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한달째 비소식 없는 제주…가뭄탓 당근 발아율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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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 같으면 파종이 후반에 접어들었을텐데, 올핸 가뭄 때문에 지난해보다 2주가량 늦은 7월23일경부터서야 시작했습니다. 이 밭은 1주 전에 파종을 마쳤는데, 워낙 날이 가물어 싹이 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한달 가까이 지속된 폭염과 강수부족으로 인해 제주 대부분의 지역에서 밭작물을 중심으로 농작물 가뭄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김희준 구좌농협 경제상무는 "올해 당근농가들은 가뭄뿐 아니라 지난해 조기파종 당근의 품질이 떨어졌던 탓에 파종시기를 늦췄다"면서 "구좌농협 지역에선 3일 기준 40%가량이 파종을 마쳤지만, 실제 발아율은 1% 미만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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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내 콩·노지수박 등도 피해
감귤농가도 불안…폭염피해 예방 나서

“예년 같으면 파종이 후반에 접어들었을텐데, 올핸 가뭄 때문에 지난해보다 2주가량 늦은 7월23일경부터서야 시작했습니다. 이 밭은 1주 전에 파종을 마쳤는데, 워낙 날이 가물어 싹이 나지 않았습니다.”
송철주 제주 구좌읍 하도리 이장(57)은 수분부족으로 먼지가 일어날 것 같은 당근밭을 바라보며 걱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처럼 한달 가까이 지속된 폭염과 강수부족으로 인해 제주 대부분의 지역에서 밭작물을 중심으로 농작물 가뭄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7월29일 기준 도내 토양수분 관측지점 39곳 중 25곳이 수분부족 상태이며, 그중 8곳은 ‘매우 부족’, 5곳은 ‘가뭄’ 단계로 분석됐다. 더욱이 이달 첫째 주(3~9일)까지도 비 소식이 없어 농가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특히 당근 주산지인 제주시 구좌읍은 본격 파종시기와 가뭄이 맞물려 농업용수 수요가 몰리고 있다. 제주농협본부의 조사에 따르면 7월30일 기준 구좌읍 지역의 당근 파종률은 10% 내외로 송당·행원리 등 관수시설이 잘된 지역에 그쳤다. 주말 사이 파종이 증가했지만 씨앗이 싹틀지도 장담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김희준 구좌농협 경제상무는 “올해 당근농가들은 가뭄뿐 아니라 지난해 조기파종 당근의 품질이 떨어졌던 탓에 파종시기를 늦췄다”면서 “구좌농협 지역에선 3일 기준 40%가량이 파종을 마쳤지만, 실제 발아율은 1% 미만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동부지역 대표 수자원인 송당저수지의 저수율은 22%에 그쳐 지난해 70%에 크게 못 미친다. 이 때문에 제주도는 농작물 가뭄 종합상황실을 가동하며 제주시 내 공공 관정 467곳과 저수지 8곳, 급수탑 148곳을 개방해 농업용수를 공급중이다. 이동식 물탱크인 ‘물백’도 설치했다. 도가 김녕·월정·한동리 등 8개 마을에는 10t들이 공용물백 16개를 설치한데 이어 구좌읍도 양수기 49대와 2t들이 물백 85개를 무상임대하고, 임시 살수차 1대도 운영중이다.

앞서 지난 6월29일 구좌농협(조합장 윤민)은 폭염·가뭄 대비를 위해 6600만원을 들여 양수기 42대, 10t들이 물백 24개, 물통 64개 등 132개의 농업용장비 132개를 조합원 130명에게 지원한 바 있다.
구좌읍 외에도 당근 생산농가가 많은 서귀포 성산일출봉농협(조합장 박명종)도 성산읍과 협력해 5t들이 공용 물백 6개를 설치했다.
가뭄과 폭염 여파는 당근만의 일이 아니다. 파종이 마무리된 콩은 서귀포시 안덕면, 제주시 애월·구좌읍, 한경면 등 주산지 전체에서 생육 지연이 일어나고 있으며, 한경면에선 재파종용 종자를 구하려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제주 노지수박 주산지인 애월읍 신엄리에서는 수박이 속부터 익어버리는 ‘피수박(육질악변과)’ 피해가 속출하고 있지만, 농작물재해보험 가입 가능 지역이 아닌 까닭에 대상이 아니어서 농가 시름이 더욱 깊다. 더욱이 애월읍 중산간 지역은 물 부족으로 인해 주민 생활용수는 물론 농작물에 대해서도 지하수 제한급수를 실시중이다.
나아가 이달 중순부터 양배추·브로콜리·겨울무 등 주요 겨울채소 파종이 본격화될 예정이어서 12일 비소식과 함께 제13호 태풍 ‘돌핀’의 경로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산지에서는 당근 파종에 실패한 농가들이 겨울무 파종에 나설 우려도 점쳐지고 있다.

감귤농가들도 가뭄과 폭염이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해 긴장을 거두지 않고 있다. 대정읍에서 ‘유라조생’ 감귤을 재배하는 현왕철씨는 “점적관수로 수분 공급을 조절하고, 유동팬을 가동해 실내 공기 흐름을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서귀포 중문농협(조합장 김성범)은 7월31일 종합시설 신축공사 착공식 직전 공사 안전과 단비를 바라는 마음을 함께 담아 ‘안전기원제’를 지내기도 했다.
아울러 현장에서는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 예방과 자구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7월19일 제주지역 장마가 종료된 후 연일 폭염경보와 주의보가 발효되고 있는 상황이다. 오동욱 효돈농협 상무는 “고령 농민들에게 오후작업을 피하도록 지도하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오전 9시 이전 작업을 마치고 있다“며 ”또한 1층 지도과를 무더위쉼터로 개방해 농민들과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긴급대책 못잖게 가뭄이 길어질 경우에 대비해 저수지와 저류지 등 급수시설 확충과 함께 노후한 공급 설비를 개선해 물이 농가에 더 원활하게 닿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송철주 회장은 “지하수 개발이 어렵다면 농장부지 일부를 파서 비닐 혹은 장판을 깔아 빗물을 모아둘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며 개별 농가에 대한 지원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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