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美서 49조 손실… ‘순매수 톱10’ 절반이 레버리지

이혜운 기자 2026. 8. 3.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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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부터 두달 연속 美 투자 확대
서학개미 일러스트./조선비즈 DB.

국내 주식시장의 출렁임이 커지자 서학 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2개월 연속 미국 증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서학 개미들이 집중 투자한 미국 상장 레버리지 상품 등이 급락하면서 최근 두 달 새 50조원에 가까운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주식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을 4~5월 순매도(매도가 매수보다 많은 것)하다 6월부터 순매수로 돌아섰다. 순매수액도 6월 6억3296만달러에서 7월 46억4241만달러로 폭증했다. 7월 순매수액은 1월 이후 6개월 만에 최대 폭이다.

그래픽=백형선

그런데 서학 개미의 미국 주식 보관액(평가액)은 5월말 2042억달러(약 295조원)에서 지난달 30일 1704억달러(246조원)로 338억달러(49조원) 감소했다. 약 16.6%의 손실을 본 것으로 같은 기간 미국 S&P500, 나스닥이 각각 1.88%, 6.86%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손실이 더 큰 것이다.

◇순매수 상위 10개 중 절반이 레버리지 상품

서학 개미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며 미국 주식에 몰려갔지만 집중 매수한 상품의 하락률이 S&P500, 나스닥 등의 하락률보다 훨씬 커서 손실이 커진 것이다.

서학 개미들은 미국 시장에서 6~7월 기초 자산 상승률의 2~3배를 베팅하는 레버리지 상품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서학 개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레버리지 상품이 절반을 차지했다. 그런데 최근 이 상품들은 전부 하락했다.

서학 개미들이 최근 두 달간 가장 많이 순매수한 주식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스 불 3배 셰어즈 상장지수펀드(ETF)(SOXL)’다. 반도체 지수 하루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순매수 금액이 37억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이 상품은 최근 두 달간 48.9% 폭락했다. 이에 서학 개미의 이 상품 보관액(평가액)은 5월 말 53억달러 수준에서 최근 58억달러 수준에 그쳤다. 산술적으로 이 상품 하나에서만 두 달간 32억달러(약 4조6000억원)의 손실을 본 것이다.

이 외에도 서학 개미들은 같은 기간 나스닥 100 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 QQQ ETF(QLD)’에 5억5500만달러, 나스닥100 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에 4억2900만달러 순매수했다. 이 상품들은 최근 나스닥 하락의 영향으로 수익률이 각각 -16%, -25.1%를 기록했다.

◇3대 인기 주식도 모두 하락

여기에 서학 개미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3대 주식이 모두 하락한 것도 손실을 키웠다.

지난달 30일 기준 서학 개미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미국 주식인 테슬라(보유액 179억달러) 주가는 최근 두 달간 29.1% 하락했다. 서학 개미들이 두 번째로 많이 보유한 엔비디아(160억달러) 주가도 같은 기간 7.6%, 세 번째로 많이 보유한 알파벳(구글) 주가도 11.4% 하락했다.

또 최근 두 달간 서학 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주식은 지난 6월 12일 상장한 ‘스페이스X’다. 21억달러어치 순매수했으나 이 종목은 상장 후 32.7% 하락했다. 지난 7월 10일 상장한 SK하이닉스 ADR(주식예탁증서)도 8억4400만달러 순매수했지만 14.5% 하락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국 증시가 꾸준히 상승하던 때에는 서학개미들의 공격적인 투자가 ‘스마트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최근 한국 증시뿐 아니라 미국 증시의 변동성도 높아지면서 손실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외 주식시장을 넘나들며 레버리지 상품 등으로 공격적으로 투자해 온 한국의 개인 투자자들이 최근 하락장에서 대규모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되면서 국내 시장을 떠받칠 여력이 그만큼 줄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글로벌투자은행 시티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자산을 기초로 한 레버리지 ETF의 시가총액이 지난 6월 22일 약 525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최근 190억 달러 수준까지 감소하면서 개인 투자자들 전체 손실액이 약 387억 달러(약 5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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