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타강사 문제집 알고 보니 불법이었다…26만명 잠재적 범죄자 ‘PDF 공유방’ 부활 [세상&플러스]
참여자 26만명…사설 모의고사·교재 공유
비용·입시 불안에 지속…학원가 피해 호소
전문가 “운영자 단속만으론 근절에 한계”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윤승현 수습기자] 지난해 정부는 대치동 학원가에서 제작된 문제지 등 입시자료를 공유하는 채팅방인 ‘유빈아카이브’ 운영자를 검거하고 텔레그램 채널을 폐쇄했다. 참여자만 30만명이 넘는 거대 공간이었다. 하지만 최근 자취를 감춘 듯했던 자료 공유방이 같은 이름으로 다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 격차 해소와 사교육비 경감을 목표로 새롭게 개설된 후원은 일절 받지 않는 비영리 단체.
학생들이 직접 입시자료 PDF파일을 사고팔거나 교환하는 마켓방에는 5000명이 넘게 참여 중이다. 운영 규칙에는 ‘금전거래를 금지하지는 않겠습니다만 안전을 위해 자료 교환을 권고드립니다’라는 안내가 적혀 있다. 이용자들은 ‘구매’, ‘교환’ 등의 말머리를 달아 자신이 원하는 사설 모의고사나 학원 자료와 보유 자료를 제시했다. 채팅방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자정을 넘긴 새벽까지 자료 구매와 교환을 원하는 글이 끊임없이 올라왔다.
유빈아카이브는 이미 한 차례 정부 수사를 받은 불법 공유방이다. 2023년 7월 개설된 기존 유빈아카이브 운영자 A씨는 지난해 8월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범죄과학수사대에 검거됐다. 당시 A씨는 유료 공유방 등을 통해 수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으며 지난해 12월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불법 입시자료를 찾는 수요는 사라지지 않았다. 당시 수십만명에 달하는 이용자 전체를 조사하기 어려워 운영자를 중심으로 수사가 이뤄졌다.
기존 채널 폐쇄 이후 같은 이름의 공유방이 다시 등장했고, 약 1년 만에 참여자가 26만명에 달하는 규모로 커졌다. 운영자가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문체부 저작권특별사법경찰과 관계자는 “당시 이용하는 학생이 굉장히 많아 모두 조사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다”며 “어쩔 수 없이 운영자를 중심으로 수사해 처리했다”고 말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이후에도 불법 입시자료 관련 수사는 이어지고 있지만 추가로 운영자를 검거하거나 대형 공유 채널을 폐쇄한 사례는 아직 없다. 대전지검은 A씨 관련 사건의 진행상황을 묻는 헤럴드경제 질문에 ‘현재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불법 입시자료 공유방 유빈 아카이브 공지 재구성. [챗GPT로 제작]](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31/ned/20260731174715044vmgt.png)
수험생들은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PDF 공유방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로 높은 입시 콘텐츠 비용을 꼽았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 중인 고등학교 3학년 임모(18) 군은 “솔직히 PDF방을 안 쓰는 수험생이 있을까 싶다”며 “인터넷강의 사이트에서 패스 상품을 결제해도 교재는 별도로 사야 하는데 며칠 전 교재 세 권을 담았더니 16만원이 나왔다”고 말했다.
임군은 “무료로 올라온 자료를 내려받아 제본하면 (인강) 패스 비용 외에 교재비를 아낄 수 있다”며 “주변에서는 보통 여러 개의 PDF방에 동시에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이 반복해서 푸는 사설 실전 모의고사, 이른바 ‘실모’ 비용 부담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명 강사나 대형 재수학원, 인터넷강의 업체 등이 제작하는 주요 사설 모의고사는 한 과목당 1만~3만원가량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수능을 치르고 고려대에 입학한 류현서(19) 양은 “여름방학 이후에는 국어나 수학 모의고사를 하루에 한 번씩 풀기도 했다”며 “정확히 계산하지는 않았지만 사설 모의고사에 일주일에 10만원 이상 쓴 적도 있다”고 말했다.
