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앉아 13억 평가익”…SK하닉 매수 최태원의 ‘신묘한’ 투자

장우진 2026. 8. 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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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SK그룹 제공


그야말로 절묘하고 기막힌 타이밍이었다. 주가가 폭락하자, 자사주를 매입했고, 다음날 바로 급등했다. 실리(주가 상승)와 명분(책임 경영)이라는 두토끼를 다 잡은 셈이다.

최태원 SK 회장이 계열사인 SK하이닉스 주식 매입으로 하룻만에 13억원이 넘는 평가익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최 회장은 지난 달 30일 SK하이닉스 보통주 3620주를 매입했다. 취득단가는 135만3677원으로, 총 매입액은 49억31만740원이다. 최 회장이 SK하이닉스 주식을 매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바로 다음 날인 31일 전 거래일 대비 상한가(29.95%)인 171만 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09년 이후 약 17년 만의 상한가이자 2015년 가격 제한폭이 30%로 확대된 이후 첫 기록이다.

지난 달 31일 기준 최 회장의 지분 가치는 62억1916만원으로 최 회장 하루 만에 약 13억1800여만원의 평가이익을 낸 셈이다.

그동안 최대주주인 SK스퀘어를 통해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온 최 회장은 지난 달 17일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메모리는 계속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면 우상향한다”며 “샀다 팔았다 하지 말고 가만히 갖고 있는 게 재산 보전에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 바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사전 공시 없이 신속하게 매입할 수 있는 최대치를 매입한 것”이라며 “책임 경영 의지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겸 대표(사장)도 비슷한 경우다.

노 사장은 삼성전자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 달 30일 7억35만원을 투자, 삼성전자 보통주 3045주를 주당 23만원에 장내 매수했다.

노 사장이 이끄는 DX 부문은 스마트폰과 가전을 총괄한다. 반도체인 DS부문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과 달리, DX부문은 8000억원 적자를 냈다. DX부문이 부문 전체가 적자로 돌아선 것은 처음이다. 이에 노 사장은 사업부 수장으로서 사재를 털어 주가 방어와 실적 반등 의지를 밝혔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DX부문 관계자들은 “3분기 실적을 기대해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26.81% 급등한 26만2500원에 마감했다. 이에 노 사장이 신규 매수한 3045주의 가치는 매수가 대비 약 9896만원 늘었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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