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수는 30일 전, 서류는 직접…은행 대출 더 어려워진다
8월 20일 스크래핑 제한 시행…비대면 정보 수집 방식 변화 시작

가계대출 총량 관리 강화로 신한은행과 SC제일은행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접수 기간을 잇달아 축소한 가운데, 이달부터 개인정보 스크래핑 제한까지 시행되면서 대출 문턱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대출 신청은 잔금일 직전에야 가능해지고, 비대면 대출에 필요한 서류도 직접 발급받아 제출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접수 기간을 잇달아 축소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SC제일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신청 가능 시점을 기존 실행일 기준 60~90영업일 전에서 30영업일 전으로 줄였다. 전세대출 역시 기존 45~60영업일에서 30영업일 전으로 단축했다.
이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맞춰 월별 대출 한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조치다. 기존에는 고객이 주택 매매계약 직후 대출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잔금과 이사 일정을 미리 계획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잔금일이 가까워져야 대출 접수가 가능해지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접수 기간 단축으로 대출 신청이 특정 시기에 몰리는 ‘오픈런’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일부 은행에서는 대출모집인을 통한 접수를 재개한 지 이틀 만에 배정된 한도가 모두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오는 20일부터 개인정보 스크래핑 제한이 시행되면 비대면 대출 절차도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본인전송요구권 제도 강화에 따라 스크래핑 활용 시 정보 보유기관과 사전 협의를 거치도록 했다. 정부는 API(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 기반 정보 전송으로 전환하기 위한 과도기적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금융권은 소비자 불편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은행들은 비대면 대출 심사 과정에서 소득금액증명, 건강보험 자격 정보, 국민연금 납부확인서,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자동 조회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업무가 여전히 스크래핑에 의존하고 있어 API 전환이 늦어질 경우 고객이 직접 서류를 발급받아 제출해야 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
이 경우 고객은 서류 발급과 제출 부담이 커지고, 은행은 제출 서류를 직접 확인해야 하는 업무가 늘어나 심사 기간도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API가 아직 제공되지 않는 공공정보도 적지 않아 당분간 불편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와 개인정보 보호 정책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대출 절차가 복잡해지고 있다”며 “API 전환 속도를 높이고 실수요자 대출은 보다 예측 가능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은지 기자 blu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