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40년 만에 엔화 방어 ‘공동 개입’… 3일 공식 발표

유진우 기자 2026. 8. 2.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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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1986년 이후 최저치 엔화 구하기
2011년 이후 첫 외환시장 공동 개입

미국과 일본 정부가 추락하는 엔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공동으로 개입했다.

외환시장 개입은 정부가 인위적으로 환율을 조정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극약 처방이다. 보통 자국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출에는 유리하지만, 수입 물가가 폭등해 서민 물가에 치명적인 타격을 준다.

두 나라는 엔화 가치가 4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일본 경제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자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직접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는 실력 행사에 나섰다.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낮추면서까지 일본 통화 방어에 동참했다는 점에서 그 파급력이 상당할 전망이다.

2일 로이터 등 주요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장관은 3일 미국과 일본이 외환시장에서 공동 조치를 취했다는 사실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일본 정부 관계자 두 명은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며, 가타야마 장관이 과도한 엔화 가치 하락에 맞서겠다는 양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강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양국 공동 조치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를 인정하며 “작전은 아직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2026년 7월 31일 일본 도쿄 BOJ 본부에서 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공동 개입은 1986년 이후 달러 대비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친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다. 두 나라가 손을 잡은 것은 2011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공동 발표에 앞서 이미 시장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달 30일에는 뉴욕 외환시장 거래 시간대에 달러를 대거 매도하고 엔화를 매수하는 단독 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환율 방어선이 속절없이 무너지자 다급히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통화 정책을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일본은행도 정부와 함께 움직였다. 지난달 31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일본은행은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대신 동결을 선택했지만, 머지않은 시점에 조기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강력한 신호를 시장에 보냈다. 금리가 오르면 해당 국가 통화 가치는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외환시장 개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정책 공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재무부 역시 일본 정책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주 엔화 환율 수준을 두고 매우 저평가되어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특히 지난달 31일 각료회의에서 베센트 장관이 들고 있던 메모장이 언론에 포착되면서 공동 개입설에 힘이 실렸다. 해당 메모장에는 베센트 장관이 자필로 기입한 할 일 목록으로 “50억~100억 달러 규모 일본 엔화 매수”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실제 미국 재무부는 같은 날 여러 주요 은행에 연락해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통보했다.

관련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미국 재무부가 은행 측에 “향후 조치에 대비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기축통화국 미국이 직접 달러를 풀고 엔화를 사들이는 실력 행사를 예고하면서, 당분간 외환시장에 엄청난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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