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 공개는 시작”…전문가 4인 “이제는 이행의 시간” [지방의원 공약 추적단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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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원의 공약은 주민과 맺은 약속이지만 유권자가 이를 확인할 수 있는 통로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선거 과정에서 후보자의 공약을 충분히 살펴보기 어려운 데다, 당선 이후에도 지방의회 홈페이지 등에서 공약과 이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 드물기 때문이다.
이에 경기일보·광주일보·영남일보·충청투데이로 구성된 '지방의원 공약 추적단'은 민선 9기 지방의원 공약을 전수 분석해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들은 지방의회에 매니페스토 문화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공약 공개와 함께 공약이 실제 정책과 의정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주민과 언론의 지속적인 검증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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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 공개 의무화·정당의 관리 책임 및 유권자 시민교육 확대 필요성 강조

지방의원의 공약은 주민과 맺은 약속이지만 유권자가 이를 확인할 수 있는 통로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선거 과정에서 후보자의 공약을 충분히 살펴보기 어려운 데다, 당선 이후에도 지방의회 홈페이지 등에서 공약과 이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 드물기 때문이다.
이에 경기일보·광주일보·영남일보·충청투데이로 구성된 ‘지방의원 공약 추적단’은 민선 9기 지방의원 공약을 전수 분석해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특히 선거운동과 선거공보물 작성이 제한되는 무투표 당선인의 공약까지 직접 취재해 유권자의 알 권리를 보완하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지방의원이 내건 약속이 실제 의정활동으로 이어지는지, 주민이 이를 어떻게 감시할 수 있는지, 또 매니페스토 문화를 지방의회에 정착시키기 위해 어떤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이에 추적단은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 ▲유성진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소장 ▲조은영 경기연구원 경기의정연구센터 연구위원 ▲정영태 인하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를 만나 지방정치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과제를 물었다.
이들은 지방의회에 매니페스토 문화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공약 공개와 함께 공약이 실제 정책과 의정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주민과 언론의 지속적인 검증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Q. 지방의원의 공약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이광재. 성숙한 지방자치는 지방의회를 구성하고 있는 지방의원들의 정책 역량, 공동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에 대한 가치관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렇기에 공약은 고용계약서나 마찬가지다. 자신의 공약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예산이 얼마나 드는지도 모르고 ‘하겠다’, ‘해주겠다’고 말하는 상황이 있다. 공약은 ‘해주겠다’가 아니라 ‘함께 하자’고 말하는 것이어야 한다.
유성진. 지방선거를 포함한 모든 선거에서 공약은 가장 중요한 요소다. 지방선거라면 말 그대로 그 지역에서 가능한 이야기를 해야 하고, 대통령선거라면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 지방의원의 공약은 지역 현안과 주민의 삶에 밀접한 내용을 담아야 한다는 점에서 지방자치와 주민 대표성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Q. 전국 지방의회 약 95%가 공약조차 공개하지 않는 현실. 이에 따른 문제를 진단하자면.
정영태. 공약 공개가 이뤄지지 않으면 유권자는 지방의원이 어떤 약속을 했고 실제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공약을 이행하려면 예산 확보, 동료 의원 설득, 정부와의 간접 교섭, 사업 승인 등 고도의 역량이 필요하다. 공약 공개를 꺼리는 의원의 가장 큰 이유는 '능력 부족'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정치인은 대체로 본인에게 유리한 성과를 중심으로 알리기 때문에 전체 공약과 추진 상황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시민이 균형 있게 판단할 수 있다.
조은영. 공약 공개가 되지 않는 현실은 유권자가 지방의원을 판단할 기준 자체를 확인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지방의원은 국회의원이나 자치단체장과 권한이 다른데, 실제 공약 중에는 지방의원이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내용도 적지 않다. 공약이 지방의원의 역할과 권한 안에서 가능한 공약인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권한 밖의 공약을 남발하는 ‘공약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지방의회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Q. 유권자에게 공약을 알릴 수 없는 ‘무투표 당선인’ 제도, 어떻게 개선해야 하나.
유성진. 유권자가 단순히 선택할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것뿐만 아니라 후보자가 당선인이 되는 과정도 명확히 알 수 없다는 점이 큰 문제다. 우선 정당의 공천 과정에 대한 공개성을 높여야 한다. 적어도 유권자들이 후보를 보고 판단할 수 있는 여지를 줘야하기 때문이다. 찬반투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단체장처럼 한 명을 뽑는 선거에서 무투표 당선이 적용되는 경우에는 유권자가 후보자에 대한 판단의 기회를 갖는 게 더욱 중요하다.