비용뿐 아니라 최대한 다양한 문제를 접해야 한다는 수험생들의 불안감도 불법을 감수하고도 자료를 찾게 만든단 분석이 나온다. 한 학원의 재수종합반 강사 이모(25) 씨는 “학생들은 모의고사를 많이 풀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다니는 학원이나 듣는 강사 외에도 최대한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접해야 한다는 불안감 때문에 자료 공유방을 찾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수험생들이 불법 입시자료 공유방을 사용하는 이유. [챗GPT로 제작]](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31/ned/20260731174715366kxsz.png)
반면 학원업계는 사설 모의고사와 교재가 단순한 ‘종이 자료’가 아니라 상당한 비용을 들여 제작한 저작물이라고 강조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문제 하나를 만들기 위해 개발하는 사람부터 검토, 편집, 디자인까지 많은 인력과 고정비용이 들어간다”며 “디자인까지도 모두 저작권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원 현장에서는 교사가 외부 프린트물을 사용하는 것조차 저작권 문제 때문에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한다”며 “불법 자료 유통과 관련한 모니터링 제보도 상당히 많이 들어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형 입시업계 관계자 역시 “대형 학원이 아닌 소형 학원 강사들도 유빈아카이브 등 불법 자료 공유방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학원들이 살아남기 위해 그런다고 하지만 문제 하나에 들어가는 제작비·인건비를 생각하면 화가 난다”고 지적했다.
현직 교사는 불법 공유방 자료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경기권 한 고등학교 교사는 “최상위권이 아닌 이상 무조건 자료, 모의고사 등을 많이 다운받아서 푼다고 큰 실익이 없다”며 “그 시간에 수능과 연계된 EBS 교재를 복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유방이 내세우는 명분, ‘교육 격차 해소’나 ‘사교육비 경감’만으론 저작권 침해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정상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교육 격차를 해소한다는 목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공유되는 자료가 불법 복제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운영하거나 관리했다면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며 “단순히 공유 공간을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자료를 분류하고 아카이빙하는 등 관여 정도가 커질수록 법적 책임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연덕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유료 모의고사가 아직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비공개 자료라면 저작자의 공표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공익 목적을 내세운다고 해서 저작권 침해 책임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운영자가 직접 자료를 복제하거나 올리지 않았더라도 불법 공유가 이뤄지는 공간을 관리·운영했다면 방조 책임이 따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불법 자료를 실제로 공유하고 이용하는 수험생이 수십만명에 달하는 만큼 단속만으로 근절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고 저작권 교육만으로 수요를 끊기도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저작권 교육은 오래전부터 계속돼 왔지만 수험생들은 입시를 준비하는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자료를 이용하고 이후에는 떠나는 특성이 있다”며 “운영자만 단속하거나 저작권 교육을 강화하는 방식만으로는 불법 입시자료 공유를 근절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86세’ 전원주, 스킨십 논란…33세 ‘몸짱’男 가슴 ‘더듬더듬’, “보기 불편했다” 지적
- 황정민 폭로女 “첫 만남때 스킨십, 고양이 사체 사진은 모욕에 응답한 것”
- 배우 김세인 “생계 위해 노출 연기,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다”…연예계 떠난 이유
- 손흥민 왼손 약지에 ‘웨딩링’이?…“결혼하는 거 아니야?” 추측 확산
- ‘돌연 은퇴’ 장동주, 배우 접고 크리에이터로…틱톡서 월 3000만~4000만원 수익
- 김선태 ‘무섭노’ 논란에 KBS 초고속 하차…“제 능력 부족”
- ‘종말이’ 곽진영, 57세 갱년기에 급격한 노화…결국 피부 클리닉
- ‘24억 영끌, 35억 건물주’ 권성준 셰프…“10억 더 들여 인테리어”
- ‘하얀거탑’, ‘밀회’ 안판석 감독 뇌출혈 입원…“회복중”
- 이혼 가짜뉴스에…서은혜 “저흰 잘살고 있어요” 조영남과 다정한 근황 공개