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수백 마리씩 죽는다”… 폭염에 신음하는 경기 축산농가
경기도 폭염에 가축 8만6천마리 폐사… 대부분이 닭
9일째 폭염특보, 신고 269건 접수
30도 웃도는 축사, 냉방기도 역부족
폭염 장기화에 피해 확대 우려 커져

화성시에서 양돈업을 하는 이모씨는 최근 샌드위치 패널로 된 축사 지붕에 ‘우레탄폼’을 시공하는 등 단열 작업을 진행했지만 걱정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로 축사 내부 온도가 30도를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3년여 전 냉방기를 설치했음에도 오래전에 지어진 축사는 지붕 패널 두께가 얇아 열 차단 효과가 떨어진다고 했다.
이씨는 “보유한 축사 중에서 오래 전에 지어진 곳은 패널 두께가 100티(100mm)에 불과해 폭염 때 내부 온도를 낮추기가 쉽지 않다”며 “주변 농가에서도 폭염으로 돼지가 하루에 10마리씩 폐사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는데, 다음 주부터 더위가 더 심해진다고 하니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경기도 전역에서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가축 폐사가 잇따르고 있다. 농가들은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강한 무더위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보되면서 피해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31일 경기도에 따르면 전날까지 폭염으로 가축이 폐사했다는 신고는 269건(농가) 접수됐다. 폐사한 가축은 8만6천여마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닭이 8만4천여마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다만 이는 농가 신고 기준으로, 현장 확인 전 수치가 포함돼 있어 실제 피해 규모는 변동될 수 있다고 도는 설명했다.
도내 전역에 9일째 폭염특보가 이어지면서 축산농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땀샘이 없어 체온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닭은 폐사가 일상이 됐을 정도로 폭염 피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안성시 보개면에서 산란계 20여만 마리를 사육하는 송모씨는 “야외 온도가 35도를 넘으면 하루 수백 마리씩 죽는다”고 토로했다.
특히 양계장의 경우 밀폐된 사육 환경에서는 폐사가 가속화 돼 에어컨 등 냉방기기 설치에도 한계가 있다. 대신 쿨링패드가 현장에서 자주 활용되고 있지만, 유지관리 비용 부담으로 확대 적용에는 어려움이 있다.
송씨는 “양계장은 먼지가 많아 쿨링패드를 설치해도 효과를 유지하려면 3년에 한 번 꼴로 바꿔줘야 한다”며 “교체 주기가 빨라야 효과가 이어지지만 비용 부담이 커 차단막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폐사뿐 아니라 기온이 오르면 산란율도 10%가량 떨어져 경제적 피해도 크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경기도는 송풍팬 가동과 축사 지붕 물 뿌리기 등을 통해 축사 내부 온도를 낮추고, 사료를 소량씩 자주 급여해 가축의 섭취 부담을 줄이는 등 폭염 피해 예방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목은수 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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