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왜 피해자가 빌어야 하나요? 대통령님 살려주세요"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의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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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7개월 전만 해도 그는 새 삶을 준비하고 있었다.
우리는 지금으로부터 1년 7개월 전인 2025년 1월 진주씨와 만난 적 있다(더스쿠프 633호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진주씨의 '세상 돌려차기'). 그때까지만 해도 그는 피해자를 위한 사회교육 플랫폼을 구축하는 작업에 힘을 쓰고 있었다.
"모든 범죄 피해자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범죄 피해든 경중을 따질 수 없으니까요. 다만, 상해·폭행 피해처럼 사건 직후 입원 치료를 받거나 기억이 불완전한 피해자들이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 분들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피해를 제대로 설명하기 어려워 사실상 소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완수사권이 사라졌으니 이런 피해자들이 '수사의 사각지대'에 놓일 것 같아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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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려차기 피해자 진주씨 인터뷰
피해자 플랫폼 준비하던 진주씨
논란의 복판에 다시 올라선 이유
검사 보완수사권 필요성 알리려
각종 토론회, 세미나 참석했지만
아무런 메아리도 울리지 않아
연락해온 범여권 강경파 없어
李 대통령에게 부탁의 말 남겨
# 2022년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 김진주(가명)씨. 1년 7개월 전만 해도 그는 새 삶을 준비하고 있었다. 자신과 같은 강력범죄 피해를 겪은 이들을 교육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게 그의 꿈이었다. 그랬던 진주씨가 최근 '형사소송법 개정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을 밀어붙인 여당 강경파 의원의 SNS에 "지옥에나 가라"는 댓글을 남길 정도로 도발적이다.
# 진주씨는 왜 논란의 복판으로 스스로 돌아온 걸까. 그가 말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왜 강력범죄 피해자들이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유지해 달라고 빌어야 하나요? 대통령님 들리시나요?"
![7월 31일 형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제 시선은 이재명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할지에 쏠리고 있다. [사진 | 뉴시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04/thescoop1/20260804090812927xxhp.jpg)
문제는 많은 이들이 '72년 만의 대수술'을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7월 20~21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55.3%가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했다. 찬성 의견은 27.4%에 불과했다. 전당대회를 앞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민심'보단 '당심'을 좇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법안 개정 과정도 아쉬운 측면이 적지 않다.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6개 시민단체가 검사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반대하고 나섰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보완수사권의 도움을 받았던 강력범죄 피해자들의 목소리도 '공허한 메아리'에 그쳤다.
그중 대표적인 인물은 2022년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 김진주(가명)씨다. 진주씨는 지난 7월 15일 열린 강력범죄 피해자 공동기자회견에서 "경찰의 실수를 보완할 대책이 있어야 한다"며 "약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지만 법안 통과를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은 그의 목소리를 끝내 외면했다.
진주씨가 지난 1일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노무현 대통령 묘역을 찾아가 올린 "통과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영전에 올렸다"는 SNS 게시물에 거친 댓글(지옥에나 가라)을 남긴 덴 이런 배경이 깔려 있다. [※참고: 김용민 의원은 서영교, 김승원(이하 더불어민주당), 박은정(조국혁신당) 의원 등과 함께 '형소법 개정안 범여권 강경파'로 분류된다.]
지금 진주씨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우리는 지금으로부터 1년 7개월 전인 2025년 1월 진주씨와 만난 적 있다(더스쿠프 633호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진주씨의 '세상 돌려차기'). 그때까지만 해도 그는 피해자를 위한 사회교육 플랫폼을 구축하는 작업에 힘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밟아온 최근 1년간 '삶의 궤적'은 달랐다. 진주씨는 각종 토론회와 인터뷰를 통해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알리는 데 누구보다 앞장섰다. 새 삶을 꿈꾸던 진주씨는 왜 다른 선택을 한 걸까. 그를 다시 만나봤다.
![[사진 | 김진주씨 제공]](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04/thescoop1/20260804090814213sybw.jpg)
"적절한 표현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 순간에 범죄 피해자들이 생각 나서 울화가 치밀었어요."
✚ 7월 15일 강력범죄 피해자 공동 기자회견에서 "범죄 피해자들을 이 자리에 모여들게 만든 국가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피해자가 직접 공식석상에 서는 것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요.
