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오드리 햅번, 대본 읽는 것 만으로도 히스테리..극한 트라우마 시달렸다 [Oh!llywood]

최이정 2026. 8. 2.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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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최이정 기자]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여배우 오드리 헵번(Audrey Hepburn)이 유년 시절 나치 점령하의 네덜란드에서 겪었던 끔찍한 트라우마로 인해 당대 최고의 화제작 출연을 거절했던 가슴 아픈 비화가 공개됐다.

1일(현지 시간) 피플 보도에 따르면, 최근 발간된 오드리 헵번의 공식 전기 '인티메이트 오드리(Intimate Audrey)'에는 그녀가 10대 시절 제2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겪으며 평생 안고 살아야 했던 내면의 상처가 고스란히 담겼다.

헵번은 생전 굶주림으로 인해 죽을 고비를 넘겼을 뿐만 아니라, 이웃들이 나치에 의해 끌려가는 참혹한 광경을 직접 목격했다. 그녀는 생전 인터뷰를 통해 "가장 최악의 공포였다. 유대인 가족들이 짐짝처럼 기차에 실리는 것을 보았다. 그 안에서 우리를 내다보던 얼굴들을 잊을 수 없다"라며 나치의 만행을 회상했다.

특히 헵번이 기억하던 '빨간 코트를 입은 한 어린 소녀'의 이야기는 훗날 그녀의 유작인 영화 '항상(Always, 1989)'을 함께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게 전해졌고, 이는 스필버그의 명작 '쉰들러 리스트' 속 유명한 '빨간 코트의 소녀' 장면으로 재탄생되기도 했다.

이러한 비극적인 경험은 헵번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1946년, 17세였던 헵번은 한 출판업자 이웃으로부터 훗날 '안네의 일기'로 세상에 알려지게 될 초고를 받아 읽게 됐다. 책을 읽은 헵번은 며칠 동안 눈물을 쏟아냈다. 안네 프랑크가 일기에 기록한 나치의 인질 총살 사건 중에는 실제 헵번의 이모부인 오토(Otto)도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 헵번은 훗날 아들에게 "안네는 내가 겪고 느낀 모든 것을 그대로 썼다. 내 전쟁 기억이 그대로 재생되는 것 같았다"라고 털어놨다.

이후 할리우드에서 '로마의 휴일'(1953)로 최고의 스타덤에 오른 헵번에게 20세기 폭스사와 조지 스티븐스 감독은 영화 '안네의 일기'의 주인공 안네 프랑크 역을 제안했다. 하지만 고심 끝에 헵번은 이 배역을 거절했다. 책을 다시 읽는 것만으로도 며칠 동안 히스테리 증세를 보이고, 유년 시절의 악몽이 다시 시작될 만큼 정신적으로 완전히 무너져 내렸기 때문이다. 결국 이 역할은 밀리 퍼킨스에게 돌아갔다.

비록 영화 출연은 고사했으나, 헵번은 평생 안네 프랑크의 말을 가슴에 품고 살았다. 만년에 유니세프(UNICEF) 친선대사로 활동하며 전 세계 소외된 어린이들을 위해 헌신한 배경에도 이 같은 아픔이 있었다. 헵번은 생전 자녀들에게 "전쟁은 나에게 인간의 고통에 대한 깊은 깨달음을 남겼다. 점령기 시절 보았던 것들이 나를 철저히 현실적으로 만들었다"라고 전한 바 있다.

/nyc@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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