조은영. 무투표 당선의 가장 큰 문제는 지방의원에게 필요한 대표성과 책임성이 약해진다는 점이다. 대의민주주의에서 지방의원은 주민에게 권한을 위임받고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데, 무투표 당선은 유권자가 그 권한을 직접 부여하거나 검증할 기회를 갖기 어렵게 만든다. 현실적으로는 무투표 당선자라도 당선 이후 공약을 공개하도록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기초의원 선거구제 개편, 중대선거구제 확대, 개방명부 비례대표제 등 유권자가 더 넓은 선택지를 가질 수 있는 제도 개선도 검토해야 한다.
Q. 전국 4개 지역 언론이 지방의원들의 공약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는데.
이광재. 우리는 민주주의를 거창하게 이야기하지만, 민주주의는 기본이 튼튼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방의원 공약 추적단’의 프로젝트는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경종을 울린 일이라고 평가한다. 지방자치와 지방의회의 제대로 된 역할을 찾아가는 첫발이 될 수 있다. 정치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기록이다. 민주주의는 기록하고, 기억하고, 평가하고, 재신임 절차를 밟는 것이다.
정영태. 플랫폼과 SNS가 중심이 된 현시대 흐름에 부합하는 적절하고 바람직한 행보다. 여기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시민단체 등이 이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전파할 수 있도록 홍보와 연대를 이어갔으면 좋겠다. 다양한 주체들이 공약을 함께 점검하고 평가하며 건설적인 조언을 보낼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돼야 한다.
Q. 지방의회에 매니페스토 문화가 확산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
이광재. 외국에서는 의회나 집행부가 1년에 한 번씩 이행 정보를 공개하고, 시민사회와 언론은 이를 팩트체크를 하는 사례가 있다. 우리도 우선 지방의회 홈페이지에 공약이 올라가 있어야 하며, 공약 이행 점검과 평가 제도도 마련돼야 한다. 정당 역시 공천 이후 후보를 방치할 것이 아니라, 시도당 차원에서 지방의원의 공약과 의정활동을 관리할 책임이 있다.
유성진. 지금은 지방의원이 보내주는 문자메시지 말고는 유권자가 지방의원의 의정활동을 알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다. 매니페스토 문화가 확산되려면 우선 지역 유권자들이 지방의원이 무엇을 하는지 알아야 그다음 평가가 가능하다. 공약과 의정활동을 시민사회와 언론이 평가하고, 그 결과를 유권자가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한 정보 공개를 넘어 비교와 평가가 가능한 시스템이 마련돼야 지방의원의 책임성도 높아질 수 있다.
조은영. 지방의회의 매니페스토 문화 정착에는 공약 공개와 점검이 필수다. 그리고 이때 중요한 것은 지방의원이 실제 권한 안에서 추진할 수 있는 공약을 냈는지 살피는 일이다. 지방의원은 집행부를 감시·견제하는 역할이 큰 만큼 국회의원처럼 이행률만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연구자와 언론이 지방의원 역할에 맞는 공약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평가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정영태. 결국 제도가 마련돼도 유권자의 관심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 지방의원이 누구인지, 어떤 역할을 하는지부터 알리는 시민 교육이 필요하다. 중앙 정치에만 관심이 집중되는 현실을 넘어 지방정치의 의미와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평생교육과 정치교육을 확대해야 진정한 지방자치와 매니페스토 문화도 자리 잡을 수 있다.
※ 민선 9기 경인지역 지방의원들의 공약은 경기일보 홈페이지(www.kyeonggi.com)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
의원님들 약속 어디에… 전국 지방의회 5%만 공개 [지방의원 공약 추적단①]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705580184
“선거기간 공약 알리면 과태료”…제도에 갇힌 무투표 당선인 [지방의원 공약 추적단②]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705580185
12대 경기도의원 공약 4천여개 분석… 정당·성별·지역 따라 ‘각양각색’ [지방의원 공약 추적단③]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706580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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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727580310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정성식 기자 jss@kyeonggi.com
서다희 기자 happiness@kyeonggi.com
이실유 기자 lsy0808@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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