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권 폐지 맞춰 ‘선관위 특검’…검사는 수사해선 안 된다며 왜?
법조계 “자기 모순적…혼란 불가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 법안이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하면서 이르면 이달 말쯤 특검팀이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에는 검사도 파견돼 수사 활동을 하게 된다. 여권이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처리하면서도, 특검 파견 검사만 예외적으로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한 건 모순이란 비판이 나온다.
범여권 주도로 지난달 31일 국회를 통과한 형사소송법(형소법) 개정안 부칙 14조에 따르면 특별검사와 특별검사보, 파견 검사 등은 개정 이전의 형소법에 따라 수사권을 유지한다. 개정안에 따라 오는 10월부터 검사의 수사권이 전면 폐지되지만, 특검 파견 검사에 한해 수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이다.
지난달 30일 국회를 통과한 ‘선관위 특검법’ 부칙 5조에도 특검 파견 검사가 개정 이전 형사소송법·검찰청법에 따라 수사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파견 검사가 수사해 작성한 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와 관계없이 파견 기간 동안에 특검팀 소속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법조계에서는 특검에 파견된 검사에 한해 수사권을 허용하는 것은 모순이란 지적이 나온다. 검찰 수사권을 남용 우려가 크다는 이유로 폐지하면서, 신속한 진상 규명을 위해 마련된 특검에서는 검사의 수사력을 동원하는 게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검찰 중간 간부는 “특정 목적을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특검이 검찰보다 수사권 남용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며 “결국 특검에 파견되는 검사들의 혼란과 반감만 가중될 것”이라고 했다.
향후 피고인이 재판에서 이런 점을 법적 공방의 수단으로 악용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특검에 파견된 검사의 수사 행위가 위법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일 “‘특별법 우선 원칙’에 따라 파견 검사의 수사를 허용한 특검법이 우선 적용되겠지만, 피고인 입장에서는 이를 빌미로 이의를 제기해 공소기각을 주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선관위 특검에 검사를 파견하려는 것은 굵직한 공공범죄 수사를 담당해온 검찰 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른걸레 짜기’ 된 특검 인력 파견…검 “1~2명만 빠져도 타격”

선관위 특검이 출범하면 검사 인력난은 더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과 2차 종합특검, 정교유착·투표지 합동수사본부,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 조사단 등에 파견된 검사는 65명에 달한다. 상당수 검사가 파견을 마치고 복귀했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인력 부족에 따른 업무 과중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의 한 부장검사는 “일부 지방청에서는 검사 1~2명만 빠져도 타격이 큰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파견 검사 선발 자체는 어렵지 않을 것이란 반응도 나온다. 특검 파견 경험이 있는 한 검사는 “이번 특검은 정치적 부담이 적고 선관위를 수사한다는 상징성이 있어 지원자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예나 기자 yen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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