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값 34% 떨어졌는데…초콜릿 가격 그대로인 진짜 이유 [디브리핑]

김영철 2026. 8. 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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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트레이더 조(Trader Joe‘s) 식료품점에서 파티스러브(Patislove) 초콜릿이 판매용으로 진열돼 있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최근 1년 새 코코아 가격이 30% 넘게 하락했지만 초콜릿 가격은 좀처럼 내려가지 않고 있다. 그 배경으로는 기업들이 가격인하 대신 대표 제품을 앞세워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점이 지목된다.

미 경제매체 CNBC방송은 지난 31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초콜릿 업체들은 코코아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기 시작했음에도 제품 가격을 크게 낮추기보다 마케팅과 신제품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프리미엄 초콜릿 업체 린트. [AFP]
프리미엄 초콜릿 업체 린트. [로이터]

대표적인 사례가 출시 직후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끈 ‘두바이 초콜릿’이다.

프리미엄 초콜릿 업체 린트는 지난해 12월 SNS에서 화제가 된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을 출시해 대성공을 거둔 뒤로 월마트와 트레이더조스, 쉐이크쉑, 해롯백화점 등 글로벌 유통업체들도 관련 제품 판매에 뛰어들었다.

아달베르트 레히너 린트 최고경영자(CEO)는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의 성공은 브랜드 인지도와 소비자 참여를 높이는 데 있어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보여줬다”며 “앞으로도 SNS 마케팅을 확대해 젊은 소비자층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스위스 식품기업 네슬레도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확대하고 디지털 중심의 광고 전략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필리프 나브라틸 네슬레 CEO는 “더 디지털스럽고, 더 자연스럽고, 더 재미있는 방식으로 젊은 소비자들과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리칼리바우트와 린트는 올 하반기에도 프리미엄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초콜릿 업체 네슬레. [게티이미지]

지난 2년간 코코아 가격은 이상기후와 서아프리카에서 발생한 흉작으로 공급이 급감하면서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60~70%를 차지하는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에서 엘니뇨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가뭄과 폭염이 이어지면서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특히 지난해는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으며, 최근 유럽을 덮친 폭염도 초콜릿 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이에 따라 초콜릿 가격도 크게 오르며 소비 심리가 위축됐다.

하지만 최근 코코아 선물 가격은 현재 톤당 5327달러(약 700만원)로 1년 전보다 34% 하락했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초콜릿 가격은 쉽게 내려가지 않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코코아 가격은 2024년 말 톤당 1만2000달러(약 1700만원)에 육박하며 급등했지만, 올해 3월에는 약 3100달러(약 440만원)까지 떨어졌다. 최근 2년 반 사이 최저 수준이다.

금융시장의 코코아 선물가격과 기업이 실제로 사들인 현물가격 사이에 시차도 초콜릿 가격이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코트디부아르에서 20년 넘게 활동한 공급망 컨설턴트 안드레아 메코치는 “언론에 주로 보도되는 가격은 미래 인도분에 대한 선물가격”이라며 “기업들은 여전히 몇 달 전 톤당 7000~8000달러에 매입한 원재료를 사용하고 있어 당시 높은 비용이 제품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초콜릿 가격을 인상하면서 판매량은 줄어들고 있다. 린트는 올해 상반기 평균 11.8% 가격을 인상한 결과 초콜릿 판매량이 7.5% 감소했다고 밝혔다. 네슬레 역시 코코아와 커피 가격 상승으로 상반기 영업이익이 2.8%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가격 부담에 소비자들이 구매를 줄인 것이다.

세계 최대 초콜릿 원료 공급업체인 배리칼리바우트도 올해 3분기 전 세계 초콜릿 소비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감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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