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 엔 50~100억 달러 매수” 미 재무장관 메모 노출…엔저 방어 개입 정황

미국 국무부가 일본 엔화 약세를 저지하기 위해 개입한 정황이 언론매체 사진을 통해 드러났다.
로이터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린 미국 연방정부 각료회의 현장에서 촬영된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의 메모지에서 이런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로이터가 촬영한 메모지에는 밑줄이 그어진 “할 일”(To Do)이라는 문구와 함께 그 아래에 “일본 엔(JPY) 50억∼100억달러”라고 적혀 있었다.
회의 탁자 위에는 베선트 장관의 명패가 메모지 바로 위에 놓여 있었다. 사진은 미국 동부시간(ET) 기준 오전 11시 33분에 촬영됐다.
미국 재무부 공보담당자는 이 메모지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로이터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로이터는 해당 사진이 촬영되기 약 2시간 전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재무부가 ‘31일 엔화 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여러 은행들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일본 당국은 일본 시간 기준 지난달 31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약세를 저지하기 위해 개입했으며, 이에 따라 ET 기준 지난달 31일 오전 거래 시간대에서 일본 통화는 상당한 강세를 보였다. 또 ET 기준으로 지난달 31일 늦은 오후 시간대에도 엔화가 달러 대비 상당한 강세를 또 한 차례 나타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익명 취재원 3명을 인용해 지난달 31일 미국 재무부의 개입이 실제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이날 재무부를 대신해 유로를 매도하고 엔화를 매입하는 이례적 조치를 수행했다. 이 취재원 중 2명에 따르면 거래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통해 이뤄졌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지난달 30일 재무부를 대신해 은행들에 달러·엔 환율을 문의하는 이른바 ‘레이트 체크’를 했는데, 이는 직접적 외환 매입의 신호로 여겨진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앞서 1월에도 비슷한 조치를 했다.
재무부는 최근 일부 월가 은행들에 엔화 가치를 떠받치기 위한 개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왔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지난달 23일에 1986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당시 환율은 달러당 163.83엔이었다.
FT에 따르면 일본과 미국이 엔화 직접 매입을 통해 일본 엔의 가치를 떠받치기 위한 협력에 나선 것은 1998년 이래 처음이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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