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하이닉스 주식 3620주 취득…"책임 경영 의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하이닉스 주식을 처음으로 사들였다.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잇따라 낮추며 주가가 약세를 보인 날 이뤄진 매수라, 시장에 자신감을 내보이려는 행보로 읽힌다.
SK하이닉스가 30일 공시한 최대주주등소유주식변동신고서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장내매수로 보통주 3620주를 취득했다. 변경 전 보유 주식은 0주였고, 이번 매수로 3620주를 보유하게 됐다.
그동안 SK하이닉스 주식을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았던 최 회장이 처음으로 직접 지분을 확보한 것이다. 공시에서 최 회장은 발행회사 임원(계열사 임원 겸직)으로 기재됐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17일 제주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하계포럼 대담에서 SK하이닉스 주가에 대해 "메모리는 계속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면 우상향으로 간다"며 "샀다 팔았다 하지 말고 가만히 갖고 있는 게 재산 보전에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당시 그는 "AI가 아직은 4살짜리 어린아이지만 성인이 되려면 메모리가 쓰일 수밖에 없다"며 수요 확대를 자신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최 회장은 SK하이닉스 주식을 직접 보유하지 않은 상태였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지난 14일 발표한 조사에서도 최 회장은 6월 말 기준 SK㈜와 SK텔레콤, SK스퀘어, SK디스커버리 등 6개 종목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SK하이닉스는 한 주도 없었다. 발언 13일 만에 실제 매수가 이뤄진 셈이다.
매수가 이뤄진 날 주가 흐름도 눈에 띈다. 이날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이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 조정했고, 주가는 장 초반 전 거래일보다 4.64% 내린 133만6000원까지 밀렸다. 증권사들은 실적이 우상향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변함이 없지만 주가 조정에 따른 투자자 성향 변화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전날 2분기 매출 79조3187억원, 영업이익 60조5426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으나 시장 기대치는 5%가량 밑돌았다. 최근 반도체 고점론이 확산하며 주가 변동성도 커진 상태다.
한편 이번 공시에서 최대주주 등의 합계 지분율은 20.50%에서 20.00%로 낮아진 것으로 표기됐다. 이는 지분을 처분해서가 아니라 지난 10일 나스닥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에 따라 신주가 발행되면서 총 발행주식수가 늘어난 영향이다. 최대주주 등이 보유한 주식 수는 1억4612만4531주에서 1억4612만8151주로 오히려 3620주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