"지난 1년간 검찰개혁 관련 토론회와 세미나를 다니며 계속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제 입장에서 보완수사권이 유지되든 그렇지 않든 개인적으로 얻는 이익은 없습니다. 하지만 직접 사건을 겪어보니 이 제도가 사라지면 '수사 사각지대'에 놓이는 피해자들이 많아질 것이란 확신이 들어서 나섰습니다. 저 역시 피해자였기 때문에 그 무서움을 잘 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강력범죄 피해자들은 결국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이런 상황을 만든 정부도, 정치인들도 너무 싫었습니다."
그는 잠시 침묵했다.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한 듯했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기자회견에 나온 피해자 중 대부분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 상처를 입은 피해자들입니다. 그분들조차 경찰을 없애자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과거 검찰의 잘못만을 이유로 검찰청 폐지를 주장하는 것을 저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 아쉽게도 피해자들의 목소리는 메아리에 그쳤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보완수사권' 폐지를 당론으로 결정했고, 본회의 통과까지 이끌어냈습니다. 그 과정을 지켜보며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더불어민주당에서 한차례 자리를 만들긴 했습니다. 홍기원 의원과 곽상언 의원 등이 7월 23일 주최한 토론회였습니다. 하지만 의미 있는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전당대회까지 한달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혹여 '범죄 피해자를 위한 제대로 된 제도를 만들겠다'는 마음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없었을 겁니다."
✚ 민주당 측은 법안 통과 후인 3일 '형사소송법 개정 국민보고회'를 열었습니다. 이를 두고 한편에선 법안을 통과시키기 전에 설득과 숙의 절차를 거쳐야 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도 이해해보려 많이 애썼습니다. '저들도(더불어민주당) 피해를 겪었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겠지'라면서 말이죠. 그런데 정치인들은 지난 1년간 제도를 어떻게 더 안전하게 만들지를 논의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보완수사권 우수 사례니, 누가 잘했고 누가 잘못했느니 하는 정치적 공방만 이어갔습니다. 국민을 대신한다는 정치인들이 정말 누구를 대변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지난 7월 15일 강력범죄 피해자 공동 기자회견 전후 형사소송법 개정을 주도한 '범여권 강경파 의원'들로부터 직접 연락을 받거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나요?
"없었습니다. 적어도 저에게 직접 연락해 피해자 입장을 듣겠다고 하거나 의견을 묻는 의원은 없었습니다."
✚ 그렇다면 공동 기자회견 이후 피해자의 목소리에 공감하거나 귀 기울여준 정치인이 있었나요?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억에 남습니다. 지난 1일 제가 먼저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반대표를 던지시는 데 큰 용기가 필요했을 텐데, 저 같은 사람도 응원하고 있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감사드리고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러자 곽 의원은 '입법은 국회의원이 하고 피해는 국민이 입습니다. 정말 고통스럽습니다. 막지 못해 죄송합니다'라고 답장을 보내왔습니다."
곽 의원은 공교롭게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다. 그는 최근 SNS에 "노 대통령은 재임 시절 검수완박을 추진한 적 없다"는 말을 남겼다.

"보완수사권이 없었다면 '돌려차기 사건'은 지금처럼 공론화하지 못했을 겁니다. '중상해' 정도로 끝나가던 제 사건이 '강간 등 살인미수'로 바뀐 건 보완수사권 덕이었죠. 만약 그 과정이 없었다면 저는 굳이 문제를 제기하거나 사건을 알릴 일도 없었을 겁니다. 가해자가 언제 출소할지만 걱정하는 신세였겠죠."
✚ 보완수사권 폐지로 어떤 피해자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시나요?
"모든 범죄 피해자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범죄 피해든 경중을 따질 수 없으니까요. 다만, 상해·폭행 피해처럼 사건 직후 입원 치료를 받거나 기억이 불완전한 피해자들이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 분들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피해를 제대로 설명하기 어려워 사실상 소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완수사권이 사라졌으니 이런 피해자들이 '수사의 사각지대'에 놓일 것 같아 걱정입니다."
✚ 이제 시선은 이재명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느냐로 쏠리고 있습니다.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제발 살려주세요. 이것을 왜 피해자들이 이렇게 빌고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대통령님, 제 목소리가 들리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 오전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형소법 개정안을 심의한다.
홍승주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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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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