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수무책 무너진 국경에 경악…‘스페인 월경 사태’ 외교 갈등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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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와 국경을 접한 스페인령 세우타로 밀입국을 시도한 북아프리카계 불법 이민자 수만 명이 31일(현지 시간) 자발적으로 모로코로 돌아갔다. 스페인 국경이 대규모 월경 사태에 속수무책을 뚫린 지 하루 만이다. 스페인 국가안보부는 하루 동안 4만9000명 이상이 불법으로 국경을 넘었다고 추산했고, 후안 헤수스 비바스 세우타 시장은 이민자 수가 6만 명에 달했다고 봤다. 세우타에 들어온 젊은 이민자들은 AP통신에 "스페인에서 더 나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왔지만 현지 혼란을 목격한 뒤 결국 돌아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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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까지 동원…익사-압사 등 57명 참사
伊 멜로니 “솅겐조약서 스페인 배제해야”
트럼프 “공화당 집권 못하면 우리도 재앙”
‘친이민’ 진보 산체스 총리에 비판 쏟아져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월경 사태에서 최소 57명이 사망했다. 이민자들은 바다를 헤엄쳐 오다가 익사하거나, 당국의 물대포와 최루가스 등에 맞아 숨졌다. 일부는 국경 검문소 인근 장벽에서 인파에 눌려 압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스페인 정부는 질서 회복을 위해 군 병력과 경찰을 추가로 세우타에 투입한 상태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날 세우타를 방문해 이번 월경 사태를 “스페인 영토 보전에 대한 침해”라며 강하게 규탄했다. 스페인 시민경비대를 대표하는 지역 노동조합 관계자는 “보호자 없이 입국한 아동 등이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며 “상황은 혼란 그 자체”라고 전했다.

이번 사태로 스페인 정치권에선 정부의 이민 친화 정책에 대한 공방이 격해졌다. 진보 성향의 산체스 총리는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확산하는 반이민 기조와 달리 이민 친화 정책을 유지해왔다. 이에 야권에선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산체스 총리가 세우타를 통해 스페인이 침공당하도록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산체스 총리는 “대법원이 해상을 통해 입국한 이민자는 즉시 추방할 수 없다고 판결한 것을 인신매매 조직이 왜곡 해석한 뒤 허위 정보를 퍼뜨려 대규모 월경을 촉발했다”고 주장했다.

미국도 가세했다. 반이민 정책을 고수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스페인에서 벌어진 재앙을 지켜봤다”며 “수십만 명의 사람이 한 나라를 침략하는 것처럼 보였다. 공화당이 당선되지 못한다면 똑같은 일이 우리에게도 벌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밴스 부통령도 엑스(X)에서 “대규모 이민과 서방 침공을 가능하게 한 급진 좌파 세계주의 정책이 초래한 결과를 안타깝게도 상기시켜준다”고 밝혔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도 “민주당은 여러분의 집이 침략자들에 의해 짓밟히고 빼앗기는 것을 보고 기뻐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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