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찍었다…’살인폭염’도 넘어서는 ‘42도’의 의미 [QnA]
‘살인 폭염’ 기준 40도 훌쩍 웃돌아…‘최악의 폭염’ 정점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한반도 전역이 기록적 폭염에 데워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경남 양산은 기상 관측 이래 최고 기온까지 치솟으면서, 폭염을 정면으로 겪고 있습니다. 닷새 연속 40도를 웃돈 양산은 2일 오후 결국 42도를 기록했습니다.
기상청이 공식화한 '살인 폭염'의 기준선이 40도입니다. 이보다 2도 높은 42도는 '더운 날' 수준이 아니라, 생명을 직접 위협하는 재난 수준의 기온이라는 겁니다. 왜 유독 양산만 이렇게 뜨거운지, 42도가 도대체 어떤 수준인 건지, 문답으로 정리했습니다.

Q. 기온이 42도가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나.
한마디로 '공기가 사람 몸보다 뜨거워지는' 상황입니다. 사람 체온이 36.5도인데 42도는 그보다 5.5도나 높습니다. 평소에는 땀이 증발하면서 몸을 식히지만, 공기가 체온보다 뜨거우면 가만히 있어도 바깥에서 몸이 데워집니다. 옷을 입은 채 사우나에 앉아 있는 것과 비슷한 상태가 됩니다.
땅은 더 뜨겁게 달아오릅니다. 바깥 기온이 42도면 햇볕을 직접 받는 아스팔트나 자동차의 보닛 표면은 60~70도까지 오릅니다. 맨발로는 1초도 딛기 어려운 온도죠. 여름철 문을 닫고 세워둔 자동차 안은 기온이 30도 대일 때도 순식간에 40도를 넘깁니다. 그 숨 막히는 열기가 도시 전체에 하루 종일 깔려 있다고 보면 됩니다.
또 42도는 사막 기후로 유명한 두바이나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여름 낮 기온과 맞먹습니다. 체감은 오히려 양산 쪽이 더 더울 수 있습니다. 사막은 공기가 바짝 말라 땀이 금세 증발하면서 몸을 식혀주지만, 우리나라 폭염은 여기에 습기까지 끼기 때문입니다. 땀이 잘 마르지 않으니 몸이 열을 밖으로 버리지 못하고 그대로 갇힙니다. 기상청이 이 같은 더위를 '살인 폭염'으로 명명하고, 외출을 삼가라는 경고까지 낸 이유입니다.
Q. 왜 유독 경남 양산이 뜨거운가.
부산지방기상청은 이날 발표한 '경남 내륙 중심 폭염 원인 분석'에서 정체된 고기압과 분지 형태의 지형적 특성, 적은 강수량 탓에 메마른 땅 등을 양산 폭염의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우선 북태평양고기압이 덥고 습한 공기를 계속 밀어 넣고, 위쪽에서는 티베트고기압이 확장하며 공기를 내리눌러 데우고 있습니다. 뜨거운 공기를 가두는 뚜껑이 두 겹으로 씌워진 셈이죠. 여기에 올여름 장맛비가 적어 바짝 마른 땅이 더해졌습니다. 물기를 머금은 땅은 증발로 열을 식히지만, 마른 땅은 햇볕을 받는 대로 뜨거워집니다. 실제로 양산의 7월 누적 일사량은 평년을 크게 웃도는 582.49MJ/㎡, 인근 진주의 토양 수분은 평년의 26.3% 수준에 그쳤습니다.
결정타는 양산의 분지 지형입니다.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양산에서는 산을 넘은 바람이 뜨겁고 메마른 공기로 바뀌는 '푄 현상'이 나타나고, 그릇처럼 생긴 분지 안에 열이 갇혀 좀처럼 식지 않습니다. 여기에 주변 바람이 양산으로 모여드는 현상까지 겹치면서 기온이 더 가파르게 치솟았습니다. 전국에 깔린 폭염 조건 위에 양산만의 지형이 얹히면서, 유독 이곳에서만 사상 첫 42도가 나온 것입니다.
Q. 지금까지 전국 폭염 피해는 얼마나 되나.
인명 피해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올해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13명으로 늘었고, 온열질환자는 1700명을 넘어섰습니다. 질병관리청은 온열질환 발생 위험을 최고 단계인 '4단계'로 오는 4일까지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피해는 경남에 집중되는 양상입니다. 기록적 폭염이 영남권을 강타하면서 경남의 누적 온열질환자가 처음으로 서울을 넘어섰고, 경북과 경남을 합친 경상권 환자는 343명에 달합니다. 환자의 77.7%가 남성이었고, 65세 이상 고령층이 31.9%를 차지했습니다. 가축 피해도 42만 마리에 육박해, 정부는 폭염 재난 위기경보를 최고 수위인 '심각' 단계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Q. 이런 더위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가장 뜨거운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는 야외 활동을 되도록 멈추는 것이 좋습니다. 물은 충분히 마시되 맹물만 과하게 마시는 것은 오히려 위험합니다. 땀으로 전해질이 빠져나간 상태에서 물만 많이 마시면 저나트륨혈증이 생길 수 있어, 이온음료를 마시거나 물에 소금을 약간 타서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피부가 뜨겁고 붉어지며 의식이 흐려지면 열사병을 의심해야 합니다. 이때는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기고 목·겨드랑이·사타구니에 얼음주머니를 대어 체온을 낮추면서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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