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임금도 원청 교섭대상”…경기지방노동위서 첫 인정
勞 임금 인상 목소리 더 거세질 듯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하청 노동조합이 원청 사용자를 상대로 임금 교섭권을 인정받은 노동위원회의 첫 판정이 나왔다. 그동안 정부는 원청과의 임금 교섭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가능해 사실상 임금은 교섭 대상이 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 인정 사례가 등장하면서 하청 노조가 임금·수당을 원청과의 교섭 테이블에 올리려는 움직임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31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5월 21일 한국노총 전국건설산업인노조가 식품 유통 업체 SPC GFS를 상대로 제기한 교섭 요구 사실 미공고 시정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배송 차주로 구성된 건설산업인노조 SPC지부는 하청 노조임에도 원청인 SPC GFS를 상대로 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지위를 인정받았다.
경기지노위는 노조가 교섭 의제로 제시한 작업 방식과 임금·수당 분야 모두에서 SPC GFS의 실질적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특히 SPC GFS가 운수사에 지급하는 운송료와 운수사가 차주에게 지급하는 운임이 사실상 동일한 점 등을 근거로 하청 운수사에 독자적인 운임 결정 재량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직접적인 계약관계는 없지만 원청이 운임과 수당의 기준을 사실상 정했다고 본 것이다.
하청 노조가 임금 분야에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받은 것은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관련 판정은 산업 안전이나 작업 방식 등 원청의 현장 통제가 비교적 분명한 분야에 집중됐다. 정부도 임금 교섭은 직접 계약관계에 있는 노사 간에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해왔다.
노동계 관계자는 “상당수의 하청 노사 교섭은 하청 사용자 측이 사실상 원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구조였다”며 “임금도 원청과의 교섭 의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판정”이라고 말했다.
양종곤 고용노동전문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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