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박근혜 보은용 조례’ 포기···여론 뭇매에 공약 철회

백경열 기자 2026. 8. 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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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대구시장이 6·3 지방선거 후보 시절이던 지난 4월28일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국민의힘 대구시당 제공

추경호 대구시장이 후보 시절 추진 의지를 보인 ‘전직 대통령 활동 지원 조례’를 제정하지 않기로 했다. 상위법과 어긋나는 데다 시민단체 등의 비판이 잇따르면서 한 발 물러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추 시장은 3일 취임 한 달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갖고 “(관련 조례의 경우) 상위법에 충돌되기 때문에 (제정)할 수가 없다”면서 “조례 이외의 형태로 추진하려고 해도 제도적인 틀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조례를 신설하거나 관련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추 시장은 전직 대통령의 활동을 보장하고 시정에 반영하기 위한 형태로 ‘조례’를 제시한 적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그는 “외교적 활동은 물론 지역사회나 국가를 위해 여러 활동을 한 전직 대통령들이 쌓아온 정치·외교적 인맥 등을 활용하면 국가 발전에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부분을 선거 기간에 강조했고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 없지만, 조례로 추진하겠다고 언급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추 시장은 6·3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5월1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아 관련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선거캠프 등에 따르면, 그가 제시한 공약은 대구시가 전직 대통령의 대외 활동을 지원하는 조례안을 제정하는 것이었다. 추 시장은 당선 이후에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실제 민선 9기 대구시장직 인수위 측은 “전직 대통령의 인맥을 시정에 활용하고 활동도 지원하는 방향으로 조례를 만들겠다는 게 당선인의 강한 의지”라고 전하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활동하던 시기의 글로벌 지도자 일부가 여전히 프랑스와 중국에서 활동 중이라는 등의 이유가 제시됐다.

하지만 시장직 인수위가 지난 6월29일 대구시에 전달한 정책 제안서에는 조례 제정과 관련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제안서(200개 과제)에 실려있지 않은 만큼 조례 제정 등도 검토하는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추 시장은 조례안 신설의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상위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현행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은 재직 중 탄핵 결정을 받아 퇴임하거나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대통령은 경호·경비를 제외한 예우를 하지 않도록 정하기 때문이다.

이에 유영하 국회의원(국민의힘)은 지난 1월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으며, 추 시장도 의원 시절 공동 발의자에 이름을 올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일한 수혜 대상이 된다는 점을 두고도 ‘보은용 조례’는 지적도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이 선거 기간 유세장에 나타나는 등 도움을 준 것에 따른 보답 차원이라는 것이다. 현재 생존한 전직 대통령은 이명박·박근혜·문재인·윤석열 등 4명인데, 이중 문 전 대통령을 제외한 3명은 예우를 박탈당했다.

한편 조례안 관련 공약이 알려진 후 지역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비판이 이어졌다.

대구참여연대는 지난달 22일에도 논평을 내고 “전직 대통령 활동지원 조례 등 논란이 있는 정책은 추진해선 안된다. 시민적 공론화와 민주적 의사 결정을 위한 과정을 밟아야 한다”며 “이것이야말로 추 시장의 열린행정에 대한 진정성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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