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커버스토리] 좋은 요양원은 생겼는데…'돌봄 양극화'
보험사 시설 1·2인실 이용자 비중 96.8%…전국 평균의 4.8배

주요 보험사가 선보이는 도심형 요양원이 늘면서 1·2인실 등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다. 하지만 월 이용료가 일반 시설의 2~4배인 250만~480만원대에 형성돼 월 100만원대 초반의 기존 시설과 프리미엄 시설 사이의 '중간 가격대 돌봄'이 공백을 보이고 있다. 돌봄 시설도 양극화가 뚜렷하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장기요양등급 판정자는 지난 2015년 59만5974명에서 2024년 125만2649명으로 9년 새 110% 늘었다. 현재 KB라이프·신한라이프·삼성생명·하나생명·KDB생명 5개 생명보험사가 요양시설이나 주간보호 사업에 진출했거나 준비 중이다.
보험사 계열 요양시설은 상급침실 중심으로 설계됐다. 이들 시설 이용자 가운데 1인실은 41.9%, 2인실은 54.9%로 둘을 합친 비중이 96.8%였다. 전국 요양시설 이용자의 1·2인실 비중(20.3%)보다 4.8배 높다. 보험연구원이 집계한 월 이용료는 250만~480만원으로 일반 요양시설(월 100만원대 초반)보다 2~4배 비쌌다.

공개 가격을 같은 이용자 조건으로 맞춰도 간격은 컸다. 장기요양 1등급, 30일 입소, 일반 본인부담률 20%를 가정해 2026년 시설급여 본인부담금 55만8420원에 요양비교 플랫폼에 게시된 시설별 식비·간식비·상급침실료를 더한 결과 1인실 예상 부담은 ▲미사사랑요양원 127만8420원 ▲KB골든라이프케어 은평빌리지 342만3420원 ▲광교빌리지 351만3420원 ▲신한라이프케어 쏠라체 홈 미사 489만3420원이었다.
다만 이는 공개 비급여를 단순 합산한 30일 예상치로 실제 청구액은 아니다. 등급과 입소일수, 감경 여부, 약값·이·미용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위치·인력·공간·서비스도 서로 다르다.
차이는 공통으로 적용되는 장기요양 수가보다 비급여에서 벌어졌다. 같은 1등급 이용자의 급여 본인부담금은 55만8420원이지만 30일 기준 1인실 상급침실료는 비교 시설별로 30만원부터 375만원까지 달랐다. 보험연구원은 도심 부지의 높은 땅값과 조달금리 등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상급침실료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도심 부지와 1·2인실, 돌봄 인력과 안전설비를 갖추는 데 비용이 많이 드는 게 사실"이라며 "품질은 유지하되 이용자가 서비스 수준을 선택할 수 있는 중간 가격대 모델을 만드는 것이 다음 과제"라고 말했다.
공급의 양보다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하다는 점도 가격 문제와 맞물린다. 한국은행은 선호도가 높은 국민건강보험공단 평가 A등급 시설에는 1년 넘는 대기가 생기는 반면 하위 시설은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현상을 '유효 공급' 부족으로 진단했다. 2024년 생애 말기 고령인구 대비 잔여 정원 비율은 서울 3.4%, 전북 12.4%로 지역 격차도 컸다.
보험사 진입은 도심 공급과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상급침실 중심의 고가 모델만 늘어서는 중산층의 돌봄 공백을 메우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보험연구원은 "토지·건물 소유와 시설 운영을 분리하고 장기 임차·마스터리스와 헬스케어 리츠 등을 활용해 초기 투자비를 낮춰 중간 가격대 공급을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