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남 코어16 대표 "좋은 종목보다 중요한건 좋은 매도 시스템" [fn이사람]

[파이낸셜뉴스] "매수(BUY)는 모두가 말하지만, 우리는 매도(Sell)를 연구합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 그간 조윤남 코어16 대표는 오랫동안 애널리스트와 리서치센터장,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지낸 '퀀트분야의 대가'로 자리매김해 왔다. 그런 그가 안정적인 커리어를 뒤로하고 창업을 택한 이유는 의외로 단순했다. "시장은 무엇을 살 것인지에는 열광하지만, 무엇을 언제 팔 것인지는 아무도 연구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이 출발점이었다.
조 대표가 2024년 설립한 코어16은 스스로를 AI 기업이나 금융 데이터 회사가 아닌 '투자 의사결정 시스템 기업'이라고 정의한다. 목표도 독특하다. 주가를 예측하는 회사가 아니라 사건(Event)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투자자의 판단을 돕는 '금융의 팔란티어(Palantir)'를 만드는 것이다.
조 대표는 3일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투자의 대부분은 어떤 주식을 살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실제 성과는 언제 기존 판단을 수정하고 어떤 종목을 계속 보유할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갈린다"며 "우리는 이를 '매도의 과학(Science of Selling)'이라고 부른다"고 밝혔다.
실제 코어16은 이를 위해 △ 시장 이벤트 분석 시스템 '이벤톨로지(Eventology)' △매도 신호 기반 플랫폼 '셀스마트(SellSmart)' △공급망 분석 플랫폼 '체인스코프(Chainscope)'를 개발했다. 금리와 환율, 원자재, 정책 변화 같은 사건이 산업과 공급망을 거쳐 기업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결 구조로 분석하는 것이 핵심이다. 조 대표는 "같은 뉴스라도 어떤 기업에는 기회가 되고 다른 기업에는 위험이 된다"며 "시장은 사건보다 해석에 의해 움직인다. 결국 투자는 정보를 얼마나 빨리 해석하느냐의 경쟁"이라고 설명했다.
코어16이 특히 공을 들이는 분야는 '매도'다. 그는 "시장에는 수많은 매수 전략이 있지만 매도를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곳은 거의 없다"며 "주가가 떨어졌다고 파는 것이 아니라 투자 논리가 훼손됐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진짜 매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인투자자들에게도 같은 원칙을 제시했다. 그는 "매수하기 전에 매도 조건부터 정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창업 2년차에 성과도 냈다. 지난해 자체 투자 철학을 담은 BOBP ETF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고, 최근에는 중소벤처기업부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TIPS에도 선정됐다. 조 대표는 "ETF 자체보다 우리의 투자 방법론이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받기 시작했다는 점이 의미가 크다"며 "궁극적으로는 해외 금융회사들이 우리의 투자 의사결정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에는 해외 기관 고객 확보에 집중한다.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넘어 미국 등록투자자문사(RIA), 글로벌 헤지펀드 등을 대상으로 데이터 API와 리포트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최근 논란이 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해서는 규제보다 '투자자 이해와 교육'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지수 ETF와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는 위험 구조가 전혀 다른 상품인 만큼 상품 구조를 이해하는 투자 문화가 먼저 자리 잡아야 한다"고 짚었다.
하반기 유망 투자처로는 AI 반도체와 첨단 패키징,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망·변압기·냉각설비 등 인프라 산업을 꼽았다. 다만 특정 테마를 맞히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리밸런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산업을 찾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특정 분야에 과도하게 집중하지 않는 것"이라며 "결국 투자 성과는 무엇을 사느냐보다 언제 비중을 줄이고 판단을 수정하느냐에서 갈리고, 그 갈림길에서 코어16가 투자 의사결정 인텔리전스를 만드는 회사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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