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헬멧 벗고 화물칸 타라"…라이더 울리는 '최고급 아파트'

이은진 기자 2026. 8. 3.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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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더운 날씨에 배달 오토바이는 정문에 세우고 걸어오라 하고, 에어컨 없는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타라고 합니다.

서울 강남 최고급 아파트에서 배달 기사들에게 이런 부당한 차별을 하고 있다는데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밀착카메라 이은진 기자가 직접 배달을 해봤습니다.

[기자]

[뭐 헬멧을 벗어라, 거의 90%가 다 그래요.]

[차라리 배달을 안 시키든가, 본인들이 시켜놓고 문을 안 열어주면은…]

[정말 기피 대상이죠.]

이 지역 아파트, 배달 기사들은 '천룡인 아파트'라고 부릅니다.

[강모 씨 /배달 라이더 : 만화에 나오는 귀족 세력을 천룡인이라고 하는데, 그거를 말 그대로 빗대어서…강남이 제일 심하죠.]

천룡인은 만화에 등장하는 가상 특권층입니다.

현실에선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과도한 특권을 누리는 집단'을 의미합니다.

[강모 씨/배달 라이더 : 오토바이 출입 제한, 제 이름과 전화번호 (적고.) 그다음에 이제 소지품도 맡겨야 되고…]

이 아파트들이 그랬습니다.

서울 강남 최고가 아파트들입니다.

정문에 도착하니 신분부터 확인합니다.

[아파트 관리원 : 출입 일자 (쓰세요.)]

일반 엘리베이터는 타지 못합니다.

화물용을 이용해야 합니다.

[아파트 관리원 : 바로 오른쪽에 철문 여세요.]

단지가 크면 더 힘든 절차가 많아집니다.

서울 역삼동의 한 아파트입니다.

이곳은 정문부터 오토바이 출입이 금지됩니다.

그래서 오늘 같은 폭염에도 직접 음식을 들고 걸어가야 합니다.

입주민 오토바이는 들어갈 수 있습니다.

배달 오토바이는 안 됩니다.

정문에서 단지까지 걸어서 10분.

시간 맞추지 못하면 패널티가 있습니다.

매번 뛰어야 합니다.

[강모 씨/배달 라이더 : 걸어가면 이동 거리가 길어서 저도 너무 배달 시간이 오래 걸리고…다 왔다.]

오늘 체감온도 32도입니다.

서 있기만 해도 정말 너무 더운데요.

이번엔 제가 직접 배달 일을 해보면서 얼마나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직접 확인해 보겠습니다.

천룡인 아파트로 가는 콜.

음식을 찾고, 한참 달려 도착했습니다.

[아파트 관리원 : {46층이요.} 물건 맡겨주시면 키 교환해드릴게요. {물건이요?} 네. 카드나 신분증, 열쇠…]

이름과 연락처를 적고, 소지품을 맡긴 뒤 화물칸에 올라탔습니다.

화물용 엘리베이터 안인데요. 지금 내부 온도가 너무 높고 악취도 조금 납니다.

주민용과 달리 에어컨은 안 나옵니다.

입주민들 쓰레기 버리는 공간에 화물용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배달 기사는 이곳을 사용해야 됩니다.

[배달 라이더 : 주민들 타는 엘리베이터는 한 6대, 8대 막 이렇게 돼 있는데 화물칸은 1칸이에요. 그러면 저기 엘리베이터는 다 놀고 있어.]

그렇다고 배달료나 팁을 더 주는 것도 아닙니다.

관리 사무소는 입주민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했습니다.

[아파트 관리원 : 아무나 방문을 하면 안 되는 거잖아요. 더 심해질 거예요. 더 안전을 생각하고 있으니까.]

이 지역 말고 다른 아파트라고 해서 안전을 생각하지 않는 건 아닐 겁니다.

[강모 씨/배달 라이더 : 없다고 어른들은 얘기하지만 여기서는 만들어버리잖아요, 귀천을. 아이들도 그러면 '저런 사람들한테 저렇게 해도 되나'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내 집이 안전했으면 하는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그게 다른 사람을 함부로 대할 이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영상취재 김준택 영상편집 류효정 VJ 김광준 작가 강은혜 취재지원 김동환 김수린 영상디자인 김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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