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포기할 생각도 했기에…박진만 300승보다 중요했던 후배의 첫 세이브 "자욱이 형이 챙겨줬어요"

[스포티비뉴스=사직, 박승환 기자] "(구)자욱이 형이 챙겨주셨어요"
삼성 라이온즈 이승민은 3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9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1⅓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퍼펙트 피칭을 선보이며, 데뷔 첫 세이브를 수확했다.
지난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 전체 35순위로 삼성의 선택을 받은 이승민은 2024시즌까지 4년 동안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던 선수였다. 하지만 지난해 62경기에 등판해 3승 2패 8홀드 평균자책점 3.78로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뤄내더니, 올해는 삼성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거듭났다.
특히 이승민은 31일 경기 전까지 49경기에 등판해 4승 16홀드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하며, 홀드 부문에서 리그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날 이승민이 데뷔 6년 만에 첫 세이브까지 수확하는 기쁨을 맛봤다.
이승민은 삼성이 9-7로 근소하게 앞선 8회말 2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 빅터 레이예스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경기를 시작했다. 한 타자만 상대하고 내려갈 것만 같았던 이승민. 하지만 이날은 끝까지 경기를 책임졌다. 최근 마무리 김재윤이 골반 불편함으로 병원 검진을 실시했고, 문제가 발견되진 않았지만, 삼성 벤치는 무리하지 않기로 판단했가. 이에 이승민에게 끝까지 뒷문을 맡겼다.


이승민은 9회에도 모습을 드러냈고, 첫 타자 한동희를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이닝을 시작했다. 그리고 나승엽과 8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3루수 뜬공으로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생산, 이어 나온 윤동희까지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1⅓이닝 퍼펙트 피칭으로 첫 세이브를 손에 쥐었다.
경기 후 만난 이승민은 "내가 맞으면 롯데 쪽으로 분위기가 넘어갈 수도 있었기 때문에 막자는 생각으로만 던졌다. 8회가 끝난 뒤에도 코치님께서 '계속 간다'고 말씀을 하셔서, 무조건 타자에게만 집중을 하자는 생각이었다. 무조건 막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 예전부터 이런 순간을 꿈꿔왔는데, 실제로 해보니 꿈만 같았다"고 기쁜 소감을 밝혔다.
그런데 이날 공교롭게도 데뷔 첫 세이브 기념구가 박진만 감독의 통산 300승이자, '루키' 장찬희의 첫 홀드 볼이었다. 하지만 이날 승리구는 박진만 감독도 장찬희도 아닌 이승민에게 돌아갔다. 캡틴 구자욱이 이승민에게 공을 꼭 쥐어줬다.
이승민은 "솔직히 감독님 300승인지 몰랐다. 그런데 경기가 끝난 뒤 (구)자욱이 형이 공을 챙겨주셨다. 다른 형들은 '감독님 300승 공이니, 감독님 드리자'고 했는데, 자욱이 형이 '승민아 네 첫 세이브인데, 너 해'라고 하셔서 받게 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면 구자욱은 어떻게 이승민에게 볼을 챙겨줬을까. "감독님은 100승, 200승 볼도 다 있으실 것 같았다. 감독님께서도 '(이)승민이 줘'라고 하시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감독님은 400승, 500승도 하셔야 되니, 그때 받으면 될 것 같았다. 승민이가 '감독님 건데…'라고 하길래 '괜찮다. 네 첫 번째 세이브이지 않냐'고 하면서 줬다. 감독님도 좋아하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민은 데뷔 초반 힘든 나날을 보내면서 야구를 포기할 생각까지도 했었다고. 하지만 버텼고, 노력했고, 이제는 당당히 삼성의 필승조라고 말할 수 있을 레벨까지도 올라왔다. 그는 "솔직히 예전에는 많이 힘들었다. 너무 힘든 시기도 있었다. '야구를 그만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도 주위에서 '잘 버티면 언젠가 좋은 날 온다. 무조건 버텨야 한다'는 말을 듣고 버텼다. 그러면서 작년에 좋은 반환점이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에 결코 만족하지 않는다. 이승민은 "올해 개인적 목표는 없지만, 팀이 우승하는 것이 첫 번째다. 홀드도 크게 욕심이 없어서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내 역할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스스로 만족은 없다고 생각한다. 오늘 경기에서도 조금이나마 부족했던 부분을 공부해서, 내년에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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