을 새롭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강문수 CR홀딩스 대표도 각 분야 전문가들이 심사에 참여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치열한 고민 끝에 선정된 작품인 만큼 수상자들이 충분히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축하했다.
'2026 조선내화 목포공장 사진 공모전 시상식'이 지난 3일 서울특별시 강남구 CR타워에서 열린 가운데 최광철 조선내화 대표이사가 홍창석(작품 '박락의 미학') 대상 수상자에게 상패와 상금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판영석 기자

만장일치로뽑힌'박락의미학'
대상은 홍창석씨의 '박락의 미학'이 차지했다. 심사위원 5명 전원의 선택을 받은 유일한 작품이다.

심사위원단은 "시간의 흔적과 형태를 담아내면서도 다양한 재료가 빚어내는 질감에서 풍부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며 "사진적 완성도 역시 흠잡을 데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대상 수상작 '박락(剝落)의 미학'. CR홀딩스 제공

최우수상은 장민창씨의 '하늘을 지탱하는 시간'에 돌아갔다. 수직으로 뻗은 공장 구조물과 하늘의 여백을 통해 산업시설의 묵묵한 존재감을 시적으로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수상에는 양승환씨의 '원료를 품에 끌어안아라'와 이승균씨의 '그가 만들어낸 것'이 선정됐다. 전자는 원료를 다루는 과정의 역동성과 현장의 에너지를 포착했으며, 후자는 공장에서 일했던 이들의 손길과 노동의 흔적을 담아냈다.

장려상에는 김영준씨의 '시간이 머무는 풍경', 최연소 수상자 최소윤양의 '빛이 기억하는 공장' 등 5점이 이름을 올렸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트로피와 상금 300만원,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100만원이 수여됐다. 우수상과 장려상 수상자들도 상패 또는 상장과 상금을 전달받았다.
'2026 조선내화 목포공장 사진 공모전 시상식'이 지난 3일 서울특별시 강남구 CR타워에서 열린 가운데 장려상 수상자인 최소윤 어린이가 아버지와 함께 공모전 수상작을 둘러보고 있다. 판영석 기자

수상자들이바라본목포공장
대상을 수상한 홍창석(33)씨는 "건축설계업에 몸담고 있다 보니 건물이 변하기 전과 후를 직접 느껴보고 싶어 참여했다"며 "사진 공모전은 처음이지만 좋은 건축물을 접하고 변화의 과정을 보여줄 수 있어 매우 뜻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상금은 가족들과 함께 좋은 건축물을 답사하는 데 쓰겠다"고도 덧붙였다.

최우수상 수상자 장민창(39)씨는 "우연한 기회로 공모전을 접했는데,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오래된 건물을 보존한다는 취지가 인상적이었다"며 "앞으로도 오래된 건축물을 없애기보다 보존해 과거의 시간이 잊히지 않고 미래로 이어지는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수상 수상자인 양승환(27)씨도 "평소 주로 인물을 촬영하는데 이번 공모전을 계기로 문화유산을 촬영할 수 있어 좋았다"며 "앞으로도 여러 지역을 다니며 문화유산 촬영을 이어가고,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날 목포공장도 꾸준히 지켜보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공모전 수상작은 2027년 5월 조선내화 창립 80주년과 목포공장 복합문화시설 준공을 기념하는 전시에서 공개되며, 도록에도 수록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