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전남대, 난치성 심부전 새 치료 가능성 열었다

안세훈 기자 2026. 8. 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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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미생물 대사물질 규명
심장기능·섬유화 개선 확인
미토콘드리아 회복 원리 밝혀
국제학술지 EMM 게재
오창명 GIST 의생명공학과 교수
박상욱 전남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송한결 GIST 의생명공학과 박사
'유로리틴 A(Urolithin A)'의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 개선 효과

근본적인 치료법이 부족한 난치성 심부전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공동연구 결과가 나왔다. 광주과학기술원(GIST)과 전남대학교 연구진이 장내미생물이 만들어내는 천연 대사물질이 손상된 심장세포를 회복시키고 질환 진행을 억제하는 작용 원리를 세계 최초 수준으로 규명했다.

3일 GIST에 따르면 의생명공학과 오창명 교수 연구팀과 전남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박상욱 교수 연구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장내미생물 유래 대사물질인 '유로리틴 A(Urolithin A)'가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의 진행을 늦추는 핵심 기전을 밝혀냈다.

'박출률 보존 심부전'은 심장이 혈액을 내보내는 기능은 유지되지만 충분히 이완되지 않아 혈액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질환이다. 전체 심부전 환자의 절반가량을 차지하지만 복합적인 발병 원인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제가 부족한 대표적인 난치성 심혈관질환으로 꼽힌다.

연구진은 심부전이 진행될수록 심장세포의 에너지 생산기관인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되고, 이를 제거하는 기능도 떨어져 세포 기능이 악화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 결과 장내미생물이 생성하는 천연 대사물질인 유로리틴 A가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미토파지'를 활성화해 세포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시에 장내미생물 구성을 변화시켜 심혈관질환 악화와 관련된 지질 성분인 세라마이드 생성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

공동연구팀은 비만과 고혈압을 동반한 박출률 보존 심부전 동물모델에 유로리틴 A를 투여한 결과 심장의 이완 기능이 약 32%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심장 비대는 약 9.4%, 심근 섬유화는 약 42% 감소하는 등 심장 기능 회복 효과도 확인했다.

사람의 유도만능줄기세포에서 만든 심근세포 실험에서도 섬유화 관련 유전자 발현이 감소해 실제 인체에서도 치료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는 결과를 얻었다.

이번 연구는 심장세포의 에너지 대사와 장내미생물 대사를 동시에 조절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인정받고 있다.

오창명 GIST 교수는 "유로리틴 A가 손상된 미토콘드리아 제거를 촉진하고 장내미생물과 지질 대사를 함께 조절해 박출률 보존 심부전을 완화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근본적인 치료법이 부족한 심부전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는 연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GIST 의생명공학과 송한결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GIST-전남대학교병원 연구협력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EMM)' 7월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