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주석 트레이드, 하늘의 선견지명인지" 결국 터지는 80억 박찬호 공백, KIA 숙제 안 끝난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KIA는 3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 경기를 앞두고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김규성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왼쪽 내복사근에 손상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당분간 경기에 나설 수는 없다.
이범호 KIA 감독에 따르면 김규성은 30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수비 훈련을 하다 송구 도중 왼쪽 복사근에 통증을 느꼈다.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손상이 발견됐다. 일단 손상 정도가 큰 것은 아니라 일주일 정도 쉰 뒤 재활군에 합류해 가벼운 훈련 정도는 소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2주 뒤 재검진에서 조금 더 구체적인 상황을 확인해야 추후 복귀를 위한 스케줄을 짤 수 있다.
어쨌든 최소 2~3주 결장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김규성의 2군행은 KIA의 올 시즌 가장 중요한 숙제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상징한다. 2025년 시즌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팀을 떠난 박찬호(두산)의 공백이 가장 중요한 이 시기에 최대로 불거질 위기이기 때문이다.
박찬호는 오랜 기간 팀의 주전 유격수였고, 워낙 튼튼한 선수라 결장 경기도 많지 않았다. 이는 박찬호 외 다른 내야수들이 충분한 경험을 쌓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KIA는 그 공백이 크다는 것을 인정하고 시즌 전 많은 준비를 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 때부터 김규성 박민 정현창이라는 팀 내 내야수들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고, 심지어 남들은 다 투수를 뽑은 아시아쿼터도 내야수(제러드 데일)에 할애할 정도였다.

초반에는 아주 큰 공백까지는 드러나지 않는 것 같았다. 데일이 초반 흐름을 이어 가지 못하고 부진해 결국 퇴출의 비운을 맛봤으나, 이는 역설적으로 KIA가 팀 내 내야수들의 성장에 어느 정도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음을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여기에 내년부터는 김도영이 유격수로 나설 예정인 만큼 일단 반 시즌 정도는 메우고 갈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다.
그러나 정작 데일의 퇴출 이후 유격수 자리가 흔들리고 있다. 박민은 타격에서 꾸준한 하락세를 탄 끝에 지난 7월 16일 허리 부상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 정현창이 아직 타격에서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대수비 요원으로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김규성이 유격수 자리의 가장 근접한 대안이었다. 김규성도 시즌 88경기에서 타율은 0.227에 머물렀으나 그래도 1군 경험이 가장 많은 선수였다.
그런 김규성까지 이탈하면서 KIA 내야는 비상이 걸렸다. 그나마 최근 한화와 맞트레이드로 영입한 하주석이 있다는 것은 다행이다. 김규성의 부상을 예상하고 트레이드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하주석을 확보한 것은 신의 한 수가 되고 있다. 이범호 KIA 감독도 31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하늘이 선견지명을 해주신 것인지…”라고 다소간의 안도의 한숨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하주석도 근본적인 대안은 아니다. 오랜 기간 유격수를 본 선수이기는 했지만 근래 수비력이 다소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31일 창원 NC전에서도 2회 김형준의 비교적 평범한 땅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실책으로 2회 7실점의 빌미를 줬다. 하주석도 32살의 선수로, 이 더운 날씨에 풀타임 유격수로 뛰기는 다소 버겁다는 판단을 KIA 내부에서도 하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박민도 그렇고, 김규성도 그렇고, 초반에 정말 잘 해줬던 선수들인데 중간에 와 부상들이 딱 생기니 후반에 대처하기가 조금 빡빡해질 것 같다”면서 “(선발) 유격수를 볼 수 있는 선수가 지금 없다. 박민이 조금 빨리 되려나 물어봤는데 그것도 조금 빡빡한 것 같고, 하주석도 날씨가 덥다 보니까 계속 풀로 나가기는 어렵다”고 고민을 드러냈다.
2군에서 좋은 활약을 하는 엄준현도 있지만 아무래도 1군 경험이 부족해 순위 싸움이 치열한 지금 상황에서 중용하기는 무리가 있다는 게 이범호 감독의 설명이다. 그럴 경우 정현창이 선발 유격수로 나가는 날이 있어야 하는데, 정현창의 평소 롤을 생각하면 경기를 끝까지 뛰어야 한다는 설명 등 여러 가지 고민을 덧붙였다. 아무래도 정현창의 타격이 약하다보니 앞 타자들에게 상대를 안 하고 정현창과 승부를 선택하는 등 빈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다. 윤도현의 경우는 아직 1군에서 유격수 수비가 검증된 건 아니다.
현시점 김도영의 유격수 전환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어디까지나 내년 이야기다. 내년은 내년 이야기고, 지금 KIA는 당장 남은 시즌 유격수 자리를 안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그리고 확 떠오르는 대안이 없다. 지금까지는 돌려 막았지만 박민에 이어 김규성까지 부상으로 빠지며 돌려 쓸 자원조차 부족해졌다. 박찬호의 이름이 생각나면 곤란한 시즌이었지만, 결국 8월에 접어들며 가장 생각나는 이름 중 하나가 됐다. KIA의 숙제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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