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 30만 원”…민생지원금 준비하는 전북 지자체 어디?
정읍은 임기 내 1인당 150만 원 단계적 지급 방침
일각선 현금성 공약 경쟁…“선관위 규제”목소리도

추석을 앞두고 민생지원금 등 현금성 공약을 내건 전북 지자체들이 지급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지자체별 재정 여건에 따라 지급 시기와 방식에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6·3 지방선거를 통해 전북 각 지자체에 민선 9기 체제가 들어선 가운데, 추석 전 지원금 지급을 약속했던 지자체들이 잇따라 추가경정예산 편성 절차에 착수했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고창군과 완주군이다. 심덕섭 고창군수와 유희태 완주군수는 후보 시절부터 민생 안정을 목적으로 한 지원금을 추석 전까지 지급하겠다고 약속해 왔다.
심 군수는 당선 직후 “민생 추경의 기본 방향은 경기 침체로 벼랑 끝에 몰린 골목 상권과 취약계층을 구하는 민생 안정”이라며 추석 전까지 1인당 30만 원의 활력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활력지원금 편성을 담은 추경안은 오는 5일까지 열리는 제325회 고창군의회 임시회에서 심사된다.
완주군은 전 군민에게 1인당 30만 원의 민생안정지원금을 지급한다. 군은 지원금 지급을 위해 지난달 300억원 규모의 추경 예산안을 편성했으며, 완주군의회는 3일 이 예산안을 본회의에서 의결했다. 지급 대상은 지난 7월 31일 기준으로 지역에 주민등록을 둔 군민, 결혼이민자, 영주권자로 총 10만 5천여명이다. 지급 신청은 9월 8일부터 읍면 행정복지센터와 민원센터에서 받는다.
유 군수는 “지원금이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군민의 생활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며 “불편 없이 지원금을 받도록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반면 고창·완주와 함께 올해 안에 공약을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던 군산시는 지급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재준 시장은 후보 시절부터 “올해 안으로 비상경제민생지원금을 조성해 모든 군산 시민에게 1인당 10만 원씩 지급하겠다”고 밝혀 왔다. 그러나 열악한 재정 여건 탓에 ‘하반기 즉시 지급’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군산시는 공약 이행에 필요한 예산을 약 305억 원으로 추산했지만, 재정자립도가 16.4%에 불과한 데다 추경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가용재원 역시 수십억 원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읍시는 현금성 공약을 임기 내에 단계적으로 이행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이학수 정읍시장은 민선 9기 동안 시민 1인당 150만 원을 지급하되, 이를 임기에 걸쳐 연차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왔다. 추석 전 지급에 속도를 내는 고창·완주군, 재정 여건으로 지급이 지연되는 군산시와는 또 다른 행보다.
정읍시의 이 같은 단계적 접근은 이 시장의 평소 소신과도 맞닿아 있다. 이 시장은 지난달 취임 기자회견에서 “공직선거에서 선심성 예산을 주겠다는 발표는 매표행위로 볼 수 있다”며 “선거법으로 지급 공약을 못 하도록 선거관리위원회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6·3 지방선거를 전후해 전국 곳곳에서 현금성 공약 경쟁 논란이 불거졌다. 군산시를 비롯해 강원 속초시·횡성군, 전남·광주 여수시·나주시·함평군·장성군, 경남 김해시 등에서 여러 정당 후보들이 20만 원에서 100만 원까지 1회성 또는 단계별 지급을 내건 민생지원금 공약을 잇따라 발표했다.
정읍에서도 더불어민주당 경선에 출마한 이상길 후보가 50만 원 지급을 공약한 이후, 본선거 종반에 후보들이 잇따라 민생회복지원금 공약을 내놓으며 논란이 일었다. 조국혁신당 김민영 후보가 120만 원 지급을 공약하자, 이학수 후보는 150만 원 공약으로 맞섰다.
이 시장은 “상대 후보가 120만 원 공약을 갑자기 내놓으면서 자체 여론조사에서 (판세가) 역전되는 분위기를 체감했다”며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는 캠프 내 분석과, 민선 8기에서 예산을 절감해 전 시민에게 민생지원금을 지급했던 사례가 인정받았다는 종합적 판단에 따라 150만 원 지급 공약을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정읍의 한 시민은 “후보자가 당선만 되면 된다는 생각으로, 지역 재정 여건이나 예산 확보 방안도 제시하지 못한 채 막연하게 주겠다고만 하는 것은 문제”라며 “공직선거법으로 규제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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