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죽을 것같다"경남도 예산 늘어도'농민들' 빈손

김은희·정수연 기자 2026. 7. 31. 22:2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 경남=한스경제 김은희·정수연 기자 | "새벽부터 땀 흘려 농사를 지어도 팔 곳이 없다." 친환경 농업에 뛰어든 농민들의 하소연이다. 정부와 지자체 권유로 친환경 인증까지 받았지만 "남는 건 한숨뿐"이라는 것이다.

경상국립대학교 RISE센터와 한국농업경제학회 지역농산업 포럼, 밀양시가 마련한 자리에 도내 18개 시군 친환경 인증 농업인 대표단이 생업을 뒤로하고 모여 어제(30일) 하루 동안 경영비 부담부터 판로 문제까지 쌓인 불만을 쏟아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거창군 정용보 협회장, 관행농업 대비 최소 3배에서 많게는 5배에 달하는 생산비 부담
-정부, 직불금 인상 기재부 협의·인증 규정 개정 등 현장 요구 일부 수용
-인증마크 차별화·유통망 확충은 여전히 과제
경상국립대학교 RISE센터와 한국농업경제학회 지역농산업포럼, 밀양시가 공동 주최한 '경남 친환경농업 활성화를 위한 지역농산업 포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정수연 기자

| 경남=한스경제 김은희·정수연 기자 | "새벽부터 땀 흘려 농사를 지어도 팔 곳이 없다." 친환경 농업에 뛰어든 농민들의 하소연이다. 정부와 지자체 권유로 친환경 인증까지 받았지만 "남는 건 한숨뿐"이라는 것이다. "생산은 늘리라고 했지만 판매는 농민 몫이 됐다", "인증은 더 까다로워졌는데 제값을 받을 시장은 없어 버틸수록 손해"라는 호소가 이어졌다.

본지가 단독으로 취재한 결과, 경상남도가 3,660억 원을 투입해 친환경농업 면적을 2030년까지 두 배로 늘리겠다는 5개년 계획을 이미 발표했지만, 정작 현장 농민들은 "판로도 없어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경상국립대학교 RISE센터와 한국농업경제학회 지역농산업 포럼, 밀양시가 마련한 자리에 도내 18개 시군 친환경 인증 농업인 대표단이 생업을 뒤로하고 모여 어제(30일) 하루 동안 경영비 부담부터 판로 문제까지 쌓인 불만을 쏟아냈다.

"직불금 3~5배로"…생산비 부담 호소

이날 오전 밀양시 호텔아리나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경남 각 시군 협회장단이 참석해 정부의 '친환경농업 2배 확대' 정책에 대한 현장 의견을 전달했다.

거창군 정용보 협회장은 관행농업 대비 최소 3배에서 많게는 5배에 달하는 생산비 부담을 언급하며 직불금 단가를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참석자들도 비료·인건비 등 실제 소요 비용을 근거로 들며 지원 확대 필요성에 공감했다.

"지원은 늘었다는데, 우리 손엔 안 들어온다"

참석자 박씨는 "정부 지원금 상당수가 유박 등 친환경 자재 구입비로 쓰이면서 결국 농자재 업체로 흘러 들어가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지원이 이뤄지는 명목과 실제 농가의 생산비 절감 효과 사이에 괴리가 크다 보니, 큰 예산이 편성돼도 현장 체감도는 오히려 낮다는 것이다. 예산3,660억 원이 실제 생산자 소득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제일 큰 문제로 꼽았다.

검사·인증 과정, 여전히 농가 몫으로 남은 부담

인증 검사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인근 농가에서 비산된 농약 성분이 미량 검출되더라도 결백을 입증할 책임이 사실상 농가에 넘어가 있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단체 인증 시 일부 농가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전체 인증이 취소되는 현행 기준도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최근 인증 갱신 주기가 1년으로 단축되면서 비용과 행정 부담이 늘었다는 불만, 친환경 인증 마크가 GAP(우수농산물관리) 마크에 비해 소비자 눈에 잘 띄지 않아 정작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한 농가가 시장에서 손해를 본다는 지적도 나왔다.

"생산은 늘리라면서, 팔 곳은 안 알려준다"

친환경 농산물 전용 경매장이 전국에 사실상 대전 한 곳뿐이어서, 판로가 막힌 농가들이 일반 농산물 가격으로 넘기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쌀을 제외한 뿌리작물 등 다른 친환경 품목은 학교급식 등 공공급식에도 거의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고령화로 생산 기반 자체가 위축되고 있어 소득 보장 없이 생산 확대만 추진하는 정책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우려도 나왔다. 판로 부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가장 많았다.
경상남도 스마트농업과 유주영 주무관이 어제(30일) 밀양시 호텔아리나에서 열린 '경남 친환경농업 활성화를 위한 지역농산업 포럼'에서 경남도 친환경농업 현황 및 육성정책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정수연 기자

정부 "직불금 8월 인상안 발표"

오후 포럼에서 답변에 나선 농림축산식품부는 직불금 단가를 관행농업 대비 2~3배 수준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며, 이르면 8월 중 정부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근 농가발 비산 오염으로 인한 인증 취소 기준은 지난 6월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이미 완화됐고, 단체 인증 취소 기준도 현행 20%에서 50%로 상향하는 방안 등 14여 건의 제도 개선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친환경 농산물 구매 시 연말정산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소비 촉진 방안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직불금 인상과 인증제도 개선 방안은 수년째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돼 온 요구라는 점에서, 이번 발표가 실제 이행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도 나온다.

연구를 이끈 김태영 경상국립대 교수조차 이날 간담회에서 "10년, 20년째 계속 반복되고 있는데 안 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인정하며,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를 설득하려면 농업계 목소리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치권과 소비자단체의 공론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의 실체는 이미 오래전부터 드러나 있다.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넘나든 폭염 속에서도 생업을 미뤄가며 모인 농민들에게 남은 것은, 이를 실제 정책 변화로 끌어낼 공론화의 크기가 얼마나 될지에 대한 물음이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