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손길 닿자… 빗물 새던 방, 꿈꾸는 공간이 되다
본지·월드비전 춘천 공동 캠페인
공적 지원 밖 가정 주거환경 개선
지역사회 관심 모여 일상 회복

1일 오후 찾은 춘천의 한 주택.
새하얀 벽지와 말끔하게 정리된 방 안에서 초교생 현수(가명·12)와 동생은 장난감을 펼쳐놓고 웃으며 뛰어다녔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곰팡이 냄새와 빗물 때문에 3년 가까이 굳게 닫혀 있던 방이다. 강원도민일보와 월드비전 춘천종합사회복지관이 함께한 위기아동 지원 캠페인 ‘오키도키’ 시즌3는 공적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였던 한 가족에게 다시 일상을 돌려줬다.


현수네는 친할머니 김모(69) 씨와 부모, 작은아버지, 형, 여동생 등 7명이 35년 된 단독주택에서 함께 산다. 어머니와 작은아버지, 형, 막내 여동생은 지적장애가 있으며 형은 중증 장애인이다. 아버지는 심장수술을 받은 데다 허리 통증을 앓고 있고, 어머니와 현수도 당뇨 치료를 받고 있다. 부모와 작은아버지가 자활근로와 공장 일을 하며 생계를 꾸리지만 집안 살림과 돌봄은 대부분 고령의 할머니와 어린 현수에게 맡겨졌다. 누수가 시작된 것은 약 3년 전이다. 방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옥상으로 빗물이 스며들면서 천장은 점점 내려앉았다. 비 예보만 뜨면 가족들은 대야부터 꺼냈다. 밤새 물이 넘칠까 번갈아 일어나 대야를 비우는 일이 일상이 됐다.
김 씨는 “비 오는 날에는 잠을 제대로 잔 적이 없다. 물이 넘칠까 몇 번씩 일어나 대야를 비우곤 했다”고 말했다.
집을 고치고 싶어도 수백만원의 공사비는 감당하기 어려웠다. 공적 지원을 신청했지만 지원 기준에 맞지 않아 번번이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적장애가 있는 막내딸의 방문수업도 비가 오거나 곰팡이 냄새가 심한 날에는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변화는 지난 5월 시작된 ‘오키도키’ 시즌3를 통해 찾아왔다. 지역사회의 후원이 이어지면서 옥상 방수와 천장 보수, 단열 공사가 차례로 진행됐다. 곰팡이로 얼룩졌던 벽은 새 벽지로 바뀌었고, 내려앉던 천장은 다시 단단해졌다. 겨울철 세탁기 동파를 막기 위한 단열 공사와 건조기 지원도 함께 이뤄졌다.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아이들의 표정이었다. 새 방을 둘러보던 현수와 동생은 자연스럽게 그 공간에 자리를 잡았다. 한동안 굳게 닫혀 있던 방문은 이제 아침부터 저녁까지 활짝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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