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시피대로 했는데 왜 떫지?”…‘홍차’ 맛있고 부드럽게 마시려면
중국·인도·스리랑카 등 생산지 다양
떫은맛, 우림시간 줄이면 부드러워져
밀크티도 취향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홍차 하면 영국 귀족, 화려한 찻잔, 고급스러운 다과회 등이 떠오른다. 하지만 서구권에서 홍차는 티백 하나를 큰 머그컵에 넣고 마시는 일상 속 음료다. 우리 곁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홍차, 더 맛있게 마시는 방법을 알아보자.

단서는 물의 성분에 있다. 우리나라 물은 미네랄과 칼슘이 적은 연수(軟水)다. 이 물로 차를 우리면 찻잎 성분이 순식간에 나온다. 반면 유럽의 물은 칼슘과 마그네슘이 많은 경수(硬水)로, 추출을 느리게 만들어 상대적으로 천천히 우러난다. 대체로 홍차 레시피가 유럽에 맞춰졌기에, 한국에서 레시피 그대로 우리면 훨씬 맛이 떫고 진하게 나온다.
또 다른 점은 문화적 차이다. 유럽에서는 홍차에 대체로 설탕이나 잼, 우유 등을 곁들인다. 그래서 레시피도 이에 맞춰 다소 진한 맛이 나오도록 한다.
카페인은 앞서 소개한 녹차·백차·황차보다 많다. 그러나 다른 차처럼 테아닌 성분을 갖고 있기에 카페인도 천천히 퍼진다. 그래서 심장 두근거림이나 각성 후 찾아오는 급격한 피로감이 다른 카페인 음료보다 덜하다.

▲인도
다즐링(Darjeeling)=안개 낀 험준한 고산지대에서 자란다. 진한 청포도 향이 돋보여 홍차 업계에선 ‘홍차의 샴페인’이라 부른다.
아삼(Assam)=짙고 붉은 색과 진한 맥아 향을 지녔다. 전체적인 맛은 묵직하나 진한 감칠맛도 특징이다.
▲스리랑카(실론)
우바(Uva)=고산지대의 몬순 기후가 빚어낸 은은한 장미 향과 상쾌한 박하 향이 특징이다. 진하면서도 깔끔한 떫은 맛이 돋보인다.
딤불라(Dimbula)=수색이 맑고 깨끗한 붉은색을 띤다. 떫은맛이 적당하고 부드러워 그냥 마시기도 하며, 밀크티나 아이스티로도 잘 어울린다.
▲중국
기문(祁門)=안후이성에서 생산한다. 은은한 난초 향과 과일·꿀 향이 어우러져 부드럽고 우아한 맛을 낸다.
정산소종(正山小種)=푸젠성에서 생산하며, 과거엔 소나무 장작을 태워 찻잎에 향을 입혔다. 이를 통해 짙은 훈연향을 지녔으나 현대에는 연기를 입히지 않은 차도 생산한다.

떫은맛을 역으로 이용하면 맛있는 밀크티도 만들 수 있다. 찻잎 3~5g(티백 2개)을 물 100㎖에 3분 정도 진하게 우린 뒤, 따뜻한 우유 100㎖(60℃ 이하)를 부어 섞는 방식을 권장한다. 뜨거운 홍차에 차가운 우유가 들어가면 특유의 냄새가 나는데, 이를 싫어한다면 덥힌 우유에 홍차를 넣는 게 좋다. 차가운 밀크티를 원한다면 진한 차를 먼저 얼음이 담긴 컵에 붓고, 이후에 우유를 취향껏 부으면 된다.
좀 더 진한 맛을 원한다면 ‘로열 밀크티’ 방식도 있다. 다만 이는 유럽 레시피가 아니라, 1960년대 일본 교토에 있던 립톤 홍차가게 분점이 만든 레시피다. 끓는 물 100~120㎖에 티백이나 찻잎을 넣고 끓인 후, 2~3분 정도 우린다. 이어 물과 같은 양의 우유를 붓고, 냄비 가장자리에 미세한 거품이 오를 때(80℃ 이하) 불을 끈다. 이후 뜸을 들인 후 거름망으로 유막과 찻잎을 걸러 마시면 된다. 취향에 따라 설탕이나 꿀을 넣으면 달콤함과 부드러움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도움말=‘홍차수업 1·2(문기영 지음, 글항아리), ‘홍차의 시간’(야마다 우타코 지음·강소정 옮김, 애니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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