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안 되니까 좀 쉴게요"…2시 퇴근에도 당당했던 이유 [한명현의 오피스로그]

한명현 2026. 8. 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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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 아직 퇴근 시간이 멀었지만 일을 멈춘다.

특히 IT와 금융, 전문서비스 업종처럼 성과 중심 조직에서는 하루 8시간을 연속으로 일하기보다 집중력이 높은 시간에 업무를 몰아서 처리하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코널리는 WSJ에 "6시간 정도 집중해서 일하면 더 이상 에너지가 남지 않는데도 정해진 근무 시간을 채우기 위해 자리에 앉아 있어야 했다"며 "지금은 가장 집중력이 높은 시간에만 일하기 때문에 오히려 생산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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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여러 번 나눠 일하는 방식
번아웃 줄이고 생산성 높여
재택근무·AI 확산에 근무시간도 변화
사진=게티이미지


오후 2시, 아직 퇴근 시간이 멀었지만 일을 멈춘다. 대신 산책을 하고 집안일을 마친 뒤 저녁에 다시 컴퓨터를 켠다.

하루를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나눠 일하는 ‘마이크로시프팅(microshifting)’이 새로운 근무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재택근무 확산과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업무 자동화가 맞물리면서 근무 시간보다 생산성을 중시하는 기업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해외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유연근무가 자리 잡으면서 ‘어디에서 일할 것인가’보다 ‘언제 일할 것인가’를 스스로 결정하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IT와 금융, 전문서비스 업종처럼 성과 중심 조직에서는 하루 8시간을 연속으로 일하기보다 집중력이 높은 시간에 업무를 몰아서 처리하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금융서비스 자문회사 비프로스트 어드바이저스를 운영하는 존 D. 코널리도 이 같은 근무 방식을 실천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아이가 잠에서 깨기 전 업무를 시작하고, 가족과 아침 식사를 한 뒤 다시 근무를 한다. 오후에는 휴식을 취했다가 오후 4시께 업무를 재개해 저녁 전까지 일하고, 필요하면 아이를 재운 뒤 다시 업무를 이어간다.

코널리는 WSJ에 “6시간 정도 집중해서 일하면 더 이상 에너지가 남지 않는데도 정해진 근무 시간을 채우기 위해 자리에 앉아 있어야 했다”며 “지금은 가장 집중력이 높은 시간에만 일하기 때문에 오히려 생산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마이크로시프팅이 유연근무가 일반화된 산업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육아나 가족 돌봄을 병행하는 근로자들의 관심도 높다. 화상회의 솔루션 기업 아울랩스의 하이브리드 근무 보고서에 따르면 돌봄 책임이 있는 근로자의 72%가 마이크로시프팅에 관심을 보였지만, 그렇지 않은 근로자는 28%에 그쳤다.

AI의 등장도 이런 변화에 일조하고 있다. AI가 이메일 분류와 답장, 일정 관리, 자료 정리 같은 반복 업무를 대신 처리하면서다. 이 시간에 직원들은 집중력이 더 필요한 핵심 업무를 자신이 가장 원하는 시간대에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아니타 윌리엄스 울리 카네기멜런대 조직행동학 교수는 “제대로 활용한다면 마이크로시프팅은 번아웃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정말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때는 사람은 일정 시간 이상 집중력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마이크로시프팅이 항상 효율적인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무 원칙이 없다면 오히려 온종일 일하는 상황이 될 수 있어서다. 또 팀으로 일할 경우 팀원들 간 근무 가능 시간이 공유돼야 서로 이메일을 주고받거나 질문에 답할 수 있다.

유연근무 컨설팅업체는 “모두가 제각각 일하게 둘 수는 없다”며 “명확한 기준이 없으면 근무 시간은 오히려 무한대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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