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름 깊어지는 자영업자···2%였던 코로나 대출, 이제 5%대
올해부터 금리감면 지원 순차적 종료
“상생금융 차원서 지원 연장해야”

서울 은평구에서 9년째 호프집을 운영해온 60대 A씨는 지난 5월 가게를 접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연 2% 초반대 금리로 받은 대출 금리가 2배 이상으로 뛰자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다. 그는 “보증부로 빌린 돈이 8000만원으로 많지 않았는데도 장사가 안 되니 대출금 갚는 게 점점 부담이 됐다”며 “코로나 때 빚을 낸 주변 여러 사장들도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시기 자영업자 지원을 위해 은행권이 공급한 초저금리 대출(코로나 대출)의 금리 감면 지원이 올해부터 끊기면서 소상공인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미 기준금리를 한번 올리고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코로나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의 상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상반기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초저금리 대출 공급을 주도한 IBK기업은행은 올해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금리 감면 지원을 중단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부동산 등 담보물이 없어 담보대출 이용이 어려운 소상공인에게 신용보증기금과 같은 국가 보증기관 보증(90~100%)을 활용한 보증부대출을 연 2% 안팎의 초저금리로 해줬다. 코로나 당시 시중은행 14곳이 고신용(1~3등급) 자영업자에게 4조1000억원을 공급할 동안 기업은행은 6등급까지 총 26만명에게 7조8000억원 대출을 실행했다.
기업은행은 가산금리를 매기지 않는 방식으로 금리를 깎아줬고, 금리 감면 기간도 당초 3년이었으나 6년까지 늘었다. 첫 3년은 정부가 6000억원을 들여 지원했고 이후 3년은 기업은행이 자체 재원 4500억원으로 금리를 감면했다. 시중은행의 상품들은 대부분 만기가 일찌감치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기업은행 대출의 만기가 금리 인상시기인 올해 상반기부터 도래했다는 점이다. 코로나 때 감면 혜택을 받아 빚을 낸 자영업자들의 금리 부담이 급격히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은행연합회 공시 자료를 보면, 지난 2분기(4~6월) 기업은행이 신규 취급한 자영업자 보증부대출 평균금리는 연 5.17%로, 코로나 대출 공급을 본격화한 2020년 2분기(1.78%) 대비 2.9배 뛰었다. 올해 1분기(4.88%)와 비교해도 3개월만에 0.29%포인트 상승했다.
기업은행이 올해 2분기 들어 신규 취급한 보증부대출은 4조7600억원으로, 이중 67%(3조2000억원)가 코로나 대출 갱신분으로 파악됐다. 2분기 들어 금리 감면 지원이 종료되면서 대출금리가 오른 것이다. 코로나 자영업자 대출은 1년 만기로 설계됐다.
자영업자들은 개인사업자와 중소상공인에게 ‘1금융 마지막 보루’인 기업은행 지원마저 끊긴 채 금리인상기를 마주하게 됐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자영업 부문의 금융안정 리스크는 영세·대면서비스업, 부동산업, 고연령 자영업자 및 취약차주 등에 집중돼 있으며 금리 여건 및 서비스업 경기 변화에 따라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기업은행으로선 대출기간이 6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옥석 가리기’를 해야 할 때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자체 정책자금 연계를 확대하고 청년창업 전용 보증부대출을 출시하는 등 보다 낮은 금리의 보증부대출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가 보증기관이 부실을 보증하는 대출의 경우엔 금리 인상폭을 최소화하는 등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을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보증부대출은 손실을 기업은행이 모두 떠안는 게 아닌 만큼 금리 감면 지원을 연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자영업자의 어려운 사정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대웅 기자 sdw61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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