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하이닉스 주식 3620주 취득…"책임 경영 의지"

양정민 기자 2026. 8. 3.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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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주식 직접 매입은 처음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하이닉스 주식을 처음으로 사들였다.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잇따라 낮추며 주가가 약세를 보인 날 이뤄진 매수라, 시장에 자신감을 내보이려는 행보로 읽힌다.

SK하이닉스가 30일 공시한 최대주주등소유주식변동신고서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장내매수로 보통주 3620주를 취득했다. 변경 전 보유 주식은 0주였고, 이번 매수로 3620주를 보유하게 됐다.

그동안 SK하이닉스 주식을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았던 최 회장이 처음으로 직접 지분을 확보한 것이다. 공시에서 최 회장은 발행회사 임원(계열사 임원 겸직)으로 기재됐다.

매수 금액은 공시에 명시되지 않았다. 이날 SK하이닉스 주가가 128만7000원에서 145만9000원 사이를 오간 점을 감안하면 5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AI 성장 주제로 대담 중인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가운데)과 권석준 성균관대학교 교수(오른쪽), 이재욱 서울대학교 AI연구원장(왼쪽)이 '한국경제의 AI 성장을 위한 아젠다'라는 주제로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앞서 최 회장은 지난 17일 제주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하계포럼 대담에서 SK하이닉스 주가에 대해 "메모리는 계속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면 우상향으로 간다"며 "샀다 팔았다 하지 말고 가만히 갖고 있는 게 재산 보전에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당시 그는 "AI가 아직은 4살짜리 어린아이지만 성인이 되려면 메모리가 쓰일 수밖에 없다"며 수요 확대를 자신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최 회장은 SK하이닉스 주식을 직접 보유하지 않은 상태였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지난 14일 발표한 조사에서도 최 회장은 6월 말 기준 SK㈜와 SK텔레콤, SK스퀘어, SK디스커버리 등 6개 종목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SK하이닉스는 한 주도 없었다. 발언 13일 만에 실제 매수가 이뤄진 셈이다.

매수가 이뤄진 날 주가 흐름도 눈에 띈다. 이날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이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 조정했고, 주가는 장 초반 전 거래일보다 4.64% 내린 133만6000원까지 밀렸다. 증권사들은 실적이 우상향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변함이 없지만 주가 조정에 따른 투자자 성향 변화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전날 2분기 매출 79조3187억원, 영업이익 60조5426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으나 시장 기대치는 5%가량 밑돌았다. 최근 반도체 고점론이 확산하며 주가 변동성도 커진 상태다.

한편 이번 공시에서 최대주주 등의 합계 지분율은 20.50%에서 20.00%로 낮아진 것으로 표기됐다. 이는 지분을 처분해서가 아니라 지난 10일 나스닥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에 따라 신주가 발행되면서 총 발행주식수가 늘어난 영향이다. 최대주주 등이 보유한 주식 수는 1억4612만4531주에서 1억4612만8151주로 오히려 3620주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