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택도 세금폭탄 … 거주·이전 자유까지 옥죄나 [사설]

2026. 8. 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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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보유세와 거래세를 동시에 올리는 것을 골자로 한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재명 정부 1년간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가격이 약 2억원 뛰는 등 집값이 급등하자 증세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실거래가 12억원 초과 1주택자 기준으로 기존에는 보유 최대 40%, 거주 최대 40%를 공제혜택을 줬지만 2028년 보유 20%·거주 60%로 조정한 뒤, 2029년부터는 거주공제만 최대 80%를 적용한다.

불가피한 사정으로 실거주를 못한 1주택자 역시 세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 무리하게 입주를 강제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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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주택·비거주 1주택 정조준
양도세·보유세 올리며 "집 팔라"
누더기 세법에 정부 신뢰 깨지고
전방위 稅인상 전월세 전가 우려
집값 폭등한 文정부 실패 잊었나

정부가 보유세와 거래세를 동시에 올리는 것을 골자로 한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재명 정부 1년간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가격이 약 2억원 뛰는 등 집값이 급등하자 증세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거주 중심의 시장을 만들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투기 세력이 아닌 실수요 '1가구 1주택자'까지 세 부담이 급증한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낳는다.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위한 대토론회까지 열고 여론 수렴에 나섰지만, 결국 부동산 증세라는 '답정너' 식 결론으로 끝나고 말았다.

이번 세제 개편은 '똘똘한 한 채'로 대표되는 고가 주택과 비거주 1주택자를 정조준하고 있다. 부동산 정책 실패를 덮기 위한 '편 가르기 식 증세'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가장 큰 변화는 1989년 도입 이후 39년간 유지돼 온 양도소득세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개편이다. 정부는 보유기간 공제를 전면 폐지하고, 이를 '장기거주소득공제'로 바꿔 비거주자 세 부담을 늘린다. 실거래가 12억원 초과 1주택자 기준으로 기존에는 보유 최대 40%, 거주 최대 40%를 공제혜택을 줬지만 2028년 보유 20%·거주 60%로 조정한 뒤, 2029년부터는 거주공제만 최대 80%를 적용한다. 여기에 공제한도를 2028년 20억원, 2029년 이후 10억원으로 제한한다. 초고가 주택 보유자들이 과도한 공제 혜택을 누린다는 주장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하지만 장특공제는 본래 내 집 마련 후 누적된 물가 상승으로 인한 명목 차익까지 과세하는 불합리를 보정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였다. 그 취지를 믿고 수십 년간 세법을 신뢰하며 자산을 보유해 온 이들은 이제 공제 축소에 따른 양도세 폭탄에 직면하게 됐다. 집을 팔고 세금을 내고 나면 동일한 주거 환경이나 상급지로 이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징벌적 성격인 종합부동산세 역시 강화된다. 1주택 기본공제는 현행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해 오른 집값을 반영했다고는 하나, 현행 60%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2027년 이후 70%로 높였다. 특히 과세표준 12억원(공시가격 약 32억원, 시가 약 46억원) 초과 구간에는 2028년부터 현행 3주택자 이상 보유자에게 적용되던 중과세율(2~5%)이 1주택자에게도 적용된다. 특히 비거주 1주택은 기본공제가 9억원으로 줄어 종부세 부담이 늘어난다. 실제로 시뮬레이션 결과, 강북의 마포래미안푸르지오(84㎡·공시가 17억원)의 경우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친 보유세는 올해 416만원에서 개편 후 777만원으로 무려 86%가 증가한다고 한다.

결국 '살아도 팔아도' 모두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다. 보유세와 거래세를 동시에 올리면 집을 보유할 수도, 처분할 수도 없는 외통수에 걸린다는 주장이 잇따르자, 정부는 유예기간을 둬 퇴로를 열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지금 팔지 않으면 2~3년 내 세금 폭탄이 터질 것이라며 매도를 압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세금 낼 여력이 없는 고령 은퇴자들에게 평생 살아온 집을 이유도 없이 떠나라고 내모는 세금 정책이 정상인가. 불가피한 사정으로 실거주를 못한 1주택자 역시 세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 무리하게 입주를 강제당한다. 이는 국민의 헌법상 권리인 '거주·이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험천만한 정책이 아닐 수 없다. 부동산 정책의 단기적 효과를 위해 조세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국가 정책의 신뢰를 훼손한다면 그 대가는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이 같은 증세는 집값을 안정시키기보다 시장 왜곡을 부를 가능성이 크다. 늘어난 보유세는 전월세 가격에 전가돼 서민 주거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양도세 증가는 매물 잠김을 불러 거래절벽을 야기할 우려가 크다.

'똘똘한 한 채'를 겨냥한 정부·여당의 세금 행보가 교묘한 민심 갈라치기라는 비판도 주목한다. 다주택자에 징벌적 과세를 하며 수요 억제에만 골몰했던 과거 노무현·문재인 정부의 실패를 반복해선 안된다. 당시에도 공급을 외면한 증세의 결과는 역대급 집값 폭등으로 귀결됐다.

정부는 정책 실패 책임을 국민에게 떠넘기려는 징벌적 증세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시장 불안을 해소하는 해법은 세금 폭탄이 아니라 시장이 원하는 곳에 주택을 적시에 공급하는 정